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이 지난 달에만 세 차례에 걸쳐 잇따라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전면전을 벌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최근 지속되는 북한의 도발행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오늘도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과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지난달 말에 세 차례에 걸쳐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먼저 이 내용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한국 군 합동참보본부, 즉 합참은 지난 달 24일 북한이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군이 지난 1월 24일 발사한 순항미사일은 평양 서쪽 해상에서 원형 궤도로 도는 모습이 한국 군의 감시자산에 포착됐습니다. 이날 발사된 순항미사일은 북한이 전술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2형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군 소식통도 "사거리가 짧지 않았고 지상에서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화살-1·2형일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한국 군은 지난 달 28일에도 오전 8시경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 해상에서 북한이 발사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포착했습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세부 제원 등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장소가 해상인지, 수중인지, 육상인지 공개하지 않았고 북한 역시 이런 사실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미사일이 발사된 장소가 북한의 잠수함 기지와 제작 공장이 모여 있는 신포라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이 잠수함 관련 수중무기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북한 군은 지난 1월 30일에도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했습니다. 합참은 지난달 30일 "오늘 오전 7시께 북측이 서해상으로 발사한 미상의 순항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으며,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주일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세 차례에 걸쳐 미사일들을 발사한 것입니다. 합참은 북한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배경에 대해 신형 전략순항미사일의 성능 개량이 목적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일주일여 사이에 지상과 해상 등 발사 형식을 다르게 하면서 순항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한 것은 어떤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할까요?
고영환: 지난 달 29일 북한 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1월 28일에 새로 개발된 잠수함 발사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동 발사는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 해상에서 이뤄졌습니다. 북한 중앙통신은 지난달 28일 발사된 불화살-3-31형 2발의 비행시간이 각각 7421초, 7445초라고 공개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4일에도 개발 중인 불화살-3-31형을 처음으로 시험발사했는데 이때는 평양 인근 내륙에서 서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노동신문의 사진을 보면 지난 달에 발사된 불화살-3-31형은 해상에서 자욱한 연기를 내며 비스듬한 각도로 솟아올랐습니다. 이런 장면만 보아서는 이 미사일이 잠수함에서 발사된 것인지, 아니면 미사일 시험 발사용 바지선, 즉 바닥이 평평한 배에서 발사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합동참모본부 측도 지난달 29일 '어제 발사된 불화살-3-31형이 잠수함에서 발사된 것이냐'는 한국 언론사의 질의에 "발사 플랫폼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분석 중"이라고 답변했습니다. 한국 잠수함연구소의 최일 소장은 불화살-3-31형에 대해 "육상, 수상함, 잠수함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의 다목적 순항미사일(Kallibr)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저는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시험 발사는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 발사체계, 즉 지상, 공중 그리고 수중 등에서 발사할 수 있는 다종화된 미사일 발사체계를 소유하고 싶어하는 김정은 총비서 의지의 발현으로 분석합니다.
목용재: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순항미사일들 가운데 잠수함에서 이를 발사했을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북한이 탄도,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을 운용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면 굉장히 큰 위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고영환: 지난 달 28일 김정은 총비서가 새로 개발된 SLCM, 즉 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 발사를 지도했으며 특히 핵 잠수함 건조 사업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고 북한 신문들이 밝혔습니다. 한국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잠수함 건조 시설과 능력 등으로 미뤄 북한이 대략 배수량 3000~6000톤 급으로 잠수함을 건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핵연료를 쓰는 핵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가입니다. 핵 잠수함은 핵연료에 의해 수중에서 시간의 제약 없이 작전이 가능하며 연료를 보충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디젤 잠수함은 축전지를 이용해 기동하기 때문에 하루 2번 이상 수면 위로 부상해 엔진 가동에 쓸 공기를 보충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 등 잠항 시간이 짧습니다. 전문가들 일부는 북한이 수중에서 무한 기동이 가능해 은밀성과 기습 타격 능력이 장점인 핵 잠수함 건조에 곧 착수할 가능성이 크며 여기에 북한이 시험 발사한 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을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잠항에 한계가 없는 핵 추진 잠수함을 만들고 여기에 핵 탄두를 장착한다면 이는 한미 해군, 그리고 한국 군과 한미연합군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공격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목용재: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한국과 미국 등이 즉각 비판의 입장을 내놨죠?
고영환: 맞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지시간 지난달 28일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의 잇단 순항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국의 한 언론의 질문에 "우리는 북한의 군사 프로그램이 위협적이며 우리가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날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위협적이며 무책임한 군사활동을 갈수록 더 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위협적인 활동을 더 하는 것을 자제하고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발언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통일부 대변인 발표를 통해 "북한이 부족한 재원을 무기 개발과 도발에 허비하는 한 민생 개선은 10년이 지나도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잇따라 군사 도발을 일으키는 가운데 전면적인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보님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고영환: 올해 초부터 북한이 연속적으로 군사적 도발을 일으키면서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반도 위기론의 발단은 지난달 11일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해커 교수가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시작됐습니다. 두 사람은 "한반도 상황이 1950년 6월 초반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위험하다", "김정은이 1950년에 할아버지가 그랬듯이 전쟁을 하겠다는 전략적인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는 등의 글들을 매체에 기고했습니다. 반면 '한반도 위기론은 과장됐다'는 보도들도 나왔습니다. 지난달 18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전쟁 루머가 너무 과장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한국과 미국 당국은 북한에 의한 전면전 가능성은 일축하고 있지만 2010년 연평도 포격과 같은 국지적 도발을 북한이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북한이 전면전은 절대 일으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한미, 한미일 동맹 및 공조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한국 군도 2010년 연평도 포격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면 도발 원점과 지휘부들을 박살내겠다는 의지를 굳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는 북한이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량의 군수품을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쟁을 하려면 군수품을 비축해야 합니다. 셋째로 김정은 정권이 전쟁을 일으키면 북한 지도부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2500만 주민을 노예로 삼고 있고 북한 각지에 특각과 사냥터, 낚시터, 승마장, 요트장 등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가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이 모든 것은 끝장이 납니다.
목용재: 최근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이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특보님께서도 말씀하셨다시피 한미일 동맹이 굳건하고, 한국 군의 수준이 한국전쟁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기 때문입니다. 한국 군의 전력은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순위에 올라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오판으로 한반도 정세가 악화하지 않길 바라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보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