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대북메시지 없는 윤 대통령 유엔 연설, 때론 무관심 필요”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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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한반도] “대북메시지 없는 윤 대통령 유엔 연설, 때론 무관심 필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0일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유엔 무대에서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는데요. 이와 관련해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유엔 기조연설을 했죠. 관련 내용부터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현지시간 지난 20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을 하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와 연대, 전환기 해법의 모색이라는 제목의 이날 연설에서 현 국제사회가 직면한 복합적인 위기를 돌파할 해결 방법으로 자유연대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한 국가 내에서 어느 개인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공동체 구성원들이 연대하여 그 위협을 제거하고 자유를 지켜야 하듯이 국제사회에서도 어느 세계 시민이나 국가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국제사회가 연대하여 그 자유를 지켜야 한다”오늘날 국제사회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또 다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러한 자유와 평화에 대한 위협은 유엔과 국제사회가 그동안 축적해 온 보편적 국제 규범 체계를 강력히 지지하고 연대함으로써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대통령의 연설에서 제가 가장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본 문장은 “진정한 자유는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아니라 자아를 인간답게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고 진정한 평화는 단지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인류 공동 번영의 발목을 잡는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고 인류가 더 번영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는 것이다. 진정한 자유와 평화는 질병과 기아로부터의 자유, 문맹으로부터의 자유, 에너지와 문화의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고 한 부분입니다. 한국 대통령의 연설 중에 총회장에서는 박수가 7차례나 나왔고 대통령이 평화와 번영을 위해 유엔과 함께 책임을 다하겠다고 하며 연설을 끝내자 각국 정상들이 박수를 보냈습니다.

 

목용재: 주목된 것은 윤 대통령이 이번 연설을 통해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고영환: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특징적인 것은 북한과 관련한 부분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유엔 총회 연설에서 오늘날 국제사회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또 다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한 국가 내에서 어느 개인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공동체 구성원들이 연대해 그 위협을 제거하고 자유를 지켜야 하듯, 국제사회에서도 어느 세계 시민이나 국가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국제사회가 연대하여 그 자유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핵무기, 대량살상 무기, 인권, 힘에 의한 현상의 변경 같은 간접적인 용어들로 북한에 대해 언급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저는 윤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은 최근 북한의 태도와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한국과 국제사회의 거듭된 대화 제의를 무시하면서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핵·미사일 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것입니다. 유엔 총회는 해당국가들이 국제무대에 나가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대외정책, 국제사회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무대입니다. 그러나 수년 간 전임 한국 대통령은 연설의 대부분을 북한 문제, 북한과의 대화에 할애했습니다. 저는 여기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봅니다. 첫번째, 북한 문제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면 국제사회는 한국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만 신경을 쓰는 나라라는 인식을 줄 수 있고 두 번째로는 한국이 북한에 대화를 애걸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외교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전략을 미리 공개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윤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면서 최근 수년 간 한국 대통령 연설에서 중 가장 잘 작성된 연설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때로는 북한에 대한 무관심이 필요합니다.

 

목용재: 그런데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 이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북한의 도발을 언급했죠?

 

고영환: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 유엔 사무국에서 지난 20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약 25분 간 면담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 노력을 사무총장께서 지지해주신 데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북한이 개방의 더 나은 길을 선택한다면 대한민국 정부는 물론 국제금융기구, 동북아까지 대규모 투자와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금융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닫힌 문을 열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강구해서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계속하여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하거나 추가 핵도발을 감행할 때는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해달라”고 발언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과 대한민국은 유엔을 믿어도 된다자유와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명확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글로벌 국가로서, 세계 10대 강국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목용재: 윤 대통령이 유엔 총회를 계기로 미국, 일본 정상과의 회담이 예정돼 있었는데요. 이 일정은 어떻게 됐습니까?

 

고영환: 윤석열 대통령은 현지시간 지난 21일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초대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행사 종료 후 각국 정상들이 자유롭게 대화하는 도중 바이든 대통령과 마주쳤는데요.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주변에 서 있다가 손을 맞잡고 48초 가량 대화를 나눴습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어깨를 잡으며 친근함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짧은 환담을 가진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유엔 총회를 계기로 미국 뉴욕을 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윤 대통령이 한일 관계를 ‘그랜드 바겐, 즉 일괄타결’ 방식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그 첫 발을 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일 정상회담은 2019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와 회담을 한 지 2 9개월 만에 이뤄졌습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회담에서 조선 근로자 일본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일단 시급히 해결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제는 한일이 과거를 넘어 미래로 가는 새로운 역사의 페이지를 열었으면 합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현재 공석인 미국의 북한인권특별대사와 관련한 언급을 내놨죠. 미국의 북한인권특별대사 임명이 늦어지는 이유, 뭐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공석으로 남아 있는 미국의 북한인권특사 인선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조만간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지난 21일 서울에서 진행된 제23회 ‘세계지식포럼’에서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인선 절차가 이미 시작됐고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대북정책특별대표인 자신이 빠른 인선을 따로 요청할 필요는 없다고 발언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오바마 행정부 시기인 지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재임한 로버트 킹 특사 이후 5년 이상 공석으로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저는 미국 정부가 북한인권특사의 임명을 서두르지 않고 있는 이유는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일종의 배려 때문이라고 조심스레 분석해 봅니다. 북한이 핵무력 사용의 법제화 등 대미 강경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미국 정부는 인권문제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북한에 일정한 수준에서 배려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봅니다.

 

목용재: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유엔 총회 때마다 대북메시지를 발신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한국 내에선 윤 대통령이 유엔에서 대북메시지를 발신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오는데요. 위원님 말씀처럼 때로는 북한에 대한 무관심도 필요한 것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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