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중국] 북 긴급명령 ‘냄새제거제’ ‘방부제’ ‘소독약’ 구하라

김명성-탈북민, 전 조선일보 기자
2024.09.19
[오늘의 중국] 북 긴급명령 ‘냄새제거제’ ‘방부제’ ‘소독약’ 구하라 평양시 만경대구역 비상방역본부 대원들이 송산전차역에서 전차를 소독하고 있다.
/AP
  • 폭염 속 수해 피해 지역, 사망자 시신 부패 정황 의심
  • 열악한 지방 화장 시설, 하루 수십 구 태우며 인근 주민 악취에 고통
  • 중국 ‘사기 혐의복역 중인 미국인 목사 18년 만에 석방
  • 한국 정부, 북에 부당하게 억류된 국민 6명 석방해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추석 연휴까지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최근 중국에 체류 중인 북한 무역 일꾼들은 냄새 제거제방부제’, ‘소독약을 대량 구입해 들여보내라는 긴급 명령을 하달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이은 폭염과 긴급 명령, 수해 사이에 상관관계를 의심하게 됩니다. 오늘의 첫 소식으로 전합니다.

 

지난달 중국 단둥에 나온 평안북도의 무역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냄새 제거용 방향제와 방부제, 소독약을 대량 구입하고 있다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수해 지역인 평안북도와 자강도, 양강도 지역으로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특히 “이번 지시가 사망자 시신 처리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수해 직후, 남한 언론들의 수해 사망자 보도를 날조라며 반발했지만 사망자는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수해로 자강도 지역에서만 2,500명 넘게 사망했고 복구 과정에 시신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사망자 수가 3,500~4,000명에 이른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문제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시신들이 급속하게 부패하지만 열악한 지방의 화장 시설로 빠른 처리는 역부족이라는 것입니다.

 

이 소식통은 “내부에서는 이번 수해로 3천 명 정도 사망으로 보고 있다수해로 사망한 시신들이 너무 많아 병원마다 사체실(영안실)이 차고 넘쳤다고 전했습니다. 정전으로 사체실에 쌓아둔 시신들이 부패해 병원 주변에 악취가 진동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시신들은 약식으로 장례를 치르고 화장터에서 화장했는데, 화장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시설까지 열악해 대기 줄이 이어졌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특히 하루에 수십 구씩 시신을 화장하면서 악취가 퍼져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수해 사망자 시신 처리를 위해 전담반을 조직하고 다른 도에 있는 화장시설까지 이용하는 상황이라고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북한 내 교화소(교도소)에 수감된 죄수도 다수 사망한 것으로 전했습니다. 특히 악명 높은 함경북도 전거리교화소에서 올여름에만 수백 명의 수감자가 폭염과 노역, 배고픔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거리교화소 사정에 밝은 함경북도의 한 사법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전거리교화소에서 사망한 인원이 전체 수감 인원의 절반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전거리교화소에는 일반 죄수들과 함께 탈북 과정에 체포되거나 중국에서 북송된 주민들도 많이 수감됐는데, 당국의 가혹한 처벌과 열악한 시설과 환경 특히 폭염으로 인한 건강 악화 등으로 입소 후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식통은 “전거리교화소 화장터에는 하루에 보통 10구의 시신을 화장한다화장터에서 저화력 석탄으로 시신을 화장하면서 이상한 악취가 진동해 교화소 내부의 사람들은 수감자, 경비원 할 것 없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거리 화장터에서 발생한 악취는 풍산 지역까지 도달하는 등 인근 지역 주민들까지 심각한 악취 공해 피해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통은 “폭염 속에서 노역에 시달리는 전거리 교화소 내 수감자들은 열악한 위생 환경과 심한 악취 때문에 밤잠도 설칠 지경이라며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하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 북한 당국은 무역일꾼들에게 악취 제거제, 방부제, 소독제를 구입해 들어올 것을 지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평안북도 무역 소식통은 “추석이 끝나면 악취 제거제와 방부제를 더 구입해 들여보내야 하는데 평생 무역 일꾼으로 일하며 시체 썩는 것을 방지하는 약을 구입하고, 냄새 제거제를 구입하기는 처음이라고 자조 섞인 한탄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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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김정은 총비서는 최근 농축우라늄 시설을 현지 지도하면서 ‘핵무기 생산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을 지시했습니다. 지난 집권 10여 년간 핵 무력 강화를 위해 민생과 인권을 희생시켜 온 상황에서 또다시 핵무기 생산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인데요. 이것이 지금 인민들이 겪는 고통을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을지 김 총비서에 되묻고 싶습니다.

