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중국] 북중 관계 이상기류, 진짜 소설?

김명성-탈북민, 전 조선일보 기자
2024.07.11
[오늘의 중국] 북중 관계 이상기류, 진짜 소설?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손짓을 하고 있다. 3.20.2024
/Reuters

  • 중국, 북한 노동자 대규모 송환 요구?
  • 중국 외교부, 뉴스를 소설처럼 쓰지 말라
  • 3중전회 앞두고 중국 전 국방부장 등 엄중 처벌 위기
  • 리상푸는 사형 가능성까지 등장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중국 당국이 최근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을 전원 귀국시킬 것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중국 외교부가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한 가운데 과연 북중 관계의 이상 기류가 존재하는지 주목됩니다. 오늘의 첫 소식으로 전합니다.

 

9일, 한국의 동아일보는 최근 중국이 북한 당국에 비자가 만료되는 북한 노동자들을 전원 귀국시키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북한 당국은 파견 노동자들을 순차 귀국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비자가 만료되는 노동자를 전원 귀국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피해 취업 비자가 아닌 학생·관광 비자 등을 이용해 중국에 노동자를 파견해 왔고 이런 방식으로 중국에 체류하는 북한 근로자의 수는 수만 명, 많게는 10만 명 규모로 추산됩니다. 이들 상당수는 코로나 이전에 파견돼 조만간 비자 기한이 만료되는데, 중국이 이들의 체류를 연장하지 않고 북한으로 돌려보낸다는 방침을 정했다는 보도였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해외 파견 노동자 임금의 최대 90%를 착취해 연간 수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실제 노동자 귀국 조치가 이뤄진다면 북한에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보도 직후 중국 외교부는 전면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관련 상황을 듣지 못했으며 북한과는 전통적 우호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린 대변인은 최근 한국 일부 매체가 조중 관계를 놓고 억측과 과장된 선전을 한다”며  “뉴스를 소설처럼 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의 강한 부정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북·중 간 이상 기류 현상은 수차례 포착됐습니다.

 

지난 1월 반중 성향의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당선됐음에도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중국에서 대규모 지진·산사태가 발생했지만 북한이 위로 서한을 보내지 않았던 점이 대표적으로 꼽힙니다. 같은 시기 김정은 총비서는 일본에 지진이 발생하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앞으로 공식 위로 서한을 보냈습니다.

 

특히 왕야쥔 북한 주재 중국 대사는 6·25를 맞아 평양에서 열린 대규모 반미 집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의 참석은 확인됐습니다. 과거 중국군 수백만 명이 6·25전쟁에 참전했던 점을 고려했을 때 이례적인 동향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중국이 다렌에 설치했던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총비서의 정상회담 기념 발자국 동판을 철거하는가 하면 북한이 중국 위성을 통해 송출하던 조선중앙TV 송출 서비스를 중단하고, 러시아 위성으로 갈아타는 등 북중 간 불편한 모습은 계속 노출되고 있습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로 인해 해상을 중심으로 성행하던 북-중 간 밀수품 운송업도 중국 당국이 해상 단속을 강화하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중 무역 동향을 반영하는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5월 북한의 대중 수입은 1억 5,038만 달러로 4월 대비 8.8% 하락했는데요, 이런 중국의 행동은 북러 간 위험한 밀착을 견제하며 북한에 일종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 전문가인 남성욱 고려대 교수의 분석입니다. 

 

INS-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러시아 쪽으로 기울어지는데 대해서 못마땅하게 생각하죠. 일단 전통적인 북중 관계로 볼 때 북러 관계의 밀착은 결코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의 정책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있고, 북한 입장에서는 단계적으로 철수를 해서 인력을 교체를 해야 하는데 (보도대로) 전부 일시에 퇴거하면 외화벌이 사업에 큰 차질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과거 북한은 김일성 주석 시절부터 중국과 소련을 오가는 시계추 외교를 통해 이익을 챙겨왔는데요, 최근 북러 간 밀착으로 북중 관계에서 잃는 것이 더 많아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난 8일 김일성 주석 사망 30주기 기념 행사 공연장에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했는데요, 김덕훈 내각 총리와 최선희 외무상, 김성남 당 국제부장, 김여정 당 부부장이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덕훈 내각총리를 제외한 3명 모두 북한의 대외 분야를 책임진 인물들로 대외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북한의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 프로모 ###

