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워드 신간 ‘격노’, 미북관계 악영향 가능성”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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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해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이동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진은 지난해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이동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정상회담과 관련한 뒷이야기를 다룬 서적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미국의 언론들이 밥 우드워드라는 기자의 신간, ‘격노’에 담긴 내용을 입수해 최근 보도했죠? 이 책이 현재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고영환: ‘워터게이트’ 사건을 밝힌 미국의 유명한 기자이며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인 밥 우드워드가 최근 8개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18차례 인터뷰한 것을 토대로 쓴 책이 오는 15일 공식 출간됩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이란 1972년 6월 미 공화당 출신인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재선을 획책하는 미국의 비밀공작반이 워싱턴의 워터게이트빌딩에 있던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해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된 정치적 사건입니다. 이 사건으로 닉슨 당시 미 대통령은 1974년에 대통령직에서 사임했는데요. 우드워드 기자는 당시 이 사건을 특종 보도한 기자입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기사를 쓴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쓴 책이라 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겁니다. 우드워드 기자의 책 제목은 ‘격노’입니다. 미국 대다수 언론들은 지난 9일 이 책에 담긴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무기를 부동산에 비유해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집을 사랑하는 누군가와 정말로 비슷하며 그들은 이것을 팔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김정은 위원장이 가진 핵무기가 김 위원장이 가장 사랑하는 집과 같다고 비유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집, 즉 핵무기를 김 위원장이 과연 팔겠는가라는 생각을 말한 겁니다. 계속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 간 세 차례 만남에 관한 비판론에 대해서는 “나는 만났다”며 “이틀이 소요됐고 나는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함으로써 미북 정상 간 협상에서 미국이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음을 강조했습니다. 이 책이 주목 받는 이유는 워낙 미국에서 신뢰도 높은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주고받은 대화들을 정리해 만든 책이라는 점, 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점 그리고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만 이로운 회담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나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청취자 분들은 이 책과 관련해 미북관계에 대한 내용을 궁금해 하실 것 같은데요. 여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내용도 담겨 있죠? 내용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우드워드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주고받은 27통의 친서를 확보했으며, 이 중 25통은 아직까지는 공개적으로 보도된 적이 없는 편지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친서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각하’라고 자주 표현했습니다. 한 친서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나 자신과 각하의 또 다른 역사적 회담”을 희망한다고 하면서 “북미 회담은 깊고 특별한 우정이 어떻게 마법의 힘으로 작용할지를 보여주는 소중한 기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친서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나는 각하처럼 강력하고 탁월한 정치인과 좋은 관계를 형성해 기쁘다”며 북미 회담 장면을 “전 세계가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가운데 아름답고 성스러운 장소에서 각하의 손을 굳게 잡은 역사적 순간”이라고 묘사했습니다. 또한 “그날의 영광을 다시 체험하길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8년 12월 25일자로 된 친서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 200일이 지났고 올해도 거의 끝나가고 있다”며 “다음 회담에서 각하와 좋은 결과들을 이뤄낼 준비가 돼 있다”라고 적기도 했습니다.

목용재: 김 위원장이 친서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굉장히 예우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위원님께서는 친서 내용 중에 가장 주목해서 보신 부분이 있습니까?

고영환: 청취자분들도 아시겠지만 북한은 지난 75년 동안 반미주의와 주체사상이라는 두 바퀴를 이용해 체제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들에는 반미주의는 찾아볼 수 없었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 대한 찬사들만 있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친서 내용 가운데에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나는 아직도 그 아름답고 성스러운 장소에서 전 세계가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가운데 내가 각하의 손을 굳게 잡았던 그 역사의 한 순간을 잊을 수 없고 그날의 영광을 다시 체험하기를 고대한다”며 “그때 내가 말한 것처럼 각하 같은 분과 훌륭한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쓴 부분입니다. 또 인상 깊게 본 문장은 “나는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각하가 결과를 성취하는 데 또다시 위대한 결단과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하시기를 기대한다”며 “각하가 이루고자 하는 것들에서 큰 결실을 보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영부인과 당신의 가족 그리고 가까운 지인들의 건강과 행복, 크나큰 성공을 기원한다”고 쓴 부분 입니다. 김 위원장은 서한 말미에 “대통령 각하에 대한 변함없는 존경을 담아. 김정은”이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외교적으로 주고받은 문서라고 해도 이른바 미 제국주의의 수장이라고 하는 미국 대통령과 만난 것을 두고 “역사적인 순간”, “그날의 영광”이라고 추켜세운 것,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을 “위대한 결단과 훌륭한 리더십, 즉 훌룡한 지도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한 것, 이에 더해 “각하가 이루고자 하는 것들에서 큰 결실을 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미 대통령을 칭찬한 것을 북한 인민들이 알게 된다면 어떠한 생각들을 하실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목용재: 신간 ‘분노’는 오는 15일이면 발간될 예정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와 김 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평가가 담겨있는 책인 만큼 이에 대한 북한 당국의 입장도 궁금한데요. 이 책에 대해 북한 당국이 반응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처음 만났을 때 그가 ‘영리함 그 이상’을 갖고 있다는 점을 발견해 놀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고모부 장성택을 왜 죽였는지 등을 포함해 많고 생생한 설명을 자신에게 하였다고 밥 우드워드 기자에게 자랑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 두 사람의 사진이 1면에 실린 뉴욕타임스 사본에 “위원장님. 멋진 사진이고 훌륭한 시간이었다”고 적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사실도 소개가 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싱가포르 회담과 하노이 회담 등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내용들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외무성도 이 책을 읽어 보리라고 생각하는데 내용의 진위를 떠나 이른바 ‘최고존엄’의 신상과 솔직한 발언에 대한 내용들이 간부들과 인민들에게 알려지는 경우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력에 큰 훼손이 일어나고 미북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합니다.

목용재: 미북 정상 간 편지 외에 이 책에 담긴 다른 북한 관련 내용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밥 우드워드 기자의 신간 ‘격노’에 따르면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2017년 당시 미북 상황이 너무 심각해 북한의 미사

일 발사에 대비해 옷을 입은 채로 잠을 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북한과 전쟁에 얼마나 근접했는지를 회상하면서 우드워드 기자에게 “나는 이전에 이 나라에서 아무도 갖지 못한 무기 시스템인 핵을 개발했다”며 “우리는 당신이 보거나 듣지 못한 물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우드워드 기자는 이후 익명의 소식통들을 통해 미군이 비밀의 신형무기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방송 CNN에 따르면 우드워드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2017년 북한과 핵 전쟁에 근접 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표했다고 하였습니다. 미국 유명 기자가 쓴 책 전문이 공개가 되는 경우 세계적인 파장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미북 당국 간 소통이 적어진 상황에서 미북 정상 간의 뒷이야기를 다룬 책이 나올 예정이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위원님께서도 지적하셨다시피 이 책은 그 동안 알려지지 않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발간이 향후 미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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