 

### 프로모 ###

 

중국이 사기 혐의로 복역 중이던 미국인 목사를 18년 만에 석방했습니다. 지난 15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사기 혐의로 체포돼 복역하던 올해 68세의 미국 국적 데이비드 린 목사가 석방됐습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린 목사가 미국으로 돌아와 약 20년 만에 가족을 만나게 됐다며 이 같은 보도를 확인했습니다. 미언론에 따르면 이번 석방은 지난달 말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난 뒤 이뤄졌습니다.

 

린 목사의 딸 앨리스 린은 “설리번 보좌관이 방중 당시 아버지 문제를 거론했다고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전했습니다.

 

2006년 중국에 입국한 린 목사는 베이징에 기독교 훈련센터를 세우려 나섰다가 그해 구금된 뒤, 계약 사기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2029년까지 복역해야 했지만 18년 만에 석방된 것입니다.

 

중국에서 계약 사기 혐의는 보통 개인 집을 기반으로 목회 활동을 하면서 모금에 나서는 교회 지도자들에게 적용됩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린 목사가 억울하게 투옥됐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중국은 2016년 간첩 혐의로 기소된 사업가 카이 리 등 미국 시민 다수를 다양한 혐의로 구금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법에 어긋난 자의적 구금 문제를 다루는 유엔의 실무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에 부당하게 억류된 국민 6명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윤성덕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대사는 17일 오후(현지 시각)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열린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WGAD)과 상호 대화에서우리는 북한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윤 대사는 이날 최춘길·김국기·김정욱 씨 등 한국 국적 종교인 3명 등 자신의 의사에 반해 북한에 억류된 대한민국 국민 6명의 석방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최 씨 등 종교인 3명은 모두 중국 단둥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하며 북한 주민 구호에 힘썼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북한은 이들을 2013∼2014년 체포됐고 국가 전복 음모 등의 혐의를 씌워 장기간 억류하고 있습니다.

 

지난 3, 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소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행사에 참석한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최진영 씨의 호소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최진영 씨, 북 억류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북한 정부에 의해 강제로 이별한 가족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그리고 최소한 억류된 가족들의 생사라도 확인할 수 있도록 나아가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한 마음으로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윤 대사는 “김국기·최춘길 씨 등 두 선교사가 강제 억류된 지 벌써 10년이 지났고, 이달 20일은 또 다른 선교사 김정욱 씨가 강제 억류된 지 4000일이 되는 날이라며억류된 우리 국민 총 6명을 북한이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8 5월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을 석방한 바 있는데요, 미북 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특별한 선물이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반면 비슷한 혐의로 억류한 한국인들은 10년 넘게 석방하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 문재인 정부가 자국민의 석방 문제를 북한에 강력히 요청하지 않은 원인도 있지만 김정은 총비서의 반민족적인 대남 적대 인식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북한에 억류 중인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최진영 씨는 지난 3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간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하면서 처음으로 언론에 얼굴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RFA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아버지를 비롯해 김정욱’,‘김국기선교사의 이름과 그들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오랜 고민 끝에 공개 활동에 나섰다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생사라도 확인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와 북한 당국은 최진영 씨를 비롯해 억류자 가족의 호소에 응답하고 억류자 전원을 석방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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