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경 봉쇄한 김에 한류 차단

서울-윤하정 xallsl@rfa.org
202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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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탈북자 가족 감시 위해 위장 브로커 동원 북한 신의주 압록강 강둑의 주민들과 군인의 모습.
AP

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 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예은 :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초반이고,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 청년 강예은입니다.

북한에 관심이 많아서 이 방송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정하늘 : 안녕하세요. 정하늘입니다.

제 고향은 북한 함흥이고,

2012년 대한민국에 와서 현재 대학생입니다.

 

로베르토 : 안녕하세요. 로베르토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왔는데, 한국에서 거의 5년 정도 살고 있어요.

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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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 <청춘 만세> ‘위드 코로나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백신 접종을 마쳤는데도 확진되는 돌파 감염이 늘면서

이제 코로나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세상이지 않겠나 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부터 국경을 봉쇄하지 않았나.

이 김에 한류를 뿌리뽑겠다는 여러 정책이 시행되고 있더라.

 

하늘 : 북한 당국은 코로나 전부터 한류를 차단하기 위해 형법을 개정했을 정도다.

실제로 20218월 말 함경북도 무산군에서는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유포한 8명에 대해 공개 재판이 진행됐다.  

그런 모습을 보면 북한 주민들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진행자 : 지난해 12월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보면

남측 영상물 유포자는 사형, 본 사람은 최대 징역 15년이라고.

대한민국에서는 사실상 사형이 사라진 지 오래됐다.

사형이 구형됐다 하더라도 집행되지는 않는다.

 

예은 : 사형은 보통 엄청난 흉악범에 대해 구형하거나 집행하는데

한국 드라마를 유포하고 시청했다고

말도 안 되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하늘 : 그렇게 따지면 대한민국 사람들은 다 공개 처형돼야 한다.

한국 드라마, 미국 드라마 오죽 많이 보나.

 

진행자 : 로베르토 씨 전공이 법이지 않나?

 

로베르토 : 세계적으로 사형은 많이 사라졌고,

OECD 회원국 가운데는 미국 정도만 집행한다.

 

진행자 : 북한의 MZ세대, 그러니까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이

한류를 굉장히 좋아하고, 영향을 받고, 일상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최근에 탈북한 친구들이나 북한에 있는 사람들과 연락할 때 실감할 수 있는지?

 

하늘 : 한류를 많이 접한 친구들과 그렇지 않은 경우 다르긴 한다.

북한에서부터 한류를 접한 친구들은 말투 등을 따라 한다.

완벽하게 구사하지는 못해도 남한에 오면 더 빨리 습득한다.

북한에서는 장마당 세대라고 하는데,

그들이 한국에 오면 기성세대보다 말이나 옷차림 등을 훨씬 빨리 배운다.

최근에도 북한에 있는 사람과 통화했는데, 오빠라고.

북한에서도 오빠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자기야 등 오글거리는 표현은 안 쓰는데

요즘은 사용한다고 하더라.

원래는 연인끼리도 동지, 동무라는 표현을 썼는데.

 

진행자 : 우리가 작년 이맘때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나.

남한의 한 여성이 패러글라이딩이라고 하늘을 나는 기구를 타다 기상 악화로 북한에 불시착해

그곳 남성을 만나 사랑을 키워가는 내용이었다.

남북한 문화가 모두 나오면서 남한에서는 무척 인기였고

그 드라마를 북한에서도 본다면 어떨까 궁금해했는데,

북한에서도 엄청나게 인기였다고 하더라.

 

하늘 : 그렇다. 무산에서 공개재판 받은 사람들도

그 드라마와 영화 공조등을 보다 걸렸다고 하더라.

사랑의 불시착에서 북한 군인으로 나온 현빈 씨가 매우 멋있게 나오지 않나.

그래서 현빈 나오는 드라마를 다 찾아봤다고.

 

예은 : 그렇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면 당장은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법이 강화됐다는 것은 이미 한류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 아니겠나.

이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로베르토 :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다.

