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북, 위성발사 실패 주민들에 공개않는 이유?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23.06.02
[시사진단 한반도] 북, 위성발사 실패 주민들에 공개않는 이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이른바 우주발사체 일부를 해상에서 인양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 [합동참모본부 제공]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이 예고해왔던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습니다. 하지만 실패로 돌아갔는데요. 북한은 빠른 기간 내에 위성을 재발사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지난달 31일 위성을 발사했습니다. 먼저 이 내용 정리해 주시죠.

 

고영환: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31일 오전 629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체 1발을 발사했으나 동 발사체는 비정상적으로 비행한 끝에 한국 서해 어청도 서방 200km 해상으로 낙하했습니다. 합참은 북한이 발사한 우주발사체 일부가 한국과 중국의 잠정조치수역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합참은 이날 오전 630분 경 북한이 남쪽 방향으로 우주발사체발사라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공지했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탄도미사일대신 우주발사체로 표현한 까닭에 대해 탄두가 달려있어야 미사일이라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쐈으니 우주발사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중앙통신도 발사 2시간 30분 만에 이른바 ‘정찰위성발사가 실패했음을 인정했습니다. 지난 달 31중앙통신은 ”위성 운반 로켓이 운행 도중 엔진 고장으로 2단 분리에 실패했다고 밝혔습니다한편 한국 군은 지난 5 31일 북한이 쏜 우주발사체 낙하 지점에서 발사체의 일부로 추정되는 부유물을 인양했으며 나머지 잔해물에 대해서도 수색 및 인양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이 부유물을 인양한 시간은 오전 8 5분께로 북한이 발사체를 쏜 지 약 1시간 30분 만에 신속하게 수거했으며 부유물을 인양한 해역의 수심은 약 70m로 알려졌습니다. 합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연결단 표면에 점검문-13(기구조립)’이라는 빨간색 글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한국 군은 바다 밑으로 가라 앉은 발사체 잔해에 대한 수색을 계속 진행 중이며 수거 작업이 완료된 뒤 전반적인 성능과 외국 부품 사용 여부, 기술 수준 등을 확인할 예정입니다.

 

목용재: 실패의 원인은 무엇으로 분석되고 있습니까?

 

고영환: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지난 5 31일 비공개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보고를 통해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와 관련, 북한이 무리한 경로 변경으로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도 정찰위성 실패를 공개적으로 시인하며 2단계 발동기의 시동 비정상이 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보고에서 과거에는 1, 2 단체(추진체)의 비행경로가 일직선이었지만 이번 발사는 서쪽으로 치우친 경로를 설정하면서 횡기동을 통해 동쪽으로 무리한 경로 변경을 하다가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누리호 발사 성공에 자극 받아 통상 20일이 소요되는 준비 과정을 수일로 단축하여 새로운 동창리 발사장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급하게 감행한 것도 한 원인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서해상에 추락한 정찰위성 만리경 1에 대해서는 길이 1.3, 무게 300㎏급으로 해상도가 최대 1m 내외인 초보적 정찰 임무 정도만 가능한 소형 저궤도 지구관측 위성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저는 북한의 이번 우주발사체 실패는 기술적 미숙함도 있었겠지만 더 중요하게는 김정은 당 총비서의 조급함에서 비롯되었다고 평가합니다. 북한은 지난해 말 당 중앙의 결정으로 정찰위성을 2023 4월 말 전으로 발사할 것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발사를 위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4 18일 우주개발국을 현지 지도하였고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던 지난 5 16일 또다시 발사 현장을 찾아 연구자들과 관계자들을 독촉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잇따른 지시와 현지지도에 연구자들과 특히 관계부문 일꾼들이 받았을 압박감은 상상이 되질 않습니다. 이런 압박감 속에서 충분한 준비와 실험을 하지 못한 채 위성을 발사하였으니 실패는 당연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북한은 실패 직후 바로 대외 관영매체를 통해 실패를 인정하는 보도 및 사진을 공개한 반면 대내 매체를 통해서는 이 내용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은 위성발사 실패 직후 중앙통신을 통해 실패를 인정하는 보도 및 사진을 공개했으나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등 대내 매체에서는 위성 발사 실패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중앙통신은 북한 일반주민들은 볼 수가 없습니다. 저는 북한이 이번 ‘위성’ 발사 실패를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그 동안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위한 당 중앙위원회 결정문, 2회에 걸치는 김정은 총비서의 우주개발국 방문 소식, 이른바 ‘우주강국’ 등에 대하여 신문과 방송 등에서 너무 많이 언급을 한 데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서 정찰위성 발사는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확신을 가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 실패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경우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력과 이른바 ‘존엄’은 커다란 훼손을 받을 것이고 생활고에 찌들은 북한 주민들은 “사람들이 굶는데 왜 쓸데없는 곳에 저리 큰 돈을 퍼붓느냐”며 불만을 표출할 수 있습니다. 민심이 두려워서, 그리고 김정은 총비서의 위신이 깎일까 두려워서 실패 소식을 주민들에게 전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목용재: 북한 위성 발사에 대해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일제히 규탄의 입장을 내놨는데요. 국제사회가 이처럼 북한의 위성 발사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고영환: 국제해사기구(IMO)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했습니다. IMO 해사안전위원회는 현지시간 지난 달 31일 영국 런던 IMO 본부에서 열린 제 107차 회의에서 국제 항행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규정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습니다. 현지시간 지난 달 31일 미국 백악관은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에 대해 우리는 계속해서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력해 김정은 총비서와 그의 체제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들은 계속해서 군사적 능력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이는 한반도뿐 아니라 역내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이것이 이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역내에 적절한 군사적 능력을 갖추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군사위성 발사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연합, EU 대외관계청(EEAS)도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유엔 안보리 이사국을 비롯한 모든 회원국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 (북한의) 그러한 행위가 절대 용납될 수 없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목용재: 북한은 위성을 빠른 기간 내에 다시 발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언제쯤 다시 발사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중앙통신은 지난 달 31일 보도에서 북한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정찰위성을 재발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급적이란 말이 들어간 것이 주목되는데, 이 말의 의미는 위성 재발사를 그들이 당초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했던 6 11일 이전에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북한은 그 동안 수많은 탄도미사일들을 시험발사해 왔습니다. 그래서 위성운반체는 실패를 대비하여 예비 발사체를 만들어 놓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위성은 수많은 부품들이 들어가고 그 중에는 유엔 제재 및 개별국가들의 제재가 있어 문제점 개선에 시간이 걸릴 수가 있습니다. 위성제작이 쉽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체면을 구긴 김정은 총비서가 실제 위성을 넣지 않고 가품을 넣게 해서라도 위성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 경우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이른바 위성을 발사할 수는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목용재: 김여정 당 부부장이 지난 1일 담화를 통해 위성발사는 자위권에 속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미 수많은 위성을 올려 놓은 국제사회가 자신들의 위성발사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과거 국제사회가 금하고 있는 핵을 개발하고 이에 연계한 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발사했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위성발사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기에 앞서 핵무기를 개발한 자신들의 과거부터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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