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대사건’, 특별명령 이행 과정서 벌어졌을 것”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2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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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간부 숙청은 현 상황 어려움 인정한 셈” 29일 열린 북한 노동당 제8기 제2차 정치국 확대회의 모습. 김정은 당 총비서는 회의에서 책임 간부들이 국가비상방역전에 대한 당의 중요 결정을 태업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과 정치국 위원·후보위원, 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각각 소환·선거했다. 박정천 군 총참모장(파란 원)이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이 당 전원회의 이후 10여 일 만에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방역과 관련한 중대사건을 언급해 주목되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하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먼저 얼마 전 열린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김정은 총비서의 발언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북한 중앙통신은 지난 30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일부 책임 간부들의 직무태만 행위를 엄중히 취급하고 전당적으로 간부 혁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확대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한 것은 국가중대사를 맡은 책임간부들이 국가비상 방역전 장기화의 요구에 따라 조직기구적, 물질적 및 과학기술적 대책을 세울 데 대한 당의 중요 결정 집행을 태공함으로써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사건을 발생시켰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중대과업 관철에 제동을 걸고 방해를 놓는 중요 인자는 간부들의 무능과 무책임성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간부들 속에 나타나는 사상적 결함과 온갖 부정적 요소와의 투쟁을 전당적으로 더 드세게 벌일 ()”이며 지금이야말로 경제 문제를 풀기 전에 간부 혁명을 일으켜야 할 때라고 발언했습니다. 중앙통신은 확대회의 자료에 당 결정과 국가적인 최중대 과업 수행을 태공한 일부 책임간부들의 직무 태만 행위를 담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진 비판 토론에는 조용원 비서, 김재룡 부장 등이 참가했습니다. 주목되는 것은 김여정, 현송월 당 부부장들이 토론에 참석한 것입니다. 조용원과 김재룡의 비판토론은 이해가 되지만 부부장들인 김여정과 현송월이 정치국 회의에서 비판 토론을 하고 이들 토론 모습의 사진까지 찍어 언론에 공개한 것은 정말 이례적입니다. 

목용재: 당 정치국 확대회의가 전원회의 10여 일 만에 열렸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김정은 총비서가 언급한 ‘중대사건’이란 뭘 의미한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제 8 2차 전원회의가 끝난 지 보름도 안 되어 당 정치국 확대회의가 열리고 김정은 총비서가 고위간부들을 강력하게 비판한 것은 불과 열흘 남짓한 기간에 북한에서 강력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의미입니다. 확대회의에서 당 결정과 국가적 최중대 과업 수행을 태공한 일부 책임 간부들의 직무태만 행위”, “당 중앙의 결정 지시를 관철하기 위해 고심분투하지 않고 보신주의와 소극성에 사로잡혀 인민 생활 안정과 경제건설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과오등을 거론한 것으로 보아 8 2차 전원회의 결정 관철이나 동 전원회의에서 발표한 김정은 총비서의 특별명령서 집행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확대회의 토론자들이 조국과 인민의 안전, 사활이 걸린 국가비상방역체계의 지속적 강화와 경제사업, 인민생활 안정에 엄중한 저해를 줌으로써 당 중앙의 구상과 영도 실현에 해독적 후과를 끼쳤다고 비판한 것으로 보아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를 예방하고 주민 생활을 안정시키는 사업에서 사고가 난 것은 틀림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신형 코로나 감염병 확산이 이번 회의 개최의 주원인은 아닌 것으로 평가됩니다. 지난해 7월 탈북민의 재월북으로 개성에서 신형 코로나 감염 의심자가 확인됐을 당시 김정은 총비서는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열어 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격상하고 개성을 봉쇄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방역 강화 조치나 봉쇄조치가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중대사건은 신형 코로나로 인한 장기적인 방역으로 발생한 경제난, 특히 식량난을 풀기 위해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전원회의에서 지시한 특별명령의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8 2차 전원회의 직후 한국의 대북소식통은 김정은 총비서가 전원회의에서 직접 서명한 특별명령서에는 각 지역에 주둔하는 군부대가 군량미를 해당 지역 주민에게 공급하라는 내용과 전시 예비물자인 ‘2호미를 풀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목용재: 당 간부인사들에 대한 상당폭의 물갈이도 예상되는데요. 