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실무협상 재개 시기, 7~8월 지나야 가능할 것”

서울-목용재,고영환 moky@rfa.org
201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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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판문점 회동에 정예 측근들을 대동해 눈길을 끌었다. 왼쪽부터 김 위원장의 의전을 전담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판문점 회동에 정예 측근들을 대동해 눈길을 끌었다. 왼쪽부터 김 위원장의 의전을 전담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지난 6월 말 미북이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안에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바 있죠. 이에 따라 미북 실무협상이 언제 재개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지난 6월 말 미북 판문점 회동 당시 언급된 실무협상 재개 시점이 다가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과 미북 실무협상 재개를 연계하며 비판했죠?

고영환: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미북 정상 회동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실무협상이 2~3주 후에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실무협상은 7월 셋째 주가 다 지난 현시점에도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 “판문점 미북 정상 간의 상봉을 계기로 미북 실무협상 일정이 오르고 있는 때에 미국은 최고위급에서 한 공약을 어기고 한국과 합동군사연습 ‘19-2 동맹’을 벌려 놓으려 하고 있다”며 “(연습이) 현실화되면 미북 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날 외무성 대변인도 담화를 내고 “합동군사연습 중지는 미국의 군 통수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온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공약했고 판문점 회동 때에도 우리 외무상과 미 국무장관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거듭 확약한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명백히 6.12 싱가포르 미북 공동성명의 기본 정신의 위반이며 북한에 대한 노골적인 압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입장 발표는 미북 실무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외무성의 발표는 한미가 올해 8월 경 실시하기로 한 ‘19-2 동맹’ 한미 연합훈련을 진행한다면 미북 실무협상이 무산될 수 있다는 간접적인 경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이 같은 북한의 주장에 대해 미국과 한국 정부는 어떤 입장을 나타냈습니까?

고영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북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언급하며 미국에 압박을 가한 직후인 지난 16일 미 국무부의 입장이 바로 나왔습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북한 외무성이 오는 8월로 예정된 ‘19-2 동맹’ 연합위기관리연습, 즉 한미 연합훈련이 미북 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우리는 협상 재개를 고대하고 있으며 진전을 이뤄낼 수 있도록 하는 대화를 항상 희망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북한 문제와 관련한 발언에서 “시간은 본질적인 게 아니며 궁극적으로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실무협상을 한미 연합훈련과 연계시키는 데 대해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내놓은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각료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북제재 유지와 미북협상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입장도 미국 정부와 비슷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16일 북한이 오는 8월로 예정된 ‘19-2 동맹’ 연합위기관리연습을 비난한 데 대해 “미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합의한 실무협상이 조속히 재개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북한의 주장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했습니다. 한미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은 동맹 차원의 연습이고 미북 실무협상은 협상일 뿐이며 두가지 사안은 연관된 것이 아니고 또 협상 시작 시간도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목용재: 그렇다면 언제쯤 양국 간 준비 작업이 마무리돼서 미북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보시는지요?

고영환: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을 북한 측은 한미 연합훈련과 연계시키려 하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미국은 한미 연합훈련은 한미 동맹 차원의 문제이자 방어 훈련으로 예정된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판문점 회동에서의 합의에 따라 7월 둘째 주나 셋째 주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미북 실무협상이 지연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19-2 동맹’을 진행하는 것이 판문점이나 싱가포르 회담 정신과 맞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고 미국도 시간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한미 연합훈련도 그대로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야 미북이 서로 마주 앉을 명분이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한미 연합훈련이 언제 진행될지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 공식 발표는 아직 없기 때문에 회담 재개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7~8월이 지나야 회담이 이뤄질 것 같습니다.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원하는 미국과 일부 핵물질만 폐기해 모든 제재완화 조치를 얻어내려는 북한의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실무협상 재개가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설사 회담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걱정되는 것은 미북 사이의 기싸움이 진행되는 만큼 북한 주민들이 겪을 고통도 커진다는 겁니다.

목용재: 당분간 미북 실무협상과 관련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겠군요. 이런 가운데 미북 협상에 나설 북한 실무진들의 윤곽이 좀 잡히는 모양새인데요. 이와 관련해 한국 국가정보원의 보고가 있었죠?

고영환:.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6월 30일 열렸던 판문점 회동 당시 북한 외무성의 대미 정책선이 총출동했으며 그 중에는 리태성이라는 인물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리태성은 최근에 외무성 부상으로 임명된 것으로 관측됩니다. 리태성 부상은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당시 북한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판문점 회동 시 리 부상은 북한 측 의전 실무와 미국 측 인사를 접촉하는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정원이 리 부상을 외무성 ‘대미 정책선’으로 거론했고 그가 미국 측 인사들과 접촉한 점으로 보아 리 부상은 지난 4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승진하면서 공석이 된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의 자리에 오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에 따르면 리 부상은 외무성 9국에서 전략 정책을 담당했던 인물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김영철 당 부위원장을 선두로 한 통일전선부 정책선을 포기하고 리용호 외무상을 책임자로 하는 새로운 대미 협상 조직을 구축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대미 협상 조직의 책임자로 리용호 외무상이, 그 밑에는 최선희 제1부상이, 바로 그 밑에는 리태성 부상과 권정근 외무성 대미국장 그리고 김명길 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가 포진한 겁니다. 아직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상대가 리태성 부상이 될지 아니면 김명길 대사가 될지는 불분명합니다. 다만 비건 대표가 차관보급인 만큼 최선희 제1부상과 리태성 부상은 막후에서 미북 협상을 지휘하고 비건 대표는 김 대사와 협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목용재: 최근 북한은 개정된 헌법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는데요. 미북 대화 국면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을까요?

고영환: 국정원이 지난 16일 북한의 헌법 개정과 관련해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을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 영도자로 규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위원장을 국가 수반으로 헌법에 명문화 해 김 위원장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국가대표’ 위상과 역할을 차별화 한 겁니다. 이를 풀이하면 김 위원장은 주요 국가들과의 정상회담 등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최룡해 위원장은 의례적인 역할만 담당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또 한가지 특징은 미북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 정세를 감안해서 김 위원장이 향후 대미, 국제사회 외교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겁니다.

목용재: 올해 하반기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19-2 동맹은 병력과 장비를 실제로 기동하지 않는 지휘소 연습입니다. 이런 한미 연합훈련을 북한이 미북 실무협상과 연계해 비난했다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의문을 품게해 향후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이 열린다해도 어느정도의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북한은 판문점 회동에서의 합의대로 조속히 비핵화 실무협상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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