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서 외면당하는 중국 유학생 , 최악의 실업난에 국내 취업도 어려워
- 中 정부 , 귀국한 유학생에 "다시 나가라"
- 올해가 과부의 해 ?
- 중국 당국 , 결혼·출산 주는데 미신까지 퍼져 '곤혹'
중국의 해외 유학생들이 해외에서도 외면당하고 중국 내 취업도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심지어 중국 정부는 귀국한 유학생들에 ‘다시 해외로 나가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데, 한때 귀빈 대접을 받던 중국의 유학생들이 왜 이런 상황에 처했을까요. 오늘의 첫 소식으로 전합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유학생 대국으로 불립니다. 중국 경제가 호황기를 맞던 시절, 중국 내 중산층 이상 가정에서는 자녀를 해외로 유학 보내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실제로 해외로 유학을 떠나는 중국 학생 숫자는 매년 증가해 2019년 기준, 70만 명을 넘었습니다.
워낙 인구가 많은 중국이니 이 숫자가 얼마나 많은지 가늠이 안 되실 건데요. 2019년 기준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유학생 중 3명 중 1명이 중국인이었다고 합니다. (미국 국제교육원(IIE) 자료 인용) 또 영국, 호주,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국가 대학 캠퍼스를 중국인이 점령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중국인 해외 유학생들의 수는 급감했는데 몇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우선 미중 갈등과 중국의 반서방 정책으로 인해 해외에서 중국인 유학생과 유학생의 취업이 환영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022년 미국 정부의 중국 유학생 사증(비자) 발급 건수는 전년 대비 45% 가 줄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2020년 미국 기술과 지식을 불법으로 취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중국인 유학생과 연구자의 미국 체류 자격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실세로 2022년 기준 미국 내 중국 유학생의 전공 분야를 보면 과학과 공학이 각각 28.1%와 17.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중국이 해외 유학생들을 통해 미국의 선진 민주주의 이론이나 시스템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 탈취에만 열을 올린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다른 서방 국가들도 중국인 유학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한때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지역이던 호주는 2021년부터 유학생 다변화 지수 정책을 도입했는데요, 각 대학에서 공부하는 유학생 출신국을 조사해 ‘특정국 유학생’ 즉 중국인 유학생 비중을 줄이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도 최근 취업 사증(비자) 발급 요건을 강화했고, 영국도 지난해 외국인 취업 사증 신청에 필요한 급여 수준을 인상했습니다. 미국은 물론 호주, 싱가포르, 영국 모두 중국인 유학생 비중이 가장 많은 국가인 점을 고려하면 다분히 중국인 유입 견제 조치로 해석됩니다.
또 하나 중국의 경기 침체와 부동산 가격 폭락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자녀들을 유학 보낸 중국 중산층이 최근의 중국의 부동산 위기로 타격을 입어 자녀의 유학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유학생들은 수많은 국가의 유학생들 사이에도 풍족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요, 중국인 유학생 10명 중 9명이 지난 10년간 장학금에 의존하지 않고 자비로 생활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중산층 재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 붕괴는 가정 경제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더 이상 자녀의 유학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가정이 늘고 있다는 얘깁니다.
해외에서 유학하고 귀국한 중국 유학생을 하이구이(海龜) 즉 바다거북이라고 부릅니다. 바다거북이 자신이 알을 깨고 나온 곳으로 돌아오는 회귀 본능이 있는 데다 바다를 건너온다는 의미의 하이구이(海歸)와 발음이 같은 데서 유래됐습니다. 하이구이는 한때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엔 하이구이들도 취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종의 취업 보증수표로 통하던 해외 대학 졸업장이 더 이상 취업을 보장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이구이들은 사상 최악 청년 실업률 속에서 얼마 안 되는 일자리를 놓고 국내파와 경쟁해야 하는데요, 설상가상으로 중국 정부는 귀국 유학생들에게 "다시 나가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선 실업률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 내기 위해 유학생들의 국내 복귀를 막아야 한다는 판단도 깔렸을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유학생 입장에선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 셈입니다.
