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쿠바는 북한의 손을 뿌리쳤다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4.02.22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쿠바는 북한의 손을 뿌리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11월 6일 방북을 마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환송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018년 11월 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미국 워싱턴의 홍알벗입니다. 지난 주 국제사회의 관심은 쿠바와 대한민국의 외교관계 수립에 집중됐습니다. 그 동안 쿠바는 북한의 이른바 ’형제나라‘였죠. 이 두 나라의 관계를 증명이라도 하듯, 쿠바와 북한은 지난 1960 8월에 수교를 맺은 이후 64년동안 손을 놓지 않았는데요. 이랬던 쿠바가 얼마 전 대한민국, 그러니까 남한과 외교관계를 맺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북한의 손을 뿌리친 쿠바와 추후 양국간 외교관계에 대해 한국의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안찬일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MC : 북한에 계실 때 안 박사님께서도 쿠바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을 텐데요. 박사님께 쿠바란 나라는 어떤 곳으로 기억되는지요?

 

안찬일: , 저는 유치원 때부터 쿠바를 제일 좋은 나라로 생각하고 자랐습니다.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알사탕을 간식으로 주면서 “저 멀리 카리브해에 쿠바란 아름다운 나라가 있는데 거기서 사탕수수를 많이 생산해 우리가 이렇게 알사탕을 먹게 되었다”하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그때는 김일성 우상화가 본격화되기 전이어서 아버지 원수님이 사탕을 주신다는 말은 하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알사탕 생산국이니 자연 쿠바란 정말 좋은 나라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MC : 그렇게 북한 주민들에게 아름다움과 고마움으로 기억되는 쿠바가 얼마 전 남한과 외교관계를 맺었다는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이번 일을 어떻게 보시나요?

 

안찬일: 쿠바가 남한과 손을 잡았다는 것은 사실 북한 정권에 등을 돌렸다는 말과 동의어라고 해야 합니다. 왜 쿠바가 대한민국과 손을 잡았을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대답은 간단합니다. 이제 쿠바는 굶주림에 허덕이는 나라로 전락한 북한, 그리고 3대 세습의 북한과 가까이 지내 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것입니다.

 

MC : 그럼 그 동안 북한과 쿠바 두 나라가 어떻게 외교관계를 유지해 왔는지 좀 설명해 주시죠.

 

안찬일: 북한과 쿠바는 1960 8 29일 수교해 올해로 64주년을 맞았습니다. 수교는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혁명에 성공한 지 1년 만에 이뤄졌습니다. 이후 양국은 냉전 시기 수십 년에 걸쳐 '반미'(反美) '사회주의'를 매개로 긴밀히 교류해왔습니다. '혁명 1세대'인 김일성 주석과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의 유대를 기반으로 양국은 서로의 '반미·반제국주의 노선'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체 게바라(1960), 라울 카스트로(1966), 피델 카스트로(1986) 등 쿠바의 주요 지도자들이 환대 속에 북한을 찾기도 했습니다. 49년간 쿠바를 통치한 피델 카스트로가 정치 전면에서 퇴장하고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하는 등 쿠바의 외교 노선이 조금씩 바뀌는 상황에서도 북한과 쿠바는 긴밀한 우방국 관계를 지속했습니다.

 

쿠바는 불법적인 핵 개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가던 북한을 향해 줄곧 호의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의리'를 지켰습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도 국가평의회 의장이던 2018년 평양을 찾아 김정일 국무위원장과 만나 인연을 이어가는 듯 했습니다..

