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헌법에 위배되는 북한 ‘통행증 제도’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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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주민국경통행증 겉면
북한의 주민국경통행증 겉면
연합뉴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세계인권선언 제13조 1항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자국내에서 이동 및 거주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북한도 헌법 제75조에 “공민은 거주, 려행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인민보안성은 주민들의 거주, 여행의 자유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남한의 한 방송사가 북한에서 51년만에 여행증 제도를 폐지했다는 보도가 나온 적 있었습니다만, 복수의 탈북민들에 의하면 통행증 제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의 통행증 제도가 북한 헌법에 어떻게 위반되는지, 그리고 외국에서 여행의 자유는 어떻게 보장되는지, 오늘 <탈북기자가 본 인권>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지난해 남한의 한 방송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2월 16일(김정일 생일)을 맞아 여행증 폐지 의사를 주요 간부들에게 전했고, 그래서 전격적으로 여행증 제도가 폐지되었다는 보도가 나가자, 외부 인터넷 상에서는 장장 50여년간 유지해오던 북한의 통행증 제도가 사라져 주민들이 나라안 만이라도 마음대로 다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실낱 같은 희망이 생겼었습니다.

하지만, 통행증이 사라졌다는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과 연락하는 한 탈북민 소식통은 “통행증 제도는 인민보안성이 지난 50년간 유지해온 특권의 영역이고, 이를 통해 뇌물을 받고 사는 보안원들이 이를 없앤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지난해 북한 김정은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시작하면서 인권개선의 제스처를 보이기 위해 통행증 제도를 없애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예상도 있었습니다.

북한은 세계에서 통행증 제도를 실시하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북한 헌법에는 “모든 공민은 거주, 려행의 자유를 가진다”고 하지만, 그 헌법을 난폭하게 위반하는 통제권을 인민보안성에 준 것입니다.

북한이 2005년 7월 26일 수정 보충한 인민보안단속법 제30조에는 “인민보안기관은 려행질서, 걸어다니는 질서를 어기는 행위를 단속한다”고 규정했습니다.

헌법은 그 나라의 기둥과 같은 법입니다. 그 헌법을 인민보안성이 위반하는 것은 위헌판결을 받을만한 소지가 있는 중대한 모순입니다.

헌법에는 거주, 려행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그 헌법의 시행법 격인 인민보안단속법에는 “려행질서, 걸어다니는 질서를 어기는 행위를 단속한다”고 규정하는 오류를 범한 것입니다.

헌법에 반하는 법이라면 이는 마땅히 검토되어야 할 법입니다.

남한의 경우에는 헌법재판소라는 곳이 있습니다. 남한 국민들은 다른 법률에 의하여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와 자유가 침해당했다면, 그 진실을 가려 달라고 헌법 재판소에 소원(訴冤)을 제기합니다.

비유해 말한다면 여행을 가던 북한 주민이 여행증이 없어 보안원으로부터 매를 맞거나, 짐검사를 당했거나, 몸수색을 당했을 경우, 북한 헌법에 규정한 공민의 기본권이 침해당했다고 최고 재판소에 제소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최고재판소에서는 인민보안성 단속법을 고칠 것을 명령하는 판결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에는 헌법 재판소와 같은 재판기구도 없을뿐 아니라, 인민보안성 단속법과 같은 주민탄압 법령들은 공개되지 않은 채 은폐되어 주민들의 목줄을 조이고 있습니다.

그러면 외국 사람들은 어떻게 여행할까요?

이에 관해 한국과 미국, 유럽국가들, 중국 등을 경험한 탈북민 김동남씨로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선생님은 해외에서 생활을 하신지 꽤 되셨는데, 외국에서의 여행은 어떻다고 느끼셨습니까,

김동남: 아니, 외국에서는 통행증 같은 것은 필요없지요. 오직 비행기를 탈 때 자기 여권 같은 것을 제시하면 되는데, 북한과 같은 세상은 외국에서는 도저히 찾아 볼래야 볼수도 없습니다.

진행자: 선생님은 남한에서도 생활하시고, 미국도 여행하시고, 중국도 여행하셨는데, 외국의 상황을 간략하게 짚어주시죠.

