[안찬일의 주간진단] 남북 상호 비방, 원인 제공자는 누구?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4.10.10
[안찬일의 주간진단] 남북 상호 비방, 원인 제공자는 누구?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지난 7일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축하방문하고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워싱턴의 홍알벗입니다.

 

MC: 최근 평양과 서울이 서로에게 무서운 말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누가 먼저 시작했을까요? 양측간 험악한 북한은 남한의 대통령을 괴뢰라 부르고, 남한은 또 남한의 전략적·군사적 목표는 오직 김정은 한 명에게 모든 것이 맞춰져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말 경쟁의 원인제공자는 과연 누구인지,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안찬일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MC: 남과 북이 분단된지도 어느덧 79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통일을 위한 방법을 찾는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안찬일: 누가 아니랍니까? 화해와 평화보다는 갈등과 대결을 추구하고, 용서와 이해보다는 상대방을 짓밟으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79년 세월을 살아왔으니 우리 민족도 알아주어야 하는 처량한 민족입니다. 특히 최근 들어 평양 정권은 두 개 국가론을 주창하면서 민족 대결의식에 기름을 붓고 있어 더욱 안타까운 일입니다. 얼마 전 북한 김정은 총비서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향해괴뢰라는 끔찍한 표현을 썼습니다. 이야말로 언어 도단이며 패륜의 극치라 아니할 수 없는 일입니다.

 

MC: 김 총비서가 사용한 그 괴뢰라는 말은 원래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안찬일: , '괴뢰'(傀儡)라는 한자어는 '꼭두각시'라는 의미로, 좁은 의미로는 타국이 군사적으로 점령한 지역에 형식적인 권한만 가진 정부를 세우는 명백한 경우를 가리키나, 실제로는 더 광의적으로 외부 세력의 지배를 받는 정권을 가리키거나 상대 정권이 그러한 상황이라고 주장하며 정통성을 부정하는 입장을 드러내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어느 정권이 괴뢰정권인지를 평가할 때에는 가치 판단이 수반되는 것이 필연적이며, 특히 내란에 외세가 개입하여 만들어진 여러 개의 정권이 존재하고 있는 경우는 서로가 상대의 정권을 두고 그 후원자가 되고 있는 외부 세력의 괴뢰 정권이라고 비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사상 존재했던 정권에 대해서도, 여전히 그렇게 이름을 붙일 수 있는지에 대하여 지금까지 논쟁이 계속되는 경우도 있는 바, 특히 종속국, 위성국가 등 유사한 경우와의 구분도 모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MC: 그렇다면, 남한, 그러니까 대한민국을 괴뢰라고 부르는 건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찬일: 맞습니다. 한국은 오늘 날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명명백백한 선진국가이며, 더구나 국가의 통치권자인 대통령을 국민의 직접 선거로 선출하는 민주주의 모범국가입니다. 그 국가수반인 윤석열 대통령을 괴뢰라고 부른다면 그렇게 함부로 지껄이는 쪽을 좀 살펴보아야겠지요. 평양 정권은 벌써 3대째 세습으로 유지되고 있는 봉건국가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북한 주민 어느 누구로부터도 동의받은 적이 없이 부모로부터 정권은 상속받은 세습자입니다. 21세기 대명천지에 그런 권력, 그런 나라는 아무리 눈 비비고 찾아봐도 북한 빼고 찾아볼 수 없습니다.

 

MC: 북한 정권이 계속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안찬일: , 오늘날까지 북한 사회주의가 지탱하고 있는 원동력은 단 하나, 사회주의 관성 때문입니다. 북한 체제는 소련에 의해 이식되고 김일성이란 인물에 의해 뿌리를 내렸습니다만 1974년 김정일로의 족벌세습 이후 여지 없는 내리막길을 걸어 지금 벼랑 끝에 서 있지 않습니까? 종말의 커브점에 선 북한 체제, 김정은이란 3대 상속자 하나 없으면 속수무책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만 사라지면 북한 체제는 변화할 수 있습니다. 북한 인민들 모두 지금의 암담한 사회주의 어둠의 터널에서 빼져나와 개혁과 개방의 길을 걸을 것을 바라지만 김정은 패밀리가 마치 도로위의 바위돌처럼 북한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MC: 북한이 한국의 대통령을 괴뢰라고 표현하자 대한민국도 가만있지 않았죠?

 

안찬일: , 그렇죠. 드디어 대한민국이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면서 솔직함을 드러냈습니다.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가 북한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선넘는 도발 발언과 국민 위협 행위 등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대한민국 합참은 육··공군 작전부대 등을 통합 지휘·감독하는 군 최고지휘부입니다. 합참은 지난 4일 밤 11시쯤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우리의 전략적·군사적 목표는 북한 동포가 아니라 오직 김정은 한 명에게 모든 것이 맞춰져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언했습니다. 합참은 "북한은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오늘 아침까지 총 24차례 쓰레기풍선을 날림으로써 우리 국민들의 불편과 분노를 가중시키고 있다" "급기야 오늘 김정은은 우리 국군통수권자를 비난하면서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공격력을 사용하겠다'며 우리 국민 수백만 명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다시 한 번 경고한다"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면 그날은 김정은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도 이날 "국군통수권자를 직접 비난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태"라며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과 궁핍한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야말로 정권의 종말의 길임을 깨달으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MC: 그런데, 안 박사님. 핵무기라는 게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는 그런 단순한 무기는 아니지 않습니까?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맞서야 할 텐데 말이죠.  

 

안찬일: , 맞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지금 전술핵폭탄 몇 십개 생산해 놓고 헛소리 펑펑 치고 있는데, 그거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그가 설사 핵단추를 누른다 쳐 봅시다. 대한민국과 미국의 킬체인과 KMDL 응징보복을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현재 중동에서 이란이 미사일을 수 백발 쐈지만 모두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에 막혀 쓸모없는 도발이 되고 있는 현실을 김정은 총비서는 왜 모른단 말입니까. 현대 전쟁은 군사과학의 대결이지 범죄자가 칼들고 협박하는 낡은 시대가 아닙니다. 북한 정권은 대한민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제대로 살피면서 도발을 자행해야 할 것입니다.

 

MC: 남한,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북한 정권 종말론도 결국 북한이 먼저 도발할 경우를 상정한 것이지 먼저 도발한다는 것은 아니죠?

 

안찬일: , 맞습니다. 대한민국 국군은 인내력이 있고 한미합동 방위체계는 절대로 선제공격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모두 북한 정권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은 계속해서 미사일 도발과 오물풍선 살포로 한반도 정세를 긴장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러시아에 무기 좀 팔아 외화가 좀 생겼다는 것입니까? 뭡니까? 그러면 우선 인민들 식량부터 사다 배를 불려줘야지 왜 조용한 대한민국에 도발을 걸고 있는 것입니까? 앞으로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평양정권은 외부에 의한 종말이 아니라 내부의 모순에 의해 자멸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말 있잖습니까? “불을 즐기는 자 불에 타 죽는다

 

MC: 안찬일의 주간진단,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안 박사님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찬일: , 수고 하셨습니다.

 

MC: 함께 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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