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선 복원’ 북 진정성, 한미훈련 계기 예의주시해야”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21.07.30
“‘통신선 복원’ 북 진정성, 한미훈련 계기 예의주시해야”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27일 오후 군 관계자가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활용해 시험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한국과의 대화를 단절했던 북한이 지난 27일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했습니다. 오늘은 최근까지 만해도 한국 대통령과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북한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의도에 대해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27일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내용부터 정리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한국 청와대는 지난 27일 단절됐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남북이 복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27수뇌분들의 합의에 따라 북남 쌍방은 7 27 10시부터 모든 북남 통신연락선들을 재가동하는 조치를 취하였다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단절 413일 만에 이뤄진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 간 합의에 따라 이루어졌습니다. 박수현 한국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남북 양 정상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를 교환하면서 남북 간 관계 회복 문제로 소통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단절되었던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함으로써 남북정상이 여러차례에 걸친 친서교환을 통해 이번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의 서면 질의응답에서 남북 정상이 교환한 친서들에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 뿐 아니라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증 사태 및 폭우 상황에 대한 조기 극복 의지와 위로가 담겼다고 밝혔습니다. 이종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27일 오전 10시 판문점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설치된 남북 직통전화를 통해 북측과 통화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한국 군 당국은 오전 10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개통됐고 시험통화 등을 통해 운용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남북통신선 복원이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 봄바람을 가져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목용재: 이에 대한 미국과 한국 정부, 국제사회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대체로 환영의 입장을 표명했죠?

고영환: 통신연락선 복원을 미국 국무부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은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됐다는 오늘의 발표를 환영하며 이는 긍정적인 조치라고 생각한다외교와 대화는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마련하는 데 본질적인 것”이라는 미국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도 이날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소식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와 소통을 지지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유엔과 유럽 연합, 스위스, 에스빠냐, 독일 등 국제사회도 남북의 이번조치를 환영하고 있습니다. 나빌라 마스랄리 유럽 연합 외교안보정책 담당 대변인은 지난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남북 통신선 복원을 환영하며 이는 중요한 신뢰 구축방안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스위스 외무부의 피에르-알랭 엘칭거 대변인도 지난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남북 통신 연락선 복원은 남북 간 상호 신뢰 회복을 위한 반가운 조치”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한국과 미국을 향해 강경한 발언들을 쏟아 냈던 북한이 대남 유화조치를 취한 것을 국제사회가 환영하고 있습니다.

목용재: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북한이 지난해 저지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영환: 미국 랜드연구소의 수 김 연구원은 지난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을 통해 “김정은 총비서는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과의 소통을 꾀할 뿐 핵문제에 있어서는 타협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또 다른 연구소인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평양은 한국에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면서도 특정 조건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이 조치를 다시 되돌리겠다고 위협하곤 했다이번 통신선 재개통은 기본적인 수준의 의사소통 재개일 뿐인데 이에 대해 북한을 칭찬하거나 큰 의미를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습니다. 한국의 야당 및 시민단체들도 잇따라 입장들을 발표했습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양준우 대변인은 남북의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한국 정부는 연락선 단절 이후 벌어졌던 한국 공무원 피격 사건, 해킹 공격, 3월 미사일 발사 등 만행에 대해 북한으로부터 책임 있는 답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인권조사기록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연락선 단절로 미흡했던 한국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한 진상 규명을 진행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습니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한다고 하여도 도발과 만행을 저지른 후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넘어가는 북한의 태도를 바로잡는 일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목용재: 북한이 일단 전격적으로 통신선을 복원했는데요. 그동안 한국을 비난해왔기 때문에 전향적이라고도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북한의 속내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통신선 복원에 대한 북한의 속내를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우선 군사적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올해 8월 예정되어 있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대응차원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한미연합훈련은 거의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후 미국 정부와 조야에서는 한미훈련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만일 한미가 오는 8월 합동연합훈련을 하는 경우 코로나로 인한 경제난으로 내구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북한과 북한군은 이에 대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북한 지도부가 판단하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은 통신선 복원이라는 조치로 바이든 행정부 첫 해 한미연합훈련을 무력화시키거나 대폭 축소시켜 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평가합니다. 다음으로는 북한이 처해 있는 대내외적 난관을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통로를 통해 돌파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내적으로 북한은 신형 코로나로 인한 국경폐쇄로 최악의 경제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대외적인 측면에서 보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으면서 북한 인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고 중국 공산당 창건 100주년과 북중우호조약체결 60주년 등 중국과의 커다란 관계 확대의 계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변화도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처해 있는 대내외적 어려움에서 탈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또 돌파구로 북한이 통신선 복원이라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목용재: 북한의 통신선 복원 조치가 향후 남북 정상회담 개최 및 미북 대화 재개로 연결될 것으로 보십니까? 이번 조치로 북한의 전략도발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고영환: 로이터통신이 한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남북이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한 보도를 한국 청와대가 부인했습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8일 기자들에게 “‘남북 정상회담 개최 논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는 이미 밝혔듯이 사실이 아니다라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지난 28일 한겨레신문은 청와대 관계자가 전화통화에서 “예전에 문 대통령이 북한에 화상회의를 하자고 제안했다비대면 정상회담 정도는 목표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남북 화상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저는 남북정상회담 화상회담 성사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봅니다. 성사 측면에서 보면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봉착해 있는 대내외적 난관을 돌파하기 위한 외교적 수단으로 남북정상회담만한 카드가 북한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신형 코로나 비루스가 확대되고 있고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조건에서 북한이 모험을 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상회담은 아니더라도 보건의료 분야의 남북회담은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확실한 것은 이번 남북의 공동 조치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것입니다. 다만 올해 8월 예정인 한미연합훈련을 계기로 한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통신연락선을 복원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한국과 미국 등에서는 북한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7차례에 걸쳐 통신선을 단절 및 복원한 사례가 있습니다. 불만 표출의 수단으로 연락통신선을 활용한 셈인데요. 이번에는 북한의 진정성을 다시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