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위험한 파트너 푸틴과 김정은 경계?
- 푸틴이 방중 직후 방북 안 한 이유가 시진핑 눈치 보기?
- 전문가, '중국, 북러 간 밀착에 불안감 느끼고 있어'
- 중국 기업 88%·일본기업 50%, 한국 기업과 협력 기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상과 달리 북한을 찾지 않고 러시아로 돌아갔는데요, 이를 두고 중국의 만류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늘의 첫 소식으로 전합니다.
지난 16~17일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났습니다.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의 말입니다.
INS-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 중국은 유럽 대륙이 조기에 평화·안정을 회복하기를 기대하고, 이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 우리는 재선 후 서로를 첫 방문하는 전통을 세웠습니다. 이는 상호 중요성의 명확한 증거입니다.
양국은 이번 정상 회담을 통해 우의와 결속을 과시했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17~18일 일정으로 북한까지 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지난해 9월 러시아를 찾아왔던 북한 김정은 총비서의 초청에 화답했던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중 일정을 평양 방문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방중 마지막 일정이 북한과 740㎞ 떨어진 하얼빈이었기 때문에 그의 '깜짝 방북'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렸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평양을 찾지 않고 곧바로 러시아로 돌아갔습니다.
만약 푸틴 대통령이 방북했다면 이는 중국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외교관들과 이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소식통 등을 인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푸틴과 김정은을 중국에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보지만 동시에 가장 불안정한 두 국가 관계가 더욱 친밀해지면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은 중국의 최대 우호국으로 꼽히며, 오랜 기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례 없는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에 중국은 절대적인 경제 생명선인데요, 다만 중국은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는 모습이 국제사회에 비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푸틴이 북한을 건너뛰어 곧바로 귀국길에 오른 것도 지나친 유착을 꺼리는 시진핑 주석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서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對中) 경제 압박이 어느 때보다 거세지는 가운데 유럽과 같은 서방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중국 방문 직후 곧장 북한으로 향한다면 북중러 삼각 동맹 강화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키워 결과적으로 중국이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결과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타스통신에 따르면 지난 18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訪北) 준비가 “나름의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예정 방문 날짜를 발표하진 않았지만 북한을 방문할 계획은 분명히 있다는 것인데, 다만 중국 방문 직후라는 시점은 피한 셈이 됩니다.
북중러는 각각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 반기를 든 권위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국의 입장은 난처해지고 있습니다.
동북아 정세의 현상 유지를 원하는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이 러시아와 협력을 통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핵 개발을 가속화 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입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중국이 모스크바에 어떤 압력을 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중국은 러시아에 러시아가 이전에 제기했던 3자 동맹이 아닌 양자 관계(중·러)를 발전시키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평화와 관련된 문제를 분석하는 미국 스팀슨 센터의 쑨윈 중국프로그램 국장은 “중국은 3국 협력이 부각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예측할 수 없는 두 명의 파트너에게 갇히는 것을 피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중국이 북한 정권의 미사일이나 위성 발사를 늦추려고 하지는 않지만, 북한이 또 다른 핵실험을 하지는 않도록 설득하는 일에 무게를 두는 것처럼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중국은 현상 유지를 하면서 동북아에 잠재적 위협이 되는 북한을 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푸틴 대통령에게 중국과의 관계는 북한보다 더 상위에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며, 러시아로서는 이에 따라 경제적인 면 등을 고려했을 때 중국과의 양자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더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 점이 중국이 꺼리는 방중 직후 방북을 푸틴 대통령이 피해준 이유라는 얘기입니다.
전직 북한, 벨라루스 주재 영국 대사였던 존 에버라드는 워싱턴 포스트에 “북한은 푸틴에게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며 “북한은 단지 러시아와 거친 놀이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평양에 방문하라는 김정은 총비서의 초대를 수락한 만큼 그의 방북이 조만간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북중러 연대 강화로 미국과 자유주의 진영에 대항하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푸틴 대통령의 방중 직후 방북조차 꺼릴 정도로 이를 경계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런 가운데 김정은 총비서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사건이 또 하나 예정돼 있습니다. 바로 오는 5월 26일 ~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일 3국 정상회담입니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리창 중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석하는 이번 회의는 인적 교류, 지속 가능한 개발 등 6개 분야 협력 방침을 정리한 공동 문서의 발표를 목표로 하며 미래 지향적인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도 발끈했던 북한이 한중일 정상회담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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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중국 대기업의 과반수가 우선 협력 대상국으로 한국을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늘의 두 번째 소식으로 전합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지난 20일, 한중일 국가의 매출 1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중일 경제협력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경협에 따르면 기업 숫자로 환산했을 때 중국 기업의 88%는 일본보다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일본 기업의 50%는 중국보다 한국 기업과 협력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한국 75%, 일본 47%, 중국 45% 순으로 세 국가 간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기술 협력과 동북아 안보 문제를 꼽았습니다.
한국 기업 100곳, 일본 107곳, 중국 111곳이 참여한 이번 조사는 이달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실시됐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일본과 중국 기업은 한국 기업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협력 의지를 보였습니다. 10점 척도를 기준으로 일본 기업은 중국 기업(4.7점)보다 한국 기업(5.2점)과 협력할 의사가 컸습니다.
중국 기업도 일본 기업(6.5점)보다 한국 기업(7.1점)과의 협력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 기업의 협력 의향은 양국 기업에 대해 비슷한 수준(일본 기업 6.3점·중국 기업 6.1점)으로 나타났습니다.
협력을 희망하는 분야와 관련해 한국과 중국 기업은 ‘원자력·수소·신재생에너지’(한국 25.2%·중국 23.9%)를 1순위로 꼽았습니다. 일본 기업은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분야’(25.5%)를 가장 협력이 필요한 분야로 택했습니다.
과거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에서 일했던 북한 주민들도 개성공단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다고 하죠. 한때 개성공단엔 한국 기업 120여 곳이 입주해 5만 명 가까이 되는 북한 주민들을 고용했는데요. 김정은 총비서의 핵개발 폭주 때문에 2016년 가동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단절을 선언했지만 중국과 일본의 기업들이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선호하는 것처럼 북한 무역 일군들과 기업인들도 마음으로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기대할 것이라고 봅니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국 고대 민본주의 학자인 맹자는 왕과 관료의 책무는 백성의 의식주가 넉넉해지도록 하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민심이라고 했습니다. 맹자는 민심을 거역하는 왕은 갈아치워야 한다는 역성 혁명론을 주장했는데요, 오늘날 경제난으로 겪는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국방공업 발전과 자력갱생만 강조하는 김정은 총비서가 마음에 새겨야 하는 메시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에디터: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