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총비서! ‘주적론’에서 솔직하게 말하라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21-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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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총비서! ‘주적론’에서 솔직하게 말하라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을 지난 11일 3대혁명 전시관에서 개막, 김정은 당 총비서가 기념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얼마 전인 지난 10월 10일 김정은 총비서는 노동당 창당 76주년 기념 강연이란 것을 통해 새로운 ‘주적론’을 제기해 대내외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안찬일 박사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안 박사는 김정은 총비서는 “우리의 주적인 전쟁 그 자체일 뿐 남조선도, 미국도 주적이 아니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런데 몇 일 후 노동당 선전기관들은 또다시 한국 군대의 최신식 무장력과 미국의 군사력을 트집 잡는 이상한 ‘주적론’을 들고나왔습니다. 대관절 진짜 ‘주적’이 누구이며 왜 그들과 싸워야 하는지 지금 북한군대와 인민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서 오늘 이 시간에는 “김정은 총비서! 주적론에서 솔직하게 말하라 ”이런 제목으로 안찬일 박사와 이야기 나눕니다.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질문 1: 먼저 주적론이란 대체 어떤 것인지? 북한 군대와 인민들은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알 권리를 충족시켜준다는 의미에서 좀 설명이 필요합니다.

안찬일: 흔히 주적론이란 “우리나라와 맞서는 주된 적으로 보는 논의나 이론”을 말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불법 남침으로 지난 1950년부터 3년간의 전쟁을 치른 남과 북은 서로를 주적으로 여기고 있으며, 하여 군사력에 막대한 예산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오늘 북한의 군부대 어디를 가 보아도, 또 사회 계급 교양실 마다에 한국을 주적으로 가르치는 교양 자료가 가득하며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남조선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으로 꽉 차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한국은 노무현 정권 시절 국방백서에서 ‘주적’이란 표현을 삭제했습니다. 이후 보수 정권에서 되살리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적(primary enemy) 대신 가장 주요한 위협(primary threat) 등의 표현을 썼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는 몰라도 군사적으로는 조삼모사(朝三暮四)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적이란 말을 쓰든, 가장 주요한 위협이란 말을 쓰든 실제 군사적 현실의 주적은 북한입니다. 마찬가지로 북한이 주적이란 말을 쓰든 안 쓰든 실제 군사적 현실의 주적이 한국과 미국인 것은 변함없습니다.

질문 2: 이번에 김정은 총비서는 주적론에서 다소 애매모호한 표현을 썼다는데 어떤 형식입니까?

안찬일: 지난 10월 10일은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일이었습니다. 북한은 이날 주로 열병식을 개최해 왔는데 올해는 김정은이 열병식에 참가했다는 보도는 없고 국방발전전람회에 참가했다는 보도만 있어 열병식 대신 일종의 무기 전람회를 개최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그 자리에서 지난달 시험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화성-8형) 등 최신 무기를 망라해 보여준 뒤 국방력 강화를 핵심 국가정책으로 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등 특정한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라는 이상한 ‘주적론’을 펼쳤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남조선의 강력한 군사력이나 미국의 군사력에 비해 북한의 군사력이 절대적으로 열세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당분간 낮은 자세로 국방력 강화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질문 3: 문제는 얼마 뒤 북한이 다시 대한민국 국군에 대해 모멸적인 발언을 하며 김정은 총비서의 주적론 회피를 비난했다는데 그 내용이 무척 궁금합니다.

안찬일: 그렇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남조선 군대라 주적이 아니라고 일갈한 지 몇 일도 안 돼 한국 군대에 대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국군에 대한 증오심을 고취했습니다. 즉 북한은 위장 언론 <통일의 메아리> 논평을 통해 요즘 남조선군부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느니 뭐니 하면서 횡설수설했습니다. 그 원문을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지난시기에는 내외의 비난이 두려워 각종 무장 장비개발을 도적 고양이처럼 남몰래 벌려놓고 《전력화행사》라는 것도 누가 볼세라 비공개로 진행해오던 남조선 군부가 이제는 개발 중에 있는 무장 장비들까지 모두 공개하며 저들의 군사력을 광고하지 못해 안달이나 한다. 얼마 전에도 남조선 군부는 제73차 《국군의 날》기념행사에 저들이 개발하였거나 해외에서 끌어들인 주요 무장 장비들을 거의 모두 꺼내놓고서는 《해군은 대양해군으로 나가고 있다.》, 《한국형 전투기 시제품을 완성하였다.》, 《훨씬 강력한 미싸일을 개발하며 실전배치하고 있다.》고 법석 떠들어대였다. 뿐만 아니라 제139차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수십억 미국 달러에 달하는 무장장비개발사업들을 심의 의결하였는가 하면, 어중이 떠중이들을 내세워 《잠수함탄도 미싸일 시험발사 성공에 가리워 다른 전략무기성공의 의미가 국민들에게 다 전달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느니, 《초음속 순항미싸일도 속도가 훨씬 빠르다.》느니, 《방위력개선비 증가률이 력대 최고》라느니 하며 《전문가들이 국민들에게 적극 광고하여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도록 해달라.》고 력설하였다.”는 것입니다.

질문 4: 듣기에 거북스런 내용이 많군요. 이 글에서 북한 선전매체는 남조선 군대를 허수아비로 표현했다는데, 허수아비라면서 왜 두려워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그 대목도 설명해 주시죠.

안찬일: 맞습니다. 북한은 이렇게 역설하고 있습니다. 즉 그들은 “이런 군사적 허세야말로 날로 비약 발전하는 우리 혁명무력의 무진 막강한 군사적 위력에 질겁한 자들의 히스테리적 광기라고 해야 할 것이다. 남조선군부의 이런 어리석은 《힘자랑》은 우리 공화국에 비해 저들의 군사적 열세에 대한 초조감과 언제 가도 우리 공화국을 군사적 힘으로는 어찌해 볼 수 없다는 심리적 불안감의 표출이다. 사실 남조선군은 상전인 미국의 승인이 없이는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허재비 군대이다. 군부대를 동원하자고 해도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작전지휘는 전적으로 상전에게 의존해야 하는 것이 바로 남조선군의 가련한 처지이다. 이런 허재비들이 제 처지도 분간 못하고 물덤벙술덤벙하며 객기를 부려대고 있으니 이 얼마나 웃기는 광대극인가. 더욱이 지금 남조선군은 그 누구를 넘겨다볼 처지도 못 된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일컬어 우리는 “삶은 소대가리가 웃다가 꾸레미 터진다”고 하는 거 아닙니까?

질문 5: 지구상 어떤 나라도 군사력은 경제력에 비례하기 마련입니다. 즉 경제력이 강해 나라에 돈이 많아야 군사력도 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입니다. 현재 북한군의 위상은 어떤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안찬일: 현재 북한의 경제력은 국민 총생산액에서 남조선에 비해 무려 40년이나 뒤떨어져 있습니다. 북한 군인들은 배가 고파 굶주림에 허덕이고 세 명 중 1명은 영양실조 환자가 차지하고 있어 ‘영실군대’라고 인민들이 놀리고 있습니다. 좀 더 영양실조가 강한 군인을 ‘강영실군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런 북한이 감히 한국 국군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한국 국군은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해외 전쟁에 평화유지군으로 참가해 풍부한 전쟁 경험을 쌓았으며, 미국과 일본 군대와 같은 선진국가 군대와 합동훈련을 할 만큼 글로벌표준 군대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함부로 무서운 사자로 승승장구하는 한국 국군을 희롱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안찬일: 네 감사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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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기자 이현기; 에디터 김진국;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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