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8차 당대회로 김일성 ‘자력갱생’ 시대 회귀”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2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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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8차 당대회로 김일성 ‘자력갱생’ 시대 회귀”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2일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폐막했다고 13일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이번 당대회에서 고령으로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 자리에서 물러난 박봉주의 귓속말을 들으며 웃고 있다.
연합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의 8차 당대회가 막을 내렸습니다. 예상보다 긴 기간 동안 당대회가 진행됐는데요. 오늘은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으로부터 8차 당대회와 관련된 분석과 전망들어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지난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대회 결론을 내놨죠? 어떤 내용이었는지 정리 부탁립니다. 위원님께서 이번 당대회에서 주목해서 보신 부분이 있습니까?

고영환: 이번 8차 당대회에서 제가 지켜 본 부분은 새로운 대내 정책, 특히 경제 정책이 나올지 여부였습니다. 또한 새로운 대외, 대미 정책이 나올지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 지도부의 권력 형태와 구도 등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하는 부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권력 구도면에서는 변한 것이 있었지만 대내, 대외 정책면에서는 변한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달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과 군사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당대회 결론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보다 강화하면서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인민군대 최정예화, 강군화를 하기 위한 사업에 계속 박차를 가해 그 어떤 형태의 위협과 불의적 사태에도 국가 방위의 주체로서 사명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시켜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한편 김 위원장은 강력한 교양과 규율을 앞세워 온갖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적 현상과 세도, 관료주의, 부정부패, 세외 부당 행위, 온갖 범죄 행위들을 견결히 억제하고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내부 기강을 다잡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대내 경제 부문에서는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면서 국가의 통제를 강화할 뜻을 밝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국가의 통일적인 지휘와 관리 밑에 경제를 움직이는 체계와 질서를 복원하고 강화하는데 당적, 국가적 힘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국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목용재: 위원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김 위원장이 당대회 결론을 내놓으면서 군사력 강화와 내부 단속 등을 강조했는데요. 8차 당대회에 대한 총평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대내 부문에서는 자력갱생을 주문하고 대외 부문에서는 북한이 지난 수 십 년 동안 강조해 온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핵과 군사력 강화, 자력자강,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 내부통제의 강화, 새로운 당 지도부 구성이 이번 8차 당대회의 요점이라고 총평할 수 있습니다. 가장 내용상 부족했던 부문은 새로운 대내외 정책 방향과 노선은 제시하지 못한 채 8차 당대회를 끝냈다는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과 맞물려 열리는 8차 당대회에 내외의 이목이 쏠렸지만 북한은 막상 미국과 한국을 향해서는 강대강, 선대선이라는 기존의 노선을 견지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당 대회 보고에서 새로운 미북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북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데 있다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밝혔고 한국에 대해서는 남북관계가 회복되는가 못 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한국 당국의 태도에 달려 있으며 대가는 지불한 것만큼, 노력한 것만큼 받게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임을 언급한 것이죠. 오히려 북한은 핵기술을 앞세우며 국방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5년간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대내외에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분야가 군사 분야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당대회 결론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보다 강화하면서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대회에서 핵추진 잠수함과 극초음속 무기, 초대형 핵탄두 생산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는 겁니다. 대내적으로도 새로운 전략노선이나 경제발전 전략은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부문에서 기존의 자력갱생 노선을 강조하였습니다. 돌고 돌아서 김일성 주석이 내놓았던 자력갱생, 일심단결로 다시 돌아간 것이 이번 당대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이번 당대회를 통해 김 위원장은 당 총비서로 추대됐고 노동당의 새 지도부도 구성됐습니다. 김 위원장의 총비서 추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이번 당대회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이 바로 김정은 위원장의 당 총비서 추대입니다. 북한 매체는 지난 11, 전날 열린 회의 내용을 전하며 8차 당대회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결정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의 당 공식 직위는 당 위원장에서 당 총비서로 바뀌었습니다. 북한은 2012년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여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이 당 총비서로 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당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당 총비서로 선출됨으로써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효성도, 당원들과 근로자들에게 하였던 약속도 다 뒤집은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 겁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당대회에서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 1 부부장을 당정치국 위원을 뛰어 넘어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임명했습니다.조용원은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위원회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 선출돼 북한 내 권력 서열 5로 올라섰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당총비서 취임, 조용원 부부장의 초고속 승진은 김정은 위원장이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대로 당과 국가를 휘두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목용재: 이번 당대회를 통한 당 지도부 개편에서 김여정의 직위 강등도 주목됩니다. 그 위상이 하락했다고 봐야 할까요?

고영환: 8차 당대회에서 가중 주목 받았던 부분이 바로 김여정이 어떤 당 직책을 차지할지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이번에 김여정이 당정치국 위원으로 될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었는데요.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김여정은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내놓았고 조직지도부 제 1 부부장 직책에서도 밀려났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임에도 김여정의 공식적인 서열이 더 낮아진 겁이다. 김여정 옆에서 그녀를 보좌하던 조용원이 당 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및 조직비서로 선출된 것과 비교됩니다. 하지만 공식 직책이 낮아졌다고 해서 그녀의 정치적 위상과 역할이 낮아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북한 체제 특성상 김여정이 지도자의 동생이고 이른바 ‘백두혈통’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에 김여정의 직위가 강등된 것은 대미, 대남 전략 집행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책임을 진 것에 원인이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김정은 위원장의 권위와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이번에 김여정이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면 국제사회는 북한을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정권으로 평가할 것이고 이럴 경우 김정은 위원장은 모든 초점이 김여정으로 쏠리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고려했을 것입니다.

목용재: 이번 8차 당대회에 대한 한국측 반응은 어떤가요?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추진 의견도 나오는 것 같은데요. 현실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지난 13일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당대회를 통해 내놓은 대미·대남 메시지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당대회는 기본적으로 내부의 결속을 도모하는 쪽에 방점을 둔 것이라며 경제 분야를 나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설을 띄우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라디오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이나 대한민국 답방을 한다면 남북관계의 일대 진전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반드시 올해 답방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11일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전망과 관련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라디오에서 밝혔습니다. 반면 저는 김정은 위원장의 한국 방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유엔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있고 코로나19,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으며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남짓 정도밖에 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목용재: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던 8차 당대회가 끝났습니다. 위원님을 비롯한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이번 당대회를 통해 앞으로의 뚜렷한 전략, 정책 등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하는데요. 대북제재와 신형 코로나, 수해 등 3중고를 겪은 북한의 내부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국방력 강화를 강조해 이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다만 미국, 한국과의 대화 여지는 남겨두고 있어 이와 관련된 북한의 움직임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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