 

최근 당적과 군적이 박탈된 리상푸(李尙福·66) 중국 전 국방부장이 사형 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중화권 매체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부패 척결로 몸살을 앓는 중국군의 실태를 오늘의 두 번째 소식으로 전합니다. 

 

중국의 관영 CCTV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중국은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리상푸 전 국방장관에 대해 인사 청탁과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적용해 당적과 군적을 박탈했습니다. 또 20차 당 대회 대표 자격 박탈을 결정하고, 그의 상장 계급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중앙정치국은 발표된 결정문에서 “리상푸는 정치·조직 규율을 엄중하게 위반하고, 당과 군대의 고위 간부로서 초심과 사명을 배반했다”는 문구가 담겼습니다. 통상 중국 고위급이 ‘정치 범죄’를 벌였을 경우 매국에 준하는 수준으로 처벌되는데요, 이런 배경 때문에 리상푸에 대해 사형 구형까지 가능하단 진단이 나옵니다.

 

5일, 대만 연합보는 “중공 군대에서 정치 죄목은 전쟁 시기의 ‘당과 국가를 배반한 것에 해당한다’”며 통수권자의 지침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리상푸가 처음으로 극형을 당하는 상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중국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리상푸 이전에 비슷한 혐의로 처벌받은 이들은 중국 군부 내 장쩌민 인맥의 대부인 궈보슝·쉬차이허우 군사위 부주석이었는데요, 쉬차이허우는 부패 조사 과정에서 암으로 사망했고, 궈보슝은 종신형에 처해졌습니다.

 

리상푸 전 부장과 함께 그의 전임자인 웨이펑허(魏鳳和) 전 국방부장도 당적과 군적을 박탈당했습니다. 웨이 전 부장은 ‘청렴 기율 위반, 선물 및 현금 수수’와 ‘충성과 절개를 상실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중국이 군 부패에 엄중한 것은 동아시아 최대 방산 비리로 평가받는 청일전쟁 당시 ‘진흙포탄’ 사건 때문입니다. 아시아 최강의 최신 함대를 보유하고 있던 청나라 해군은 황해에서 일본 해군과 벌인 전투에서 괴멸당했는데요, 중국군 함선에서 쏜 포탄이 일본 군함에 명중돼도 터지지 않는 등 방산 비리로 인한 쓰라린 고통을 겪은 역사가 있습니다.  

 

최근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당국이 6개월 새 무려 15명의 로켓군과 방산 국유기업 수뇌부를 숙청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은 미군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군 전력을 갖추겠다며 2016년 1월 대대적인 인민해방군 개혁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당시 창설된 로켓 군은 핵미사일 운용 부대뿐 아니라 전략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부대, 우주방어부대 등을 통합한 인민해방군의 핵심 전력이었습니다. 

 

특히 로켓군에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지원됐습니다. 그러나 미 정보당국에 따르면 미사일 연료 대신 물이 채워졌고, 규격에 안 맞는 부품으로 인해 쓰지 못하는 미사일이 창고에 가득 쌓여있었다고 합니다. 이때문에 시진핑 주석이 로켓군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습니다.

 

비리하면 북한군도 결코 만만치않은데요, 비리보다 군인들을 소모품 정도로 취급하는 군 수뇌부와 국가의 행태입니다. 국가의 크고 작은 토목 공사에 동원돼 많은 젊은 목숨이 죽어갔고, 최근에도 북한군 다수가 비무장 지대에서 지뢰 매설을 하다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까운 젊은 군인들이 김정은 총비서의 영구분단 정책의 희생양이 된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정리,제작이현주

에디터양성원

웹편집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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