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몽골 대통령을 참고해야”

서울-박성우, 고영환 parks@rfa.org
201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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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ol_president_305 지난해 10월 북한을 방문한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담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한국과 몽골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남한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지난 26일 몽골을 방문했습니다. 두 나라가 외교적으로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있던데요. 왜 그런지 설명을 좀 해 주시죠.

고영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지난 26일 몽골의 울란바토르를 방문해서 양국간 장관급 회담 정례 협의체 신설을 비롯한 포괄적 동반자 관계의 내실화에 합의하였다고 한국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양국 외교부는 내년 한-몽 수교 25주년을 맞아 고위급 인사 교류를 활성화하고, 부산에 몽골 영사관을 개설하는 데도 합의했습니다. 또한 한몽 양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였다고 발표했습니다.

윤 장관은 몽골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모범적으로 체제를 전환한 국가로서 북한이 변화하는데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고, 몽골의 볼드 장관은 이에 동감을 표시하고 한국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명백하게 밝혔습니다. 윤 장관은 또한 26일 오전 몽골의 엘벡도르지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을 방문해 주기를 요청하였고,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동북아 원자력 안전 협의체’에 대한 지지와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한국과 몽골 사이가 부쩍 가까워진 느낌이 듭니다.

몽골은 과거 사회주의 국가였다가 시장경제주의와 민주주의로, 많은 피를 흘리지 않고 평화적으로, 모범적으로 체제를 전환한 나라이고, 현재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여기에 지하자원이 풍부하여 세계 여러 나라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기도 하죠. 현재 한국에도 수많은 몽골 유학생과 근로자들이 들어와 있으며, 바로 이런 이유로 부산에 몽골 영사관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박성우: 북한도 몽골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지요?

고영환: 몽골과 북한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몽골 사람들도 북한 사람들도 상호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두 나라는 경제관계를 확대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몽골은 지난 1948년에 북한과 수교했고, 지난해 10월에는 몽골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였고, 지난달에는 몽골 대통령 특사가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몽골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몽골에 지하자원이 많고 목축업도 발전하여, 현재 북한이 세포등판에서 조성하고 있는 고기 생산용 풀판 기지 건설 및 운용에 도움을 받기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몽골 역시 내륙 국가라서 동해에 항구를 가지고 있는 북한을 활용할 가치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고, 바로 이러한 이해관계의 일치가 두 나라 관계를 가깝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1980년대 북한 외교관으로 근무할 때 몽골에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울란바토르의 상점들에 북한산 경공업 제품이 많았던 기억이 나고, 현재도 몽골은 북한으로부터 일부 경공업품, 수산 및 과일 가공품을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박성우: 몽골의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국제사회로부터 상당히 주목받는 인물이기도 하지요?

고영환: 국제사회에서 몽골과 몽골 대통령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데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지난 21-22일 몽골을 방문하였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도쿄에서 몽골의 엘벡도르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습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도 올해 9월 초 몽골을 방문할 예정이죠.

몽골이 이런 융숭한 대접을 받는 이유는 세계 8위의 자원부국이며 중국과 이웃국가라는 전략적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보다 더 큰 이유는 현재 51세의 몽골 대통령 엘벡도르지가 몽골의 전략적 가치를 계속해서 키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잠깐 그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그는 1963년 평범한 유목민의 가정에서 출생하였습니다. 그후 그는 우크라이나 군사정치대학과 미국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대학 시절에 그는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 정책에 심취하게 되었고, 몽골로 돌아가서는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지하투쟁을 진행했고, 1990년도에는 몽골의 민주화 운동을 실제적으로 주도했습니다. 몽골이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고, 그 이유로 10년 동안 국회의원을 지냈는데, 이 때 몽골의 민주주의 헌법이 만들어졌습니다. 2009년에는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지난해에 재선된 인물입니다.

그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데올로기에 얽매이지 않고 실용적인 외교를 펼치며 과감하게 민주화를 추진하고 경제를 부흥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젊고, 유학파이고, 몽골의 사회주의를 끝내고 몽골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작동하는 나라로 만들어서 인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한 그는 몽골에서도, 세계에서도, 능력 있고 훌륭한 지도자로 칭송받고 있습니다. 북한도 참고할 것이 많아 보입니다.

박성우: 다른 이야기를 좀 해 보죠. 평양에서 프로 레슬링 경기가 열릴 예정입니다. 어떤 배경이 있습니까?

고영환: 북한이 연이어 텔레비전에서 이달 30일부터 이틀 동안 평양의 ‘류경 정주영 체육관’에서 국제 프로 레슬링 경기를 한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도 텔레비전을 보았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로 레슬러들의 사진과 일대일 대진표, 2대2 대진표, 유명 선수들의 이전 경기장면들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평양에서 외교관을 할 때는 이런 모습을 보지도, 상상도 못했었는데, 경기를 소개하는 장면, 미국과 브라질, 일본, 프랑스 선수들의 사진들을 보면서 정말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1995년 1차 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평양에서 열리는 것이고요. 이 경기를 조직한 사람은 이전 일본의 프로 레슬러이며 현재는 일본 참의원 의원인 안토니오 이노키입니다. 이 사람은 한국의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북한은 이 행사를 통해 자신의 나라를 세계에 알리고 싶어하며, 특히 젊은 지도자 김정은이 이 행사를 직접 허락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노키 의원이 밝힌 것처럼 북한은 프로 레슬링 경기를 열어 북한이 변하고 있으며 외부에 개방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하는 동시에 볼거리가 부족한 주민들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역시 젊은 김정은의 개인적인 취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우: 체육 관련 소식 하나 더 살펴보죠. ‘모래터 배구’(비치 발리볼)이 요즘 북한에서 인기라고 하죠. 조선중앙통신 27일자 소식이었는데요. 예전과 많이 달라진 모습입니다. 위원님, 어떤 생각 드시던가요?

고영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7일 ‘바닷가로부터 도시 중심부로 확장되는 모래터 배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해수욕장에서 인기를 끌던 모래터 배구가 도심 물놀이장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평양 만경대 구역에 마련된 경기장을 소개했습니다. 만경대 구역 인민위원장은 얼마전에 100여톤의 모래를 바다에서 실어와 3일 만에 배구장을 만들었으며 근로자들의 열기가 차 넘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비치 발리볼이라고 부르는 모래터 배구가 북한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7월 김정은이 준공을 앞둔 능라유원지를 방문해 모래터 배구장을 건설하라고 지시한 후부터입니다. 이후 북한 여러곳에서 비치 발리볼 운동장이 건설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나라들에서 비치 발리볼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선수들이 짧은 수영복을 입고 운동을 하여 젊음과 건강미를 발산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여성 선수들이 수영복을 입고 경기를 하면 남성들이 좋아하기 마련이죠. 저는 북한에 있을 때 이런 경기를 본 적이 없고 한국에 와서야 보기 시작하였는데, 북한이 정말 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젊은 남녀 선수들이 짧디짧은 수영복을 입고 북한 해수욕장에서, 시내에서 모래터 배구를 하다니 정말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방금 전에 말씀 드린 프로 레슬링 경기도 그렇고 모래터 배구도 그렇고, 다 자본주의 상징 같은 것들인데, 그런 것을 북한에서 하니 참으로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 다만 이런 것이 지도자의 취향 때문이 아니라 세계의 문물과 유행을 따르는 것이라면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박성우: 네, 저도 동감합니다. 북한이 몽골처럼 개혁과 개방을 한다면, 지도자의 취향을 떠나서, 북한 주민들이 먼저 나서서 세계의 문물과 유행을 따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위원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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