이번 확대회의 영상을 보면 리병철 당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에 대한 질책이 있었던 분위기입니다.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북한 보도대로 본다면 이번 회의에서 간부들이 상당 폭으로 물갈이 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심을 끄는 것은 당 고위간부 중 누가 해임 혹은 숙청됐을 것인가라는 부분입니다. 이 해답은 확대회의 모습을 전한 북한 매체의 사진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공개된 사진들 중에는 정치국 상무위원인 리병철이 어두운 표정으로 바닥을 보고 김정은 총비서가 그런 리병철을 노려보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회의 의제 거수를 하는데 리병철과 박정천만 손을 올리지 않고 있는 모습도 있습니다. 사진에서는 주석단에 있어야 할 과학교육담당 비서 최상건이 모습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이 사진들을 보면 인민군 서열 각각 1위와 2위인 리병철과 박정천은 김정은 총비서의 군량미와 2호미 방출, 수송 등 특별명령 집행 문제에서 과오를 범하여 엄중한 당의 문책을 받았고 중앙 당 차원에서 보건사업을 책임졌던 최상건 비서는 철직 혹은 숙청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내각과 인민군 다수의 간부들도 당의 문책이나 해임, 숙청 등 처벌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목용재: 최근 이전에 비해 살이 빠진 김정은 총비서가 등장해 주목되기도 했는데요. 조선중앙TV가 김 총비서의 건강 상황과 관련한 일반인 인터뷰를 내보낸 것은 이례적인 것 같은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북한 중앙TV가 지난 25일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 실황을 감상한 북한 주민의 반향을 방송하던 도중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수척하신 모습을 볼 때 인민들은 제일 가슴이 아팠다는 한 북한 남성의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 남성은 계속하여 모든 사람들이 다 눈물이 저절로 나온다고 한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당 중앙위원회 제 8 2차 전원회의 사진을 보면 김정은 총비서는 이전보다 훨씬 수척해진 모습이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마른 모습이 찍힌 사진들을 보면서 북한 전문가들은 두 가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가능성은 김정은 총비서가 자신의 건강을 우려하여 이른바 살까기를 했다는 것이고 다른 가능성은 김정은 총비서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내부적으로 김정은 총비서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판단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건강이 최고의 비밀이고 김정은 총비서의 허락을 받지 않고는 누구도 김정은 총비서의 건강 상태를 입에 올리지 못하는 것이 북한 체제의 특징인 점을 고려할 때 북한 일반 주민이 김정은 총비서의 수척한 모습을 방송에서 지적한 것 자체가 정말로 특이해 보입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의 주요 기관에 대한 북한의 해킹 공격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올해 한국항공우주산업에 대한 해킹 공격으로 한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 설계도면 등 다수의 고급정보들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달 30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해킹 사건을 수사 중인 한국 관계 당국은 해킹 시도로 최신형 한국 전투기 KF-21 설계도면과 관련 기술정보 등이 유출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에서 하는 전력사업 대부분에 대한 해킹 시도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차기 군단급 무인기, FA-50 경공격기, 수리온 직승기 등 방위산업 정보에 대한 탈취도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해킹 세력으로 북한을 지목하면서 해킹이 5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비슷한 시점에 이뤄져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커조직인 ‘김수키(kimsuky)’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하 의원은 북한이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원자력추진잠수함 등 핵심 기술을 집중적으로 노리고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한국의 최신 방위산업 기술들을 절취하기 위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북한이 당 전원회의 직후 10여 일 만에 확대회의를 개최한 계기로 한국 내 일각에선 북한 고위 인사들에 대한 대규모의 숙청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국가적 목표 달성에 차질이 빚어지자 이에 대한 책임 전가를 위한 희생양 찾기 작업의 일환이라는 건데요. 김정은 총비서는 국가적 목표 달성에 차질이 빚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있어서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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