 

MC : 그런데 예고도 없이 쿠바가 남한과 수교를 맺었으니 북한 당국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을 텐데요. 근래 들어 북한이 보여준 대 쿠바 외교활동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안찬일: 김정은 총비서는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2021 4월 라울 카스트로의 뒤를 이어 쿠바공산당 총서기로 선출되자 사흘 연속 축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듬해 쿠바의 호텔 가스유출 폭발 사고와 원유탱크 폭발 사고 때도 위로 전문을 보냈습니다. 이와 같은 북한의 허례허식 외교는 올해도 그럭저럭 이어졌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1 1일 디아스카넬 대통령에게 쿠바 혁명 65주년을 축하하는 장문의 축전을 보냈는 바, 거기서 그는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를 위한 공동투쟁 속에서 맺어진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전통적이며 동지적인 친선협조 관계가 앞으로 더욱 공고 발전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했습니다. 또 아프리카 우간다 캄팔라에서 지난달 2122일 열린 제3차 개발도상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북한 대표단이 쿠바 측과 만났고, 지난 1일에는 북한에 신임 쿠바 대사가 부임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북한의 주요 매체들은 거의 매일 같이 쿠바의 외교 정책에 지지를 표명하거나 주요 인사들의 발언을 소개하는 데 지면을 할애했는데 이는 북한과 친한 나라가 쿠바 하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제 그런 쿠바가 대한민국과 손 잡았으니 북한은 진짜 외톨이가 된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과 쿠바가 이처럼 형식상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을 의식해 쿠바와의 수교 논의를 극비리에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이 쿠바에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서입니다. 북한은 한-쿠바 수교 논의를 막판까지 몰랐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면 이른바 북한 외교의 수장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사직서를 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북한은 중국과 대한민국이 외교관계를 맺을 때도 그렇고 외부 정보가 전무하다 보니 국제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것입니다.

 

MC : 이런 가운데 쿠바는 그 동안 관광과 무역 등에서 남한과 깊은 교류와 협력을 이뤄왔고, 또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말이죠, 어떻게 예상하고 계십니까?

 

안찬일: , 그 동안 대한민국은 쿠바에 1,400만 달러를 수출하고 수입은 700만 달려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제 두 나라 사이 외교관계가 수립되었으니 수출은 2, 3, 5배로 늘어날 것이고 수입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또 쿠바와 교류협력이 급속히 늘어나는데 따라 아주 싼 임금으로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북중미 쪽 수출에 운송비 인건비 등으로 대한민국 발전에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쿠바 역시 개혁과 개방의 드라이브를 거는 단계에서 경제선진국 대한민국과 손잡게 되었으니 앞으로 승용차와 반도체 등에서 한국의 지원을 받아들여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뤄나갈 것입니다. 바로 이런 잇점이 있기에 쿠바 정부는 일체 수교사실을 평양에 숨기면서 대한민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MC : 이제 쿠바마저 대한민국과 수교해 버렸으니 북한 외교는 더욱 더 고립에 직면하게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안찬일: 주변에 친구가 없이 외톨이가 된다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 문제라는 말이 있습니다. 별볼일 없는 사람에게는 친구가 떠나기 마련이지요. 북한은 지난해 스페인과 앙골라 등 최소 7개국 재외공관을 철수하였는데 모두 외화가 고갈돼 더 이상 문을 열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공관이 폐쇄되면 외교관 등 주재원과 가족들이 평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탈북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지난해부터 해외 장기 체류자들도 귀국시키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도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이 발생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해 북한 외교관과 해외 주재원, 유학생 등 엘리트층 탈북자가 10명 안팎이라고 밝혔는데, 2017년 이후 가장 많은 엘리트 탈북입니다. 북한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해 6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보위기관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지난해 입국한 탈북민 196명 가운데, 2030세대가 99명으로 과반이었다며 젊은 MZ세대 탈북이 증가 추세라고 밝혔습니다. 엘리트와 청년 세대 탈북이 늘고 있는 것은 북한 체제에 대한 거부감과 남한에 대한 동경을 나타내는 징표로, 북한이 최근 남한을 적대시하고 있는 것도 이를 막으려는 의도일 수 있습니다.

 

MC : ,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집니다. 안 박사님, 수고많으셨습니다.

 

안찬일: 네 수고하셨습니다.   

 

MC: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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