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 정상 2년 만에 페루에서 정상회담
- 시진핑, 내년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
- 무비자 정책 이후 한국인의 중국여행 수요 급증
- 중장년층 단체 여행지에서 젊은이들의 자유 여행지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중국은 한국이 내년 APEC 개최국을 맡는 것을 축하하고 지지하며 한국과 다자간 조율과 협력을 확대할 의향이 있습니다”. 지난 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 말인데요, 최근 중국은 한중 관계 복원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밀착하는 한중 관계, 오늘의 첫 번째 소식으로 전합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 리마를 방문한 한중 정상은 2년 만에 마주 앉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러 문제에서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 당부했고 시 주석은 한중 양국 간의 협력관계를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러북 군사 협력에 대응해 한중 양국이 역내 안정과 평화를 도모하는 데 협력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한 양국은 수교의 초심을 고수하고 선린우호의 방향을 지키길 기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하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기업 활동을 잘 살펴달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양국은 내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주년을 맞아 서비스·투자 협상도 가속화하기로 했습니다.
양 정상은 각각 방한(訪韓)과 방중(訪中)을 서로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내년 가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시 주석의 방한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 이후 한국을 방문하지 않았지만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내년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은 사실상 굳혀진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시 주석의 경주 APEC 방문이 확정된다면 그전에 윤 대통령의 방중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내년, 두 정상의 상호 방문이 이뤄질 경우 양국 관계가 새 국면으로 들어설지 주목됩니다.
한편 중국은 최근 넉 달째 공석이던 주한 중국대사도 내정했습니다.
내정자로 알려진 다이빙 주유엔 중국 부대표는 전임자인 싱하이밍 전 주한대사보다 중량감 있는 인사로 평가됩니다. 한반도와는 인연이 없었지만 외교부에서 국장을 지냈고 유엔 대표부 부대표 가운데 가장 높은 부대표로 꼽힙니다.
과거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한국을 향해 전랑 외교를 펼치던 중국이 최근 적극적인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인 것은 대중 강경책을 예고한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이 주요 이유로 꼽힙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무역 등 다양한 측면에서 대중 강경책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중국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우호 관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에 동맹국인 한국도 긴장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대선 기간 한국을 ‘머니 머신’ 즉 ‘돈 나오는 기계’로 부르며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방위비 증액을 요구했습니다. 한국 기업이 수혜 대상인 미국 정부의 지원금도 취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역시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 방문 당시 ‘싱가포르 렉처’에 강연자로 나서 “중국은 한국의 안보와 경제, 투자 등 모든 분야에서 굉장히 중요한 국가임이 틀림없다”며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후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신임 주중 한국대사로 내정했습니다.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구도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기 한 달 전, 한국과 중국 외교 수장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한·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의견을 모은 바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선 북한과의 관계에 이상 기류가 생긴 만큼, 한반도에서 영향력 축소를 막으려면 한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하자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긴장을 원치 않는다. 윤 대통령과 역할을 함께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러 협력 심화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키운다”고 하자 시 주석은 “중국의 전략적 안보와 핵심 이익이 위협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탈북민 출신으로 중국 텐진외국어대 국가지역연구원 객원교수로 활동하는 최경희 샌드연구소 소장은 “중국은 북한의 핵 도발과 북러 밀착으로 전쟁의 불길이 동북아로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며 “북한의 돌발적인 행동을 억제하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최근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 대회에서 핵무력을 한계 없이 강화하고 전쟁 준비 완성에 총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총비서는 러시아라는 든든한 뒷배를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이후에도 러시아의 태도가 같을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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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한국인 대상 비자 면제 조치를 시행하면서 중국이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여행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무비자 정책 발표 이후 중국 여행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19일 여행업체 트립닷컴은 한국발 중국행 항공권 예약 건수를 분석한 결과, 무비자 발표 이후 100%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단체 여행의 예약도 크게 늘었다고 하는데요, 여행 전문 사이트인 인터파크트리플의 11월 초(11월 1~5일) 중국 단체 여행 예약은 전월에 비해 91% 증가했으며 예약 인원 역시 60% 늘었습니다.
비자 발급비 면제에 일본은 물론, 제주도보다 항공권 가격이 저렴한 것도 한국인들이 중국 여행을 선택하는 이유입니다. 연말 중국행 항공권은 70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주요 여행사들은 저마다 카드사 및 조기 예약 혜택 등 중국 여행 관련 할인 기획전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하나투어의 올해 3분기 실적에 따르면 중국 송출객은 2017년 1분기 이래 최대 분기 점유율(16%)을 경신해 코로나 대유행 이전인 2019년의 97% 수준까지 회복했습니다.
모두투어도 올해 10월, 중국 여행객이 전년 대비 121%, 전월 대비 18%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국이 무비자 여행을 허용하면서 중국을 찾는 여행객들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는데요. 그동안 중장년층 위주의 단체 여행 상품이 인기였는데, 최근엔 자유여행을 즐기는 한국 젊은 여행객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 국민들은 중국도 비자 없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지만 북한에서는 국내 여행의 자유마저 강력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평양시 행정구역에 포함된 지역임에도 강동군과 승호구역 등 변두리 거주 주민들은 평양 출입 시 행선지를 미리 보고하고 허락을 받아야 출입이 가능하고 평양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동향을 감시받는다고 합니다.
최근 개최된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 대회에 등장한 북한군의 구호가 ‘조국의 통일 독립과 인민의 자유와 해방을 위하여’에서 ‘조국의 무궁한 번영과 인민의 행복을 위하여’로 변경됐습니다. 스스로 통일을 포기한 김정은 총비서가 껍데기만 남아 있던 ‘인민의 자유’라는 표현마저 삭제하며 북한 땅을 명실상부한 인민의 지옥으로 만들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