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이 러시아를 포함해 현재 전쟁 등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세력들과 군사 교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에서 이와 관련된 책자를 내놨는데요. 오늘은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 러시아와 군사교류를 강화하고 있는 북한이 하마스와의 군사 교류도 진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죠? 이 내용 먼저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달 30일 발간한 '2023년 테러정세와 2024년 전망'이라는 제목의 책자에서 "북한과 하마스 간 군사훈련, 전술교류 등 연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북한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모방해 무인기와 동력 패러글라이더를 활용한 후방 침투 및 테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1월 국정원은 하마스가 북한제 무기를 사용 중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히면서 하마스 조직원들의 한글 단어가 식별된 부품이 들어간 무기 사진을 이미 공개한 바 있습니다. 계속하여 국정원은 국내 이슬람, 즉 회교도 극단주의 추종 세력이 유태인과 이스라엘 관련 시설 등에 대한 공격을 선동하거나 실제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국정원은 2022년에 이어 작년에도 이슬람 극단주의에 동조하거나 테러 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다가 적발돼 강제 퇴거된 외국인이 수십 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1980년대부터 팔레스타인의 여러 무장정파들에 대한 무기 지원을 해 왔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하마스에 대한 무기 및 탄약 지원, 전술 교류, 하마스 무장대원들에 대한 군사훈련 등으로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도 직접 관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목용재 : 북러 군사교류와 관련한 중요 내용도 공개됐는데, 이 내용도 소개해 주시죠.
고영환 : 지난해 10월 13일 미국 백악관은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무기거래와 관련된 중요한 내용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백악관은 북한이 컨테이너, 즉 꼰떼나 1000개 분량의 군사장비와 탄약을 러시아에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과정을 담은 위성 사진들을 공개하고 북한의 불법 무기거래 행위에 가담한 2척의 대형선박 가운데 한 척이 러시아의 앙가라호라고 밝혔습니다. 8811톤급 화물선인 앙가라호는 지난해 5월 이미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과 국무부의 제재 목록에 오른 배입니다. 외신 보도들에 따르면 앙가라호는 북한 라진항에서 러시아로 무기를 운송하기 위해 항해하면서 선박자동식별장치를 끈 상태로 운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로이터통신도 지난 달 25일 영국 정책연구기관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를 인용하여 앙가라호가 지난 2월부터 중국 저장성 동부의 저우산 신야 조선소에 정박해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거래에 관여한 러시아 화물선에 정박지를 제공했다는 방증입니다.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조지프 번 선임연구원은 중국에 정박해 있는 앙가라호에 대해 "아무 조사를 받지 않고 수리를 마친 채로 출항한다면 이는 중국이 (제재 대상인) 러시아 선박들에 대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언급했습니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이는 우리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일"이라면서 "우리는 러시아의 방위 산업과 관련해 중러의 관계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평화로운 이웃나라인 우크라이나를 불법으로 침공한 러시아에 북한이 대량의 무기 및 군수품을 지원하면서 수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목용재 : 북한과 이란 간의 군사협력 가능성도 현재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죠?
고영환 : 지난 달 29일 미국 블룸버그통신, 독일 dpa 통신은 최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경제 행사에 북한 대표단이 방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테헤란에서 있은 기자회견에서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윤정호 대외경제상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이 그 전주에 테헤란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칸아니 대변인은 북한 대표단이 지난 4월 27일 개막한 제6회 수출박람회에 참석하고 정부와 민간 부문에서 양국 무역 발전과 관련한 회담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칸아니 대변인은 북한 대표단의 이란 방문이 핵 분야를 비롯한 군사 협력의 모색 차원일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편향되고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북한 중앙통신도 지난 24일 "대외경제상 윤정호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대외경제성 대표단이 이란을 방문하기 위하여 23일 비행기로 평양을 출발하였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과 이란은 반미를 구호로 단합된 협조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북한은 이란에 탄도미사일과 핵기술을 주고 이란은 북한에 석유와 외화를 준다는 의심을 국제사회로부터 받아왔습니다. 현재 북한과 이란은 러시아에 포탄과 방사포탄, 미사일 그리고 무인기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북한 윤정호 대외경제상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북한이 러시아를 중심축으로 하고 이란은 보조축으로 하는 군사 협조를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목용재 : 특보님께서 지금까지 말씀해주신 것처럼 북한이 러시아, 하마스, 이란 등 분쟁을 일으키는 주체와 상당히 긴밀한 접촉을 하고 있거나 군사교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이 대북제재로 인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상당히 상쇄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고영환 : 북한은 지난해 7∼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러시아로 꼰떼나 약 6700개를 보냈습니다. 꼰떼나 내용물은 152mm 포탄일 경우 300만 발 이상, 122mm 방사포탄이라면 50만 발 이상으로 추정이 되어 수많은 포탄들이 러시아로 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란의 경우에도 탄도미사일 기술과 핵기술들을 넘겨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들에도 저격 무기, 탄약, 발사관 등을 보냈다고 세계는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세계 도처 분쟁지역들에 무기를 보내면서 군사적 교류를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러엘-하마스 분쟁 전에는 북한이 대북제재로 굉장한 압박을 받아왔는데 전쟁들이 터지면서 북한이 이른바 '무기상'으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군사적 협조를 강화하고 또 다른 이사국인 중국이 눈을 감으면서 북한이 대북제재의 상당 부분을 상쇄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의 임기가 종료됐다는 겁니다. 파장은 어떨 것으로 보시고, 이에 대한 대안은 무엇이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하는 유엔 전문가 패널, 전문가 구르빠의 활동이 지난 달 30일 종료됐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한 유엔의 대북제재의 감시 기능이 약화할 것이란 우려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출범한 전문가 패널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등에서 파견된 전문가 8명으로 구성돼 활동해 왔습니다. 전문가 패널의 활동이 종료되면서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 위반 사항을 유엔 회원국에 신뢰성 있게 알리는 수단을 잃게 됐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단 활동이 종료되더라도 대북제재 이행 감시 기능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단 임기 연장안이 부결된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대북제재위원회는 지속되며 제재체제 이행을 감시하는 역할을 여전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한미일 3국이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할 새로운 다자 전문가단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패널은 유엔 외부에 구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저는 한미일뿐만 아니라 유럽과 태평양 국가들도 이러한 깜빠니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합니다.
목용재 :북한이 러시아, 하마스, 이란 등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군사교류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북제재 이행 여부를 감시하는 유엔 안보리 전문가단의 임기가 종료되면서 북한의 폭주가 더 심각해지지 않을지 우려됩니다. 국제사회는 하루속히 대북제재 이행 여부를 감시하는 새로운 기구를 설립하고 북한의 불법적인 행위를 보다 강력하게 제지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보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