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반세기 이상 시리아를 철권 통치해온 독재자 뱌사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이 무너졌습니다. 독재의 압제에서 해방된 시리아 시민들은 거리로 달려나와 축제분위기를 띄웠습니다. 세습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화학무기로 자국민을 학살해 ‘최악의 폭군’ ‘중동의 학살자’로 악명높았던 알 아사드 대통령은 수도가 함락되기 직전 러시아로 망명했습니다. 시리아 아사드 독재정권의 몰락은 반세기 이상 친선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북한에도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시간에 이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8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 거리로 떨쳐나온 시민들이 환호를 지르고 있습니다.
[ABC 보도 일부 녹취(시리아 여성 )]: we can't even believe it, because it was a dream. We have been waiting for a very long time. 60years humiliation of dictatorship we were free and we can't believe it. (우린 믿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이날을 기다려왔습니다. 60년 비인간적 독재에서 (벗어나)우리가 자유로워졌다는 것을 믿을 수 없습니다)
방금 들으신 음성은 시리아 독재 정권 종말에 격정을 터놓는 시리아 여성의 목소리를 보도한 미국 ABC 방송 내용입니다. 외신들은 반군이 수도를 공격해오자 바빠맞은 아사드 대통령 일가가 수도 디마스쿠를 버리고 러시아로 망명했다고 전했습니다.
[ABC 보도 일부 녹취]: The nearly ousted Syrian president and his family have been granted asylum in Moscow according to Russian State media. (러시아 관영 매체에 따르면 축출 위기에 내몰린 시리아 대통령과 그 일가가 모스크바로부터 망명신청을 허가 받았습니다)
60년간의 철권 통치를 이어온 독재정권을 축출한 반군은 무기를 들고 허공에 공포탄을 쏩니다. 거리로 달려나온 시리아 시민들은 손가락으로 V표시를 하며 승리를 자축했습니다.
한 시민은 “이 순간이 가장 최고로 행복하다.”며 말하며, 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의 사진을 발로 밟습니다. 아사드의 초상이 땅바닥에 나딩굴고, 시민들은 대통령 궁전의 사치스런 가구들과 미술작품들을 어디론가 날라갑니다.
반군은 고문과 집단 처형으로 악명 높은 감옥문을 부수고 수감자들을 석방했습니다. 쇠창살을 빠져나온 죄수들은 거리를 마구 내달리면서 자유에 대한 기쁨을 신에게 돌립니다.
아사드 대통령은 수도가 함락되기 직전 비행기로 탈출하던 중 추락하여 사망했다는 소문까지 돌았으나, 다행히 목숨을 부지하고 러시아에 도착했다고 러시아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아사드 정권의 몰락을 자축하는 동시에 그동안 아사드 정권의 탄압에 희생당한 사람들에 대한 애도도 이어졌습니다. 외국으로 피난갔던 시리아 교민들도 아사드 정권의 붕괴를 축하했습니다.
13년에 걸친 시리아 내전은 수백만 명의 사상자와 난민을 발생시키며 현대 중동 지역에서 가장 파괴적인 분쟁 중 하나로 기록되었습니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아사드 정권이 강경 탄압하며 시작됐습니다. 이 전쟁은 정부군을 한편으로 하고, 반군, 극단주의 종교세력 간의 복합적인 갈등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거기에 러시아와 이란이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미국과 서방이 반군을 지원하면서 국제적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되었습니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중동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내전 초기부터 수천명의 군대를 파견해
시리아 정부를 지원했습니다. 러시아는 각종 전투기를 동원해 반군과 ISIS의 주요 거점을 타격했습니다. 북한도 군사 고문단과 전투지원 인원을 파견했고, 화학무기 및 군수품을 제공했습니다.
한편, 미국과 서방은 아사드 정권의 인권 탄압과 독재를 비판하며 반군을 지원했습니다. 튀르키예는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의 세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반군을 지원했습니다.
그러면 근 13년간 버티던 아사드 정권은 왜 몰락하게 되었을까요?
