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8차 당대회, 대미관계 주도권 확보 목적”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21-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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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8차 당대회, 대미관계 주도권 확보 목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민들에게 보낸 새해맞이 친필 서한.
연합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8차 당대회가 개최됐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생략한 상황이기 때문에 8차 당대회 결과가 향후 북한의 대내외 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지금까지 진행된 북한의 8차 당대회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먼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날 신년사를 생략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친필 연하장을 공개했죠. 이 소식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8차 당대회 개회사 내용도 정리 부탁드립니다. 위원님께서 보셨을 때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었습니까?

고영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신년사를 생략했습니다. 친필 연하장으로 신년사를 대신했습니다. 북한 지도자가 주민 앞으로 연하장을 보낸 것은 1995년 이후 26년만에 처음있는 일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연하장에서 어려운 세월 속에서도 변함없이 우리 당을 믿고 언제나 지지해주신 마음들에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래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1 1일 육성으로 신년사를 해왔습니다. 지난해에는2019 12 28일부터 31일까지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의 김정은 위원장 연설이 2020 1 1일 공개됐고 이에 따라 신년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하지 않은 것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8차 당 대회가 임박했고 당대회에서 당원들과 주민들에게 향후 과업들에 대한 연설 기회들이 많아 신년사 대신 연하장으로 주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5 8차 당대회를 소집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지난 6조선 노동당 제8차 대회가 2021 1 5일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개막됐다며 김 위원장이 개회사와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연설에서 제가 주목한 부분이 몇 가지 있는데요. 먼저 김 위원장이 개회사에서 북한 경제가 실패했음을 자인했다는 점입니다. 김 위원장은 개회사 연설을 통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사회주의 건설에서 부단한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는 우리의 노력과 전진을 방해하고 저애하는 갖가지 도전은 외부에도, 내부에도 의연히 존재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김정은 위원장이 결함의 원인을 객관이 아니라 주관에서 찾아야 한다그대로 방치하면 더 큰 장애로, 걸림돌로 되는 결함들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다시는 그런 폐단이 반복되지 않게 단호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 것입니다. 이는 경제 실패의 원인이 김정은 위원장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암시한 것이라고 봅니다. 김 위원장이 이 같은 발언들을 내놓은 것은 매우 어려운 북한 내부 상황이 반영됐기 때문인지, 아니면 김정은 위원장 지도력의 형태가 변했기 때문인지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이번 당대회에서 주목된 점은 당대회 집행부 70%정도가 물갈이 됐다는 건데요. 김여정이나 조용원 같은 인사들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고영환: 2016 7차 당대회와 올해 8차 당대회 집행부의 구성원을 비교해보면 39명 총인원은 그대로지만 구성원 가운데 29, 74.4%가 교체됐습니다. 당대회를 이끄는 집행부가 5년 만에 대거 물갈이 된 겁니다. 집행부에서 교체되지 않고 자리를 지킨 인사들은 김정은 위원장과 최룡해·리병철·김덕훈·박봉주·리일환·김영철·최부일 등 최측근 간부 10명에 그쳤습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경우 집행부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또한 새 집행부에서 눈에 띄는 인물들이 몇 명이 있는데요. 우선 박정천 총참모장을 보면 그는 김 위원장의 신임 아래 지난해 5월 차수로 진급한 바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태풍 피해 복구 등에서 군이 역할을 한 것을 인정 받아 원수로 진급했습니다. 박정남 강원도 당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추진 중인 지방 자립 체제의 모범으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자강도 정신을 만들었던 것처럼 김정은 위원장은 강원도 정신을 만들 정도로 강원도에 힘을 기울이면서 박정남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외에 김덕훈 내각 총리, 박봉주 당 부위원장, 김일철 부총리, 최상건 당 과학교육부장 등 경제, 과학, 교육 부문 간부들이 집행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대회 집행부에 이름을 올린 간부들의 면면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성과 위주로 간부들을 승진시키면서 세대 교체를 실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대회 대표자들의 구성을 봐도 몇 가지 특징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우선 인민군 대표자들을 보면 군인 대표는 7차 당대회 때 719명에서 8차 당대회에서는 408명으로 절반가량 감소했습니다. 대신 행정경제부문 대표는 423명에서 801명으로 약 두 배 늘었습니다. 또한 현장에서 일하는 핵심 당원 대표는 7차 당대회 당시에는786명이었는데 8차 당대회에서는 1455명으로 증가했습니다. 당대표자 구성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군인보다는 행정, 경제간부를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8차 당대회를 경제 도약의 계기로 삼으려는 것 같습니다.

목용재: 8차 당대회 시작은 지난 5일이었습니다. 왜 시점으로 결정했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당대회 시작 시점을 5일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정황을 통해 파악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북한이 지난해 당대회 개최 소식을 전하면서 8차 당대회가 1월 상순에 열린다고 발표를 하였다는 것과 연관 지을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지난 4일까지가 북한이 정한 방역 특별 기간이었다는 점이 알려진 바 있는데 이 방역 기간 이후 당대회가 개최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이 1 8일이여서 이를 계기로 당대회를 소집했고 더 나아가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과 당대회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새로운 정치적 지위를 부여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이유들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북한이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고 신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미 메시지를 발신함으로써 대미관계에서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우선 금요일 현재까지 8차 당대회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내부적으로도 당대회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띄우는 상황인데요. 현재까지의 사업총화 보고 내용 정리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북한의 최대 정치 행사인 제8차 당대회를 계기로 중앙TV 등 모든 북한 매체들은 특별 방송들을 편성해 당대회 축하 분위기를 띄우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6일 김정은 위원장의 개회사와 개회식 장면들을 녹화 방송했습니다. 지난 7일 중앙TV는 방송 첫 순서로 김정은 위원장의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내용을 보도한 후 6일 대회에서 경제 문제가 토론됐다고 방송했습니다. 지난 8일에는 대회 3일 차인 지난 7일 대회에서 문화, 사회, 준법투쟁, 근로단체 과업 그리고 대남 및 대외 문제 등을 토론했다고 전했습니다. 제가 북한 매체가 보도한 회의장 장면에서 주목한 부분은 수천 명의 당대회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촘촘하게 대회장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북한에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가 없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당대회가 언제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시고, 또 이번 당대회를 통해 북한이 어떤 전략노선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지난 5일 시작된 당대회가 방송을 하는 현시점까지 끝났다는 보도가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북한의 8차 당대회가 토요일인 9일 정도에는 끝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신형 코로나 정국에서 어렵게 당과 국가의 주요 인사들을 모아 놓았기 때문에 당대회가 5일 이상, 장기간 진행되는 것은 북한 당국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기회를 통해 당 대표자들의 사상투쟁과 사상단련을 가열차게 진행하고 당 대회가 부여할 향후 과제들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집행해야 한다는 자각을 심어주기 위해 현재 당대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봅니다. 예상되는 전략은 국내적으로는 역시 김 위원장의 힘을 믿고 혁명과 건설을 진행해야 한다는 자립자강 노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에 각을 세우면서도 미국이 대북적대시 정책을 해제할 경우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목용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 8차 당대회 개회사를 통해 경제 정책의 실패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발언이 주목 받았습니다. 물론 과거에도 김 위원장이 자신의 실책을 인정한 바가 있어 이 같은 발언 자체가 이례적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현재 어려운 북한의 상황이 김 위원장의 발언에 반영됐다는 게 한국 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북한의 8차 당대회가 진행 중이라 올해 북한의 대내외 정책 방향을 확인하려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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