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북, 만경대혁명학원 학생들마저 ‘비사회주의’ 선호...우리식사회주의 버렸나?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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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북, 만경대혁명학원 학생들마저 ‘비사회주의’ 선호...우리식사회주의 버렸나? 지난달 16일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만경대 혁명학원을 찾았다.
/연합

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지난 328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북한 노동당 제1차 선전부문일꾼 강습회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서한을 보내 ‘비사회주의와 반사회주의와의 투쟁에서 사상전의 포격을 집중화, 정밀화할 것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핵심 혁명간부의 양성소라고 알려진 곳의 학생들마저 비사회주의에 물들어 있다고 하니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 보면 큰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이 문제에 대해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인 안찬일 박사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안찬일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MC : 우선 북한에서 말하는 비사회주의에 대한 정의부터 좀 간단히 말씀해 주시죠.  

 

안찬일: 네, 현재 북한은 비사회주의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인데, 비사회주의란 한 마디로 자본주의 문화와 사상을 배격하고 북한의 우리식사회주의를 지키겠다는 방어의 집약된 표현입니다. 원래 한 때는 ‘황색바람’이라는 말로 시작되었는데 그게 황장엽 선생의 망명과 연계되는 듯 하니 아예 ‘비사회주의’로 명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북한의 젊은 세대가 한국의 노래와 드라마, 영화 등에 매료되면서 온통 시선이 남쪽으로 쏠리게 되자 김정은 체제는 비사회주의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인민들에게 공포정치를 실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MC : 그렇군요. 그런데 북한 당국이 이른바 ‘우리식 사회주의’를 강조하게 된 배경은 뭔가요?

 

안찬일: 1985년은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북한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산권 국가들이 개혁개방을 시도한 시기였습니다. 이후 동유럽 국가들이 차례로 자본주의 국가로 전환되면서 북한 체제에 위기감을 고조시켰는데요. 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1년 5월 5일에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는 필승불패이다>라는 담화를 발표하면서 "우리식 사회주의" 고수를 강조했는데, 이는 1956년 소련에서 흐루시초프 정권의 스탈린 격하 운동이 일어났을 때 김일성이 "주체"를 선언했던 것을 연상하게 만듭니다. 마침내 소련이 해체된 직후인 1992년 1월 3일에는 김정일의 담화 <사회주의 건설의 력사적 교훈과 우리 당의 총로선>이 발표되었는데, 이는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이 붕괴된 원인을 "수정주의"로 규정하고 개혁개방을 거부하는 길만이 수령 유일체제를 지키는 것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MC: 그런데 최근 북한의 만경대혁명학원 학생들마저 비사회주의를 선호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는데, 그 배경은 뭡니까?

 

안찬일: 널리 알려진 대로 북한의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달 12일 만경대에 자리잡고 있는 만경대혁명학원을 방문했는데 이는 만경대혁명학원 및 강반석혁명학원 창립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 때문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자라나는 새세대들이 다른데 시선을 돌리지 말고 오직 자기 당, 자기 지도자만을 믿고 따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비사회주의 현상을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는데 이는 결국 이제 만경대혁명학원 학생들속에 마저 자본주의 문화가 침투하고 있다는 반증이고 두려움의 표시인 것입니다. 만경대혁명학원이든, 강반석혁명학원이드 여기 학생들도 똑같은 북한의 신세대입니다. 북한의 신세대들은 장마당 세대로 노동당의 독재와 탄압에 크게 반발하고 있으며 외부의 문물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제 만경대혁명학원 학생들 속에서마저 비사회주의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는 생명을 다하고 새로운 외부의 다양한 문물을 도입해야 한다는 풍조가 북한에 만연하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MC: 만경대혁명학원이 어떤 곳이길래 이곳의 학생들이 비사회주의에 물들었다는 게 문제가 되는 건가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현재까지 북한의 만경대혁명학원을 졸업한 엘리트들이 북한 지배의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 연형묵 전 총리와 강성산 전총리, 최영림 전 총리 등 총리만도 5명이 넘게 만경대혁명학원을 졸업했고 심지어 김정일도 한때 이 학원을 다녔습니다. 지난 1947년 혁명가 유자녀학원으로 출발한 만경대혁명학원은 북한의 ‘청소년 사관학교’로 불리기도 하는데 여기를 졸업하면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일성정치대학, 강건군관종합학교 등 최고 간부 양성기관으로 진학해 엘리트로 키워지게 됩니다. 1997년 분당에서 암살당한 김정일의 처조카 이한영도 한때 여기를 다녀 우리에게 만경대혁명학원의 실상을 잘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김정일이 여기를 다닐 때 오늘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와 함께 다닌 사실은 잘 알려진 일입니다. 그런데 김정일 아들 김정은 밑에서 오늘 최룡해 상임위원장이 수모를 당하고 있으니 참으로 격세지감이 드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MC : 이렇게 북한의 최고 엘리트 양성기관 교육생들마저 자본주의 문화에 열광하기 시작한 것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 정도면 단순한 사조라기 보다는 대세가 아닐까 싶은데 말이죠.

 

안찬일: 당연한 지적이십니다. 문명은 철길과 도로를 따라 이동했다는 말이 있지만 오늘 21세기 문명은 단 몇 초만에 SNS를 통해 전파됩니다. 물론 그래서 북한 집권자들은 인터넷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구요. 그럼에도 북한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자본주의 문화는 USB와 CD, 인트라넷 등 다양한 수단으로 파고 들고 있습니다. 우선 평양의 노동당 고급간부 자녀들이 앞장서 비사회주의 행동을 하니 당국자들도 대책이 없는 것입니다. 만경대혁명학원과 강반석혁명학원 학생들도 모두 당 간부 전사자 가족들입니다. 그들 모두 장마당경제를 목격하고 외부 문물에 민감한 건 공통적입니다. 따라서 김정은 총비서가 이설주를 대동하고 자주 거기를 찾아 밥상을 살피고 간식을 날라줘도 그들의 외부 문물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 주기에는 때가 지난 것 같습니다.

 

MC ; 벌써 마칠 시간이 됐습니다. 오늘 내용을 좀 정리해 주시죠.

 

안찬일: 북한 당국자들은 이제 사회주의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합니다. 이미 변질될 대로 변질된 우리식 사회주의를 고집한다고 독재체제가 영원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죄악의 이데올로기를 붙들고자 발악하면 할수록 저들의 죄악만 커질 뿐입니다. 중국처럼 북한도 개혁과 개방의 길을 가야 합니다. 어차피 그렇게 갈 길을 왜 미루면서 인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까? 집권자들도 살고 인민대중도 사는 사회, 그것은 인류의 보편적 흐름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이제 사회주의는 끝났습니다. 만경대혁명학원과 강반석혁명학원 같은 특수학교는 즉시 해체하고 북한의 모든 신세대들에게 참교육의 기회를 고루 고루 주는 그런 나라를 만들 때 그 체제는 공고하게 발전하는 법입니다.

 

MC :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안 박사님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안찬일: 수고하셨습니다.

 

MC: 청취자 여러분, 저희는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기자: 홍알벗,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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