우선 시리아 경제가 악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내전이 장기화되면서 시리아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로 실업률과 물가가 상승하고, 이는 주민들의 불만으로 이어졌습니다.
또 다른 원인은 외부 지원이 약화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리아를 도울 여력을 잃었고, 이란 역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개입하며 지원을 이어갈 수 없었습니다.
러시아와 이란이 지원을 줄이면서 정부군의 힘이 갑자기 빠졌습니다.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수십만명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해 전투 인력이 모자라 북한에 손을 내미는 형편이니 시리아를 도와줄 여유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이 몰락하게 되면서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군사용으로 운영중이던 항구와 비행장도 내놓고 쫓겨나게 될 판이라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이란도 내전 초기 시리아를 적극 후원해왔으나, 지난해 10월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이란·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전쟁으로 치닫는 등 전선이 확대되면서 자국 상황에 몰두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특히 헤즈볼라는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지난 9월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후 조직이 약화됐습니다.
그러면 아사드 정권은 어떤 정권일까요?
바샤르 알 아사드는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이어받아 24년간 시리아를 통치했습니다. 그의 아버지 하폐즈 알 아사드는 북한에도 잘 알려진 독재자입니다. 그는 1970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후 장기집권을 하다 2000년 사망했고, 그 아들인 알 아사드는 그의 후계자로 2000년에 대통령 자리에 올랐습니다.
아사드는 원래 정치에는 별 관심이 없던 의사 출신이었습니다. 그는 북한의 김정은처럼 해외유학까지 경험했지만, 정권을 잡은 뒤에는 독재를 강화하기 위해 자국민을 화학무기로 살해해 ‘최악의 독재자’라는 악평을 받았습니다. 그는2011년 ‘아랍의 봄’이라고 부르는 민주화 시위가 시리아로 확대되자, 이를 무자비하게 진압했고, 위기에 몰리게 되자 2013년 반군을 향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과 시리아는 어떤 관계였을까요?
북한과 시리아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지난 달 16일 축전을 보내는 등 김씨 3대째 친선관계를 돈독히 해왔습니다. 특히 시리아의 핵개발, 미사일 개발, 군사 훈련, 화학무기 지원 등에 관여해왔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의 말입니다.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well, North Korea and Syria have long military relationship going back perhaps to the 1960s. And North Korea was assisting Syria building nuclear reactor that was Israel bombed 2007. And more Recently there been North Korea support Syria chemical weapons. That is the not good story. (북한과 시리아는 1960년대부터 오랜 군사적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북한은 2007년에 이스라엘이 폭격한 원자로도 지어주고 있었고, 화학무기도 제공해주었습니다. 이건 좋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오랜 독재정권은 결국 종식된다’는 교훈을 북한이 시리아 사태를 보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김씨 일가는 루마니아의 니콜라에 차우세수크,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리비아의 모하메드 엘 가디피 등 독재자들이 반정부 세력에 의한 비참한 종말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보며 독재정권이 영원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북한주민들을 더 강력하게 통제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장기간 내전동안 수많은 민간인이 사망하거나 다쳤습니다. 내전 발발 13년간 사망자는 60만명을 넘었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등록된 시리아 난민은 지난달 기준 500만명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국제사회는 압제에서 벗어난 시리아 시민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자유로운 사회를 건설할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랫동안 고통에 시달리던 시리아 국민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역사적 기회의 순간을 맞이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As all we turn to the question of what comes next the united states will work with our partners and stakeholders in Syria.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의문이 우리 모두에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시리아의 파트너 및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할 것입니다.)
시리아에서 정의는 실현됐지만, 불확실성도 큽니다. 정권을 되찾은 반군이 국제사회가 바라는 인권과 평화가 지켜지는 민주주의 국가보다는 또 다른 '근본주의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되면서 김일성 시대부터 북한이 중동에 마련해놓은 시리아라는 외교적 교두보가 통째로 붕괴했습니다. 아울러 ‘독재는 영원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북한에 남긴 것은 주목할만한 역사적 사건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시리아 뱌사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 붕괴소식과 북한에 주는 교훈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