중국에서 해외 유학생이라는 명칭이 갖던 위상은 북한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이 같은 변화는 불과 수십 년 만에 이뤄진 것인데요. 북한의 유학생들도 변한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북한으로 돌아가는 대신 대한민국으로의 망명을 선택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북한으로 귀국한 해외 유학생들은 평양에서 혹독한 사상 검열을 당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통일부는 지난해 해외에서 생활하던 북한 외교관, 해외 주재원, 유학생 등 엘리트 계층 10여 명이 대한민국으로 망명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해 국내 입국한 탈북민은 196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인 99명이 2030세대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의 탈북 이유를 보면 '북한 체제가 싫어서'란 응답이 '식량 부족' 때문이란 대답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이런 인식 변화가 과연 북한 엘리트 계층에만 국한된다고 볼 수 있을까요. 북한 당국만이 변화의 시계 바늘을 붙들고 있을 뿐입니다.
### 프로모 ###
남성 인구가 여성보다 3천만 명이 많은 중국에서는 신랑측에서 신부에게 결혼 지참금 ‘차이리’를 주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올해 중국 당국은 ‘차이리’ 가 사회 문제화되자 규정을 만들었는데요.
INS- 중국 관영 CCTV (지난 1일 보도) : 돈 등 재물을 목적으로 결혼할 경우 상대방이 반환을 요청하면 인민법원은 이를 지지합니다
당국이 치이리 관행에 제동을 건 이유는 결혼 기피의 이유로 봤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여기 한가지 더 결혼의 장애물이 등장했는데 바로 “2024년은 과부의 해로 결혼하기 적절치 않다” 최근 중국 온라인에서 화제로 떠오른 속설이 주인공입니다.
중국에는 1년의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인 입춘이 봄의 시작과 함께 새 생명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올해 입춘은 양력 2월 4일로 중국에서 춘제(春節)라 부르는 음력 설보다 빨랐는데요, 중국에서는 이런 해를 ‘봄이 없는 해’ 즉 무춘년(無春年)이라고 부릅니다. 절기상 입춘이 음력설보다 빠르면 음력 새해가 지난 뒤에는 입춘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중국에서는 이렇게 ‘봄이 없는 해’, 즉 무춘년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 있는데 바로 ‘과부년(寡婦年)’ 즉 ‘과부의 해’ 입니다. 입춘이 음력설 보다 앞서면 양기가 부족하고, 양기가 부족하면 여성이 과부가 될 수 있다는 속설에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중국에서 ‘과부의 해’라는 표현은 진짜 과부가 된다는 의미보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남편을 잃은 과부처럼 외롭고 힘든 한 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사실 음력과 양력의 차이 때문에 무춘년은 2~3년 주기로 나타납니다. 2021년과 2019년, 2016년, 2013년이 모두 무춘년이었습니다. 올해 유독 무춘년, 즉 ‘과부의 해’라는 단어가 세간에 많이 회자되는 이유는 중국 경제난과 어두운 전망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중국 당국 입장에선 이 같은 미신이 퍼지자 당혹스런 모습입니다. 언론들이 나서 과부년의 유례와 잘못된 속설을 집중 조명하며 과학적 근거가 없고 미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대중은 당국의 설명보다 미신이 주는 흥미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중국에서 과부의 해가 화제라면 북한에서는 올해 ‘쥐를 잡아먹는 해’가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동족인 대한민국을 ‘제1주적’으로 규정하고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러시아에 무기를 팔아 번 식량 등은 전부 군량미 창고와 군수공장으로 돌아간다고 하죠. 식량 지원이 있어도 주민들 몫으로 차려지는 것은 없어 보이는 2024년, 주민들 속에서는 쥐를 잡아 먹으며 생활을 이어가는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는 겁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에디터:양성원 제작:이현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