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을 탄광, 광산으로 내모는 것, 그것이 바로 인권탄압이다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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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을 탄광, 광산으로 내모는 것, 그것이 바로 인권탄압이다 북한 평안남도 순천지구청년탄광기업소 2.8 직동 청년탄광에서 노동자들이 석탄을 캐고 있다.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최근 북한 당국은 젊은 청년들을 탄광과 광산 등 험지로 강제로 내몰며 유례없는 인권탄압을 감행하고 있다고 안찬일 박사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안 박사는 제아무리 직업 선택과 거주의 자유가 없다고 한들 이것은 정말 현대 문명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해서 오늘 이 시간에는 “청년들을 탄광, 광산으로 내모는 것, 그것이 바로 인권탄압이다.”이런 제목으로 안찬일 박사와 이야기 나눕니다.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질문 1: 북한의 헌법에도 공민의 기본권리를 살펴보면 직업선택의 자유 등이 분명하게 명문화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북한 당국은 지금도 청년들을 탄광과 광산 등지로 강제로 내몰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안찬일: 북한은 전체주의 체제로, 어떻게 보면 인간을 하나의 ‘노동 도구’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따라서 집단로동, 강제로동, 강제배치, 무리배치 등을 아무 꺼리낌 없이 강행하고 있습니다. 그런즉 청년들은 대학진학이나 기타 자유 직종으로 가지 못하고 당국이 배치하는 대로 직업을 선택하면서 희망과 꿈을 묵살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남포 갑문과 주체사상탑, 온성혁명사적지 등이 모두 이와 같은 강제집단 동원으로 건설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과거 육칠십 년 동안 그렇게 살아온 청년들이 오늘은 점점 세상에 눈을 뜨면서 평양 정권의 이와 같은 만행에 강한 불만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질문 2: 요즘 북한 청년들은 주로 탄광과 광산 등 험지로 강제 동원되고 있다는데 우선 그 실태부터 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안찬일: 북한은 지난 4월 청년동맹 제10차 대회 이후 수만 명의 청년들이 농촌과 탄광, 광산 등 어려운 생산이나 건설 현장에 자원 진출 중이라며 연일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 청년들은 당국의 험지 진출 요구에 반발하거나 부득이 험지에 가더라도 어떻게든 빠져나오려 발버둥 치고 있습니다. 아니 어느 누가 최악의 생활 현장인 탄광 광산으로 가려 하겠습니까? 물론 나라의 어려운 일을 청년들이 맡아 나서는 건 당연하겠지만 그것도 자율성으로 가야지 반강제로 가라면 그것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과 똑같은 것입니다. 일본 사람들도 강제징용으로 끌어가면 일종의 임금을 주며 일을 시켰다고 하는데, 북한 당국은 과연 탄광 광산으로 끌어간 청년들을 얼마나 대우해 주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질문 3: 그렇군요, 그런데 북한 청년들은 현재 어떤 불만들을 어떻게 나타내고 있는지요?

안찬일: 네, 무엇보다 북한은 험지 차출 자원자 수를 채우는 데만 급급할 뿐 험지에서의 생활환경이나 근무 여건 등에 대해서는 별달리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소식통은 “당과 청년동맹의 강요로 농촌, 탄광, 광산에 진출한 청년들은 내 직업 마련은 둘째 치고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힘든 형편”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강제동원에 대한 합당한 보상도 없고 오히려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니 청년들이 노동당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요새 북한의 청년들은 직장의 당 간부나 청년동맹 일꾼이 만나자는 말만 해도 굉장히 불편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17~18세에 군에 입대해 장기간 군사복무하고 겨우 고향에 돌아와 가족과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는데 또다시 외지로 떠나라는 강요를 받으니 불만을 품는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입니다.
소식통은 “말이 자원이지 실제는 강제나 다름없어 청년들이 마지못해 험지로 가고 있다”며 “그러나 험지에 가더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도망치거나 병가를 구실로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소식통은 “청년들은 험지에서 자신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가지고 있다”며 “그들은 어렵고 힘든 곳에서 일하다 잘못돼도 국가가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보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북한에서는 각종 작업에 동원된 주민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해도 보상을 받는 경우가 극히 드뭅니다. 청년들도 이런 상황을 오래전부터 지켜봐 왔기에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환경에서 일하기를 꺼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한 청년은 “우리 할아버지 세대와 아버지 세대가 자신보다 조국과 민족을 먼저 생각하며 모든 것을 바쳤지만 우리는 여전히 가난하게 살고 있다. 우리가 어렵고 힘든 곳에서 청춘을 바치면 과연 잘살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의견을 거침없이 토로했습니다. 한마디로 북한 정권이 확신을 주지 못하다 보니 오늘 북한 청년들은 어렵고 힘든 일에 나서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질문 4: 그런데 북한 당국은 아직도 마치 북한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험지를 택한다고 선전하고 있는데 실제 상황은 어떻습니까?

안찬일: 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3일 1면에 ‘전국적으로 수많은 청년들 사회주의 건설의 주요전구들에 계속 진출, 탄원열기 고조’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당 제8차 대회 이후 전국적으로 수많은 청년들이 금속, 석탄, 채취공업 부문과 사회주의 농촌을 비롯한 인민 경제의 어렵고 힘든 부문으로 적극 탄원 진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가 전국의 수천 명의 청년이 협동농장과 탄광, 광산에 자발적으로 진출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대체로 정작 자원이 아닌 강요로 인해 험지에 배치됐다고 소식통은 전하고 있습니다.
한 실례로 황해남도 소식통은 지난 20일 “지난 1일부터 당국의 지시에 따라 황해남도 시와 군들에서 어렵고 힘든 부문 진출에 대한 탄원사업이 진행됐다”면서 “이에 180여 명(만 17세 이상)의 남녀 청년들이 탄원을 강요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서 탄원은 북한에서 ‘스스로 청원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일례로 학생이나 청년들이 자원입대나 험지 배치를 탄원했다고 당국은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탄원 사업은 북한 당국의 정책에 따라 강요 방식으로 진행돼왔습니다. 이번 농촌, 탄광 탄원도 지난달 근래 개최된 청년동맹 제10차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낸 서한에서 출발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주시와 재령군, 과일군, 신원군을 비롯한 10여 개의 군에서는 만 17~29세까지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모집 사업에 돌입하여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질문 5: 요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북한의 청년들이 탄광과 광산, 농촌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은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언제쯤 북한에서도 경제가 재건되고 청년들이 희망하는 일자리를 찾아 자기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지 걱정이 많습니다. 희망을 가져봐도 될까요?

안찬일: 결국 북한에서 체제 전환이 일어나야 합니다. 현 김정은 체제는 개혁과 개방을 무척이나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북한체제가 구시대의 논리에서 벗어나 개혁과 개방의 길에 나설 때 청년들도 희망찬 일자리를 찾아 마음껏 자기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오히려 북한의 청년들은 탄광과 광산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릴 것이 아니라 북한 체제를 바꾸는 일에 자기의 어깨를 들이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안찬일: 네 감사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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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기자 이현기,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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