김동남: 내가 많이 다닌 곳은 중국입니다. 중국이지만, 중국도 공산국가 치고는 그 숱한 사람들이 자유자재로 움직입니다. 그래도 자각적으로 질서를 지키고, 특별한 경우에만 경찰들이 신분증 검열을 하는거지요.

진행자: 미국은 어떻습니까,

김동남: 미국은 전혀 뭐 다르지요. 완전 자유 세상이지요. 미국 사람들 자체가 통행증이라는 개념이 없이 자랐고, 그런 세계가 북한과 완전히 다른겁니다.

진행자: 한국의 경우는 어떠했습니까,

김동남: 한국의 경우도 비슷한데 경찰이 신고가 들어왔거나, 그랬을 때는 경찰들이 특별한 경우에 꼭 자기 신분을 밝히고 신분증을 확인하자고 합니다.

진행자: 사람들이 여행하기 위해 차표를 살 때나 열차나 버스에 오를 때 통행증을 제시하는 것을 보셨습니까,

김동남: 못봤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북한을 떠나서는 어느 나라에서도 그런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남한에서는 사람들이 버스에 오를 때 버스 기사에게 차표를 보여주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북한처럼 통행증에, 차표를 검열하는 그런 곳은 북한밖에 없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북한에서 통행증 제도가 왜 생긴 것 같습니까,

김동남: 통행증 제도는 제가 알건대, 유동 인원을 확인하고, 질서를 잡기 위해서 1970년대부터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양시를 위주로 국경연선까지 통제하기 위한 것이지요.

진행자: 그런 특별통행증 제도는 평양과 분계연선, 국경까지 확대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국경으로 나오는 것도 굉장히 어렵지요.

김동남: 그렇지요. 국경나오는 것은 통행증이 문제가 아니라 초소까지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청진에서 회령까지 나오는데 초소가 3개씩이나 있습니다. 이3곳에서 내렸다 올랐다 하면서 통행증 검열 마치는 게 얼마나 불편스럽습니까,

진행자: 그러면 통행증 제도는 북한에만 있는 악명높은 제도인데, 사실상 북한의 보안기관이 이런 제도를 없애지 못하는 것이 자기네 권한이나 특권이 없어져서 그렇지 않습니까?

김동남: 북한에서 통행증을 발급받으려면 하급 기관에서 상급기관까지 일체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분주소 안전부까지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통행증을 발급하는 인민위원회 2부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인민위원회 직원이 아닙니다. 보안서에서 파견한 사람들이지요. 그 사람들을 위해서 지금도 없애지 않고 있지요.

진행자: 만약 (주민들이)통행증이 없이 열차에 오르면 어떤 비인간적인 취급을 당하게 됩니까,

김동남: 세계 여러나라들을 보면 통행증 제도가 없는 것은 말할것도 없고요. 예를 들어 유럽 국가의 경우에는 (손님이) 차표가 없다고 하면 차장이 와서 끊어만 주면 됩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증명서와 통행증이 없다고 하면 보안원들이 사람들을 완전히 (짐승처럼)끌고 다니면서 본인을 정말 피곤하게 만들고, 심지어 여자들의 몸에 손을 대면서 부질없는 행동까지 하는 것이 보편적이지요. 보안원들은 주민들을 인간으로서 존중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들 비위에 거슬리면 강제로 하차시키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런 인권침해가 열차칸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그 통행증이라는 종이 쪼각이 없다는 이유때문에요. 혹시 외국에서 그런 상황을 목격한 적 있습니까,

김동남: 저는 외국에서는 전혀 보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북한에서 주민들은 자신들이 인권침해를 당한다는 것을 모르고 살지 않습니까, 북한 인민들이 자기 몸을 보호하고, 북한 헌법에 명시된대로, 자기 권리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동남: 우리는 북한 주민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외부에서 내부에로 계속 알려주어야 합니다. 라디오방송과 USB기억매체를 통해서 계속 북한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 사람들도 자기가 인간으로서 여행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자기 권리를 지켜야 한다는 국제법적 선언도 알고 있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북한의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북한의 통행증 제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RFA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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