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한미 정상회담서 채택된 ‘워싱턴 선언’ 의미는?
2023.04.28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이번주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한 것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서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차원의 워싱턴 선언이 발표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하겠습니다.
목용재: 최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워싱턴 선언’이라는 것이 채택됐습니다. 이 내용부터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사이의 정상회담이 지난 4월 26일에 열렸고 이 정상회담에서는 ‘워싱턴 선언’이 발표됐습니다. 올해는 한미동맹이 창설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국 대통령실이 발표한 워상턴 선언의 기본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더욱 강화된 상호 방위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약속했다는 것,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연합 방위 태세를 유지하겠다는 공약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확인한다는 것, 한미동맹은 핵 억제에 관해 보다 심화되고 협력적인 정책결정에 관여할 것을 약속하며 이는 한국과 지역에 대해 증가하는 핵 위협에 대한 소통 및 정보공유 증진을 포함한다는 내용입니다. 또한 양 정상은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핵 및 전략 기획을 토의하며 비확산체제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핵 협의그룹(NCG) 설립을 선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한국 국민들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가 항구적이고 철통 같으며 북한의 한국에 대한 모든 핵 공격은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직면할 것임을 재확인했습니다. 여기에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는 핵을 포함한 미국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지원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미국은 향후 예정된 미국 전략핵잠수함의 한국 기항을 통해 증명되듯, 한국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을 한층 증진시킬 것이며 양국 군 간의 공조를 확대 및 심화시켜 나갈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워싱턴 선언은 북한 핵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나토 국가 간 맺은 ‘나토식 핵공유’를 뛰어 넘는 한미 사이에 한국식 핵 공유를 한다는 것이며 이를 위해 한미 사이에 핵 협의그룹(NCG)을 설립하고 핵탄두를 실은 미국 핵잠수함이 한국에 정기적으로 기항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목용재: 한미 양 정상이 회담의 결과를 내놓으면서 북한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도 내놨는데요. 이 내용도 정리해 주시죠.
고영환: 현지시간으로 지난 26일 백악관에서 열렸던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나 동맹, 파트너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북한이 핵공격을 감행하면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계속하여 바이든 대통령은 “확장억제(강화)는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하든 (한국과) 더 많은 협의를 진행한다는 의미”라며 “우리는 (한국의) 핵 확산금지조약(NPT) 이행을 위해 한국에 이 같은 공약을 여러 차례 확인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양국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서는 “증가하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억제에 있어 진전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이는 필요할 때 동맹과 협의를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취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핵 잠수함을 포함한 (전략자산의) 전개를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북한이 가진 핵무기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북한이 핵 공격을 감행하면 즉시, 그리고 압도적인 핵 반격으로 김정은 정권을 끝내겠다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목용재: 이번 회담에 대한 양국 정부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고영환: 지난 26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도출된 워싱턴 선언은 한국형 확장억제 방안, 즉 북한의 핵 공격에 즉시, 또 압도적으로 한미가 대응한다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핵 자산에 대한 정보와 기획, 그에 대한 대응 및 실행을 누구와 함께 공유하고 의논한 적이 없다”며 “새로운 확장억제 방안이고 그래서 더 강력하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계속하여 “양국은 북한이 핵 공격 시 즉각적인 정상 간 협의를 갖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해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한 신속하고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나 동맹, 파트너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핵 공격시)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며 “우리는 행동을 취할 것이며 이것이 북한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공조가 말 그대로 ‘철통 같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목용재: 이번 워싱턴 선언에는 한국의 핵 확산금지조약(NPT) 준수 의무의 재확인과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능력 강화 내용이 눈길을 끕니다. 아무래도 한국 내 핵무장 여론을 의식한 결과가 아닐까 싶은데요. 위원님께서는 이번 선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미 주요 언론들은 한국이 자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의 핵 사용 결정 과정에서 더 큰 역할을 하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미국과 한국이 잠재적 핵무기 사용에 관한 협력을 약속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 북한의 공격에 대한 미국의 핵 대응 가능성에 관한 협의에서 한국이 ‘더 큰 목소리’를 가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미국과 한국이 핵무기 협력에 동의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하는 대가로 북한과의 분쟁 시 미 핵무기 사용에 관한 전략 계획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 ‘핵심적 역할’이 부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저는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워싱턴 선언, 핵 협의 그룹 창설, 미 핵잠수함의 한국에 대한 정기적 기항 결정 등으로 나타난 핵 확장억제 강화 정책은 북한의 늘어나는 핵 위협 아래 놓여 있는 한국과 한국 국민을 안심시키고 한국 내부에서 점차 높아지고 있는 자체 핵 무장화 여론을 잠재우면서도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주는 의미라고 판단합니다.
목용재: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인권의 심각성 및 사이버 공간에서의 협력 등 다양한 분야의 논의도 이뤄졌습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사이버 공간까지 확장하는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 즉 안보 협력 문서를 공동 발표했습니다. 동 문서에서 양국 정상은 “한미는 우리의 강력한 협력을 사이버 공간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정보 공유를 포함한 사이버안보 기술·정책·전략에서 협력을 증진하고 신뢰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북한 인권에 대해서도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공동성명에서 한미 정상은 “북한이 주민들의 인권과 존엄성을 노골적으로 침해하고 희소한 자원을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투입하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한미동맹에 심각한 안보적 도전을 야기하는 것을 규탄한다”며 “한미 양국은 가장 취약한 북한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으며 북한 내 인권을 증진하고 납북자, 억류자,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미가 북한 인권 향상을 위해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목용재: 지난 27일은 남북 판문점 선언 5주년을 맞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은 한국과 통신선을 끊은 상태이고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한 논의를 벌였습니다. 한반도 분위기가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180도 바뀐 셈인데요. 북한이 핵, 미사일 개발을 지속할수록 한미동맹은 굳건해지고 북한의 고립은 더 심화된다는 사실을 북한이 하루빨리 깨닫고 관계 개선의 길로 나오길 바랍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