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에 둘러 앉아 나누는 이야기 (1)

서울-김인선 xallsl@rfa.org
202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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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에 둘러 앉아 나누는 이야기 (1) 서울 시내 식당가 모습.
연합

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친구와 전화를 끊을 때 이렇게 말합니다. '조만간 밥 한번 먹자'

 

애정표현 서툰 아빠가 출가해서 가정을 이룬 다 큰 딸에게 사랑한다 말하는 대신 이렇게 말하죠. ‘시간 있을 때 집에 밥 먹으러 들려라

 

밥 한번 먹자라는 말은 그냥 밥보다는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음식을 함께 나누는 행위는 예로부터 마음과 생각을 나누고 따뜻한 위로를 주고 받는 중요한 의식이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청년들은 이런 밥상의 의미를 잘 이해한 것 같네요. <여기는 서울>에서 소개합니다! 사이좋게 북한 친구들과 작은 밥상을 나누는 청년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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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트1: (효과음) 사이좋게 북한 친구와 함께 하는 작은 밥상 시즌3! 여섯 번째 이야기의 1부 지금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무산 보쌈밥입니다. / 안녕하세요. 연희동 칼국수입니다. / 안녕하세요. 경성송이버섯입니다.

 

맛있는 음식이름으로 인사를 건네는 세 명의 청년들!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진행자와 출연진입니다. 이들이 하고 있는 방송의 제목은 사부작’. ‘사이 좋게 북한 친구와 함께하는 작은 밥상이라는 뜻이랍니다.

 

사부작은 진짜로 우리가 밥상머리에서 나눌 법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탈북민 출연진의 섭외부터 진행, 편집 등의 모든 과정들을 담당하는 건 연세대학교의 '인액터스(ENACTUS: Entrepreneurial. Action. Us.)'라는 대학 연합 그루빠(동아리)의 구성원들입니다. 먼저 어떤 단체인지 들어봤습니다. 인액터스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김나영 학생의 설명입니다.

 

인서트2: (김나영) 인액터스는 경영학회인데요. 실전으로 비즈니스를 하면서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단체에요. 대상자를 위해 어떻게 하면 이분들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지금 받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그것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단체입니다.

 

쉽게 말해 다양한 사회 문제를 경제적 해법으로 풀어가고자하는 대학의 동아리입니다. 연세대학교 인엑터스 학생들은 다양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지음이라는 팀에 소속된 학생들은 탈북자 문제를 주목했습니다. 이유는 편견때문이었다고 하는데요.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편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느꼈고 그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답니다.

 

인서트3: (김나영) ‘지음이라는 이름이 알 지음성 음을 따서 만든 것인데요. 함께 하는 친구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한자 단어에요. 그래서 북한이탈주민과 우리는 같은 사람 대 사람으로써의 친구이다라는 의미를 갖고. 또 컨텐츠를 지음으로써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의미에서 지음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해서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잖아요. 그런 문제점들이 생각보다 정신적으로 상처를 많이 입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컨텐츠로써 사회적 편견과 시선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프로젝트) 진행을 하고 있어요.

 

지음구성원들은 다양한 통로를 통해 탈북민들에 대한 남한 사회의 편견은 소통 부족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됐고 다양한 형태로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또 여러 영상 매체에서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지만 대부분 자극적으로 다뤄지는 모습에 진짜 탈북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 등 신변 문제 때문에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한다는 것을 알기에 목소리만 나올 수 있는 라디오를 선택했고 또 이름 대신 출신지와 좋아하는 음식을 붙인 별명으로 서로를 부르며 자연스럽고 소소한 분위기까지 만들었죠. 그 시작이 인터넷 라디오 방송, ‘사이 좋게 북한 친구와 함께하는 작은 밥상줄여서 사부작이 된 겁니다.

