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찰총국의 실체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2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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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찰총국의 실체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7일 북한의 정보기관인 정찰총국 소속 전창혁(31), 김일(27), 박진혁(36) 얼굴이 담긴 공개수배 전단지를 공개했다.
/FBI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북한 정찰총국 요원 3명을 기소하면서 북한 당국이 해킹을 통해 자금을 갈취하려는 의도가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안찬일 박사가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안 박사는 그동안 주로 첩보 수집에 종사해 오던 정찰총국 ‘해커 전사’들이 이제 본격적인 ‘은행강도’로 돌변한 것인데, 북한의 비핵화 거부와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차단된 북한의 외화 사정이 얼마나 절박한 지는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서 이와 같은 악조건을 순리로 풀 대신 해커부대를 동원해 자금 갈취에 나선 북한 당국의 해결책이야말로 오그랑수 즉 남울 속이기 위한 꼼수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북한 정찰총국의 실체’라는 제목으로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질문 1: 먼저 북한 정찰총국은 어떤 조직인지부터 설명해 주시지요.

안찬일: 네 원래 북한군에는 총참모부에 정찰국이 있었습니다. 작전국, 대렬국, 병기국 등 하나의 작전부서로 존재했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준비하던 지난 2009년 북한은 돌연 인민무력성의 정찰국을 떼어내 정찰총국이란 거대 공작부서를 만들어 냈습니다. 심지어 여기에는 이전의 노동당 작전부 등 행동대원 공작부서까지 첨부해 대규모 정찰 및 작전, 공작부서로 확대한 것입니다. 그동안 정찰총국이 한 일은 휴전선 지뢰폭파 도발에 말레이시아 쿠알람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을 암살하는 등 악랄한 공작을 수차례 벌여왔습니다. 특히 해커부대를 대규모로 거느리고 국내외에서 한국의 은행과 정부 기관, 심지어 청와대 컴퓨터까지 해킹하는 간 큰 공작을 반복해 왔습니다.

질문 2: 정말 엄청난 일이군요. 그래서 북한의 정찰총국은 미국과 여러 나라의 감시를 받아왔는데, 이번에 또 미국 법무부의 감시망에 걸려들었다고요.

안찬일: 네! 미국 법무부는 지난 2월 17일(현지 시간) 북한 해커 3명을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미 법무부는 전 세계의 은행과 기업에서 13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 이상의 현금 및 가상화폐를 빼돌리고 요구한 혐의로 북한 정찰총국 소속 3명의 해커를 기소했습니다. 2020년 12월에 제출된 공소장에 따르면 기소된 해커는 박진혁, 전창혁, 김일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으며 북한의 최고 정보기관인 정찰총국 소속입니다. 정찰총국은 오래전부터 '라자루스 그룹', 'APT38' 등 다양한 명칭으로 알려진 해킹부대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질문 3: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안찬일: 미국 검찰은 이들이 2017년 5월 파괴적인 랜섬웨어 바이러스인 ‘워너크라이’를 만들어 은행과 가상화폐 거래소를 해킹하는 등 관련 음모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2018년 3월부터 적어도 2020년 9월까지 피해자 컴퓨터에 침입할 수 있는 수단인 여러 개의 악성 가상화폐 앱을 개발해 해커들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2017년 슬로베니아 기업에서 7천 500만 달러, 2018년에는 인도네시아 기업으로부터 2천 500만 달러, 뉴욕의 한 은행으로부터 1천 180만 달러를 훔치는 등 가상화폐 거래소를 겨냥했고, '크립토뉴로 트레이더'라는 앱을 침투경로로 사용했습니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뿐 아니라 미 방산업체들과 에너지, 항공우주 기업들을 대상으로 악성코드를 심은 이메일을 보내 정보를 훔쳐 가는 '스피어 피싱' 행각도 시도했다고 미 법무부는 밝혔습니다. 미연방수사국(FBI)과 로스앤젤레스 검찰도 뉴욕의 한 은행에서 해커들이 훔친, 2곳의 가상화폐 거래소에 보관 중이던 190만 달러의 가상화폐를 압수하기 위해 영장을 발부받은 상태입니다. 이 화폐는 은행에 반환될 예정이라고 당국은 밝혔습니다.

질문 4: 매우 심각한 상황이군요. 이렇게 되면 새로 등장한 바이든 정부와 북한 정권과의 북미대화 내지 비핵화 협상도 큰 타격을 받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안찬일: 그렇습니다. 미 법무부가 2020년 12월 기소된 사건에 대한 공소장을 이날 공개하면서 북미 관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행정부 때 기소된 사건이라 해도 그 공개 시점이 바이든 신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검토하는 와중에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소는 2014년 발생한 소니픽처스 사이버 공격에 연루된 박진혁을 미정부가 2018년 기소한 사건을 토대로 이뤄졌습니다. 당시 박진혁에 대한 기소는 미국이 사이버 범죄와 관련해 북한 공작원을 상대로 처음 기소한 사례였습니다. 소니픽처스 해킹이 발생했던 당시 북한은 소니픽처스가 북한 지도자 암살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제작·배급하는 것에 강력히 반발한 바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해킹 사태 이듬해인 2015년 북한 정찰총국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북 제재를 담은 행정명령을 발동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5: 정찰총국의 박진혁이란 인물이 가장 큰 범죄를 저지른 것 같은데 그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안찬일: 네 박진혁은 소니픽처스 외에도 2016년 8천 100만 달러를 빼내 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2017년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 2016∼2017년 미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에 대한 해킹을 시도한 혐의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는 북한의 대표적 해킹조직으로 알려진 '라자루스' 그룹의 멤버이자 북한이 내세운 위장회사 '조선 엑스포 합영회사' 소속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례는 북한이 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그들의 주요 수출국에서의 금융 사이버 절도에 의존하는 정도가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범죄행위입니다. 아울러 미 법무부는 돈세탁을 통해 북한 해커들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캐나다계 미국인이 관련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존 데머스 미국 정부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총이 아닌 키보드를 사용해 현금다발 대신 가상화폐 지갑을 훔치는 북한 공작원들은 세계의 은행 강도"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캘리포니아 중부지검 트레이시 윌키슨 검사장 대행은 "북한 해커들의 범죄 행위는 광범위하고 오랫동안 지속됐다"며 "이는 정권을 지탱할 돈을 얻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 국가적인 범죄 행위"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유명한 미국기업연구소 분석가인 니콜러스 에버하트는 13억 달러는 2019년 북한의 민수용 수입상품 총액의 거의 절반이라면서 "북한 경제에 있어 엄청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국제범죄 행위는 정말 심각한 단계에 와 있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안찬일: 네 감사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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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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