중국에서도 한류나 미국 문화 막으려고 하는데

북한과 큰 차이라면 중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우리 방송이 북한 청취자를 대상으로 하고

그래서 북한에서는 라디오로 남한 상황을 접하지만,

중국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이나 미국 영화나 드라마, 음악 등을 더 많이 접한다. 

 

진행자 : 문득 90년대 후반부터 한국 방송에 외국인이 많이 출연하면서

그들의 독특한 말투를 따라했던 생각이 난다.

북한에서는 외국인이 한국어로 말하는 상황은 거의 못 접했을 테니

우리 방송 들으면서 로베르토 씨 말투를 따라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웃음).

북한 당국이 다른 나라 문화를 이렇게 차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늘 : 그거야 너무 당연하지 않나.

자꾸 다른 걸 접하면 뭔가 잘못됐다는 걸 북한 주민들이 깨달을 수밖에 없고,

불만을 토로할 테고, 그런 것들이 모이면 투쟁이나 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

그런데 한국에서 드라마를 너무 잘 만들어서

한 편을 보면 다음 편을 안 볼 수가 없다.

북한 주민들이 이 드라마를 다 보게 되면 뭔가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진행자 : 하늘 씨도 장마당 세대이지 않나. 북한에서 이미 한류를 접했고.

그렇게 다른가?

 

하늘 : 처음에는 보고도 안 믿는다.

그러다 한 10번쯤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저런 세상이 존재하는구나!

무의식에 각인되는 것 같다. 친숙해지고.

그래서 북한 당국이 막으려고 하는 것이다.

 

예은 : 다른 나라의 영상 등을 보면 그 나라가 궁금하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이나 생활상을 보게 되지 않나.

그러면 내 시야도 넓어지면서 생각도 달라진다.

결국 북한 당국이 그런 면을 차단하려고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일단 물꼬가 터지면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행자 : 로베르토 씨 같은 경우 우리 중에 가장 많은 나라,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지 않았나.

지금도 종종 얘기 나누다 보면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가서 살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걸 못하게 한다면 어떨 것 같나?

 

로베르토 : 그런 생각 자체를 할 수 없다.

왜냐면 유럽 사람들은 중학교 때부터 다른 나라를 경험한다.

나는 늦은 편인데, 친구들은 중학교 때 1년간 다른 나라에서 살기도 했다.

태어날 때부터 다른 나라에 갈 수 없다면,

그래서 아마 북한 사람들은 그런 마음이 덜할 수도 있는데

나는 어릴 때부터 미국 등 다른 나라 영화나 드라마를 봤고,

학교에서도 외국어를 배우면서 그 나라 문화까지 배웠다.

중학교 때 독일어를 배우면서 독일 문화, 음악을 접했고, 그래서 더욱 독일에 가고 싶었다.

그걸 못하게 한다면아휴.

 

예은 : 내가 북한 장마당 세대이고 남한 드라마를 못 보게 한다면

처음에는 두려워하겠지만, 이미 보지 않았나.

그러니까 그냥 재밌어서 보는 건데 도대체 왜 못 보게 하는 걸까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할 것 같다.

왜 막는 걸까, 오히려 반발심이 생기고 이해되지 않을 듯.

 

진행자 : 전 세계가 함께 즐기는 한국 문화를 북한 당국이 그렇게 막으려는 이유는

그만큼 남북한의 격차가 어떤 식으로든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막을수록 그 격차는 더 커질 테고.

 

예은 : 코로나로 인해 물리적으로는 다른 나라에 가거나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제한이 있지만

온라인을 통해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오히려 활발해졌다.

온라인상에서는 국경이 사라지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북한은 물리적으로도, 온라인상으로도 차단하고 있으니

더 고립된 것 같아 안타깝다.

 

진행자 : 코로나바이러스부터 쭉 얘기를 해봤는데

초기에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그 확산을 막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나.

지금도 하고 있고.

하지만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막지 못했고,

이제는 어떤 식으로든 바이러스와 공존하게 될 것이라며 위드 코로나라는 말까지 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어떤 흐름을 막을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생각해 본다.

함께 인사드리면서 마무리하자.

 

다 함께 : 끝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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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윤하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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