 

인서트4: (팟캐스트 중) 사부작! 북녘에서 건너 온 솔직 담백한 이야기 밥상! 북한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쏠쏠한 정보까지. 남북한출신 MC와 북한출신 게스트가 함께 하는 김맛 당기는 수다방송! 사이 좋게 북한친구와 함께 하는 작은 밥상 시즌4. 하나, ! 잘 먹겠습니다~

 

2018 8월에 시작한 사부작은 매 학기마다 시즌이 진행되는데요. 방학 기간에 잠시 쉬었다가, 학기가 시작되면 새로운 시즌이 시작됩니다. 매 시즌 별로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는데요. 시즌2까지는 남한 청년들이 MC를 맡았지만 시즌3부터 남북 청년이 팀을 이뤄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시즌6가 다시 시작될 예정이랍니다. 팀원들은 돌아가면서 업무를 맡게 되는데요. 사부작 시즌 4와 곧 시작될 시즌6의 진행자 이효재(가명) 군의 말입니다.

 

인서트5: 저는 함경북도 경성군에서 왔고요. 2011년에 북한을 나와서 2012년에 한국에 왔고 현재는 연세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과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프로젝트는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 있었는데 하나는 탈북자분들을 모셔서 녹음을 하는 거고요. 그래서 그분들의 삶을 한국사회에 전달함으로써 북한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자 했고 저는 게스트들 수급하고 아나운싱하고 제작하고 편집하고 그런 일을 했죠. 진행하면서 좋았던 점은 제가 북한에서 살다 왔지만 북한엔 이동의 자유가 없잖아요. 그래서 다른 지역들을 경험하지 못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다른 지역에서 오신 분들의 삶을 들으면서 간접체험하는 그런 게 좋았고요. 힘들었던 점은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을 상당히 꺼려하세요. 그래서 게스트분들 모시는게 힘들었어요

 

그동안 ‘사부작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준 탈북민 초대손님은 100여명. 그들의 이야기는 음식과 고향 이야기를 시작으로 북한과 남한에서의 삶까지 보통 4회에 걸쳐 전해집니다.

 

인서트6: (팟캐스트 중) 거기서 일을 할 때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온갖 비리를 다 봤고 간부들의 갑질을 다 경험했다고 했잖아요.그래서 거기에서 없어지고 싶었어요. 나라는 인간이.. / 벗어나고 싶다는 말씀인가요? / 벗어난다 보다도 그냥 없어지고 싶었어요. 왜냐면 벗어나는 것은 그 울타리만 벗어나는 거잖아요. 그 울타리를 벗어나도 계속 그런 삶을 살 것 같은 거에요. 그래서 그냥 이 세상에 없었던 사람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찰나에 제 친구가 중국의 식당에 돈 벌러 가자고 하는 거에요. 중국에 가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너무 도망치고 싶은 기회를 그걸로 해소한 거죠. 그래서~

 

방송에선 친구들끼리 밥상에 둘러앉아 얘기할 법한 이야기를 나눴고 정치적이거나 종교적인 이야기는 제외했습니다. 하지만 초대 손님이 북에서 왔다는 공통점이 있기때문에 질문도, 대답도 비슷한 경우도 있습니다. 뭔가 반복되는 듯한 이야기가 되는 것 같아도 효재 군은 의미있다고 생각한답니다.

 

인서트7: 뭔가 반복되는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그런데 그것도 저희는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한 분 한 분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을 의미로 삼고 계속 녹음을 진행해서 그런 것에는 연연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탈북자들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고요. 많은 탈북민들이 저희를 앎으로써 스스로 좀 출연하고 싶다? 그 정도의 파급력만 갖게 되도 만족할 것 같거든요.

 

초기엔 방송에 참여하는 탈북민 구성원의 인맥을 중심으로 출연진을 섭외했지만 출연해 본 사람들이 ‘사부작의 취지에 공감하면서 다른 출연자를 소개해 주더랍니다. 그 정도의 파급력이라면 프로젝트가 성공한 것 아닐까요? 하지만 이효재(가명) ! 아니랍니다.

 

인서트8: 지금은 몇 천명 정도밖에 안 계셔서 저희가 애초에 원했던 목적을 이루는데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파급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로 책을 만들기로 했고 그 책을 만드는 팀은 따로 있어서 그 친구들이 팟캐스트를 기반으로 해서 책을 만든 겁니다.

 

-Closing-

지음의 두번째 프로젝트는 책 출간입니다. 인터넷 라디오 방송, ‘사부작에서 소개된 12명의 이야기를 선별했는데요. 글로 담아도 맛있는 이야기는 가득합니다. 책 제목은 평범하지만 특별하게 살랍니다인데요. 책 얘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 갈게요.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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