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한국 공직 진출해 활약하는 탈북민들
2023.12.29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이 탈북민 청년 2명을 영입했습니다. 앞으로 이들의 활동이 주목되는데요.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최근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이 탈북 청년 2명을 영입했습니다. 어떤 인사들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한국에서는 내년 4월 국민의 대표격인 국회의원들을 뽑는 총선거가 진행됩니다. 형식적인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와 달리 한국 국회의원들은 개인별로 법을 만들고 정부를 견제하는 등 국민의 대표로서 강력한 권한을 지니게 됩니다. 이 선거를 앞두고 여당인 국민의힘이 두 명의 탈북 청년들을 총선 인재로 영입했습니다. 첫 번째 인물은 올해 32살인 김금혁 전 국가보훈부 장관 정책보좌관입니다. 김 전 보좌관은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으로 2012년 중국에서 유학하던 도중 탈북해 한국으로 입국한 인물입니다. 김금혁 전 보좌관은 지난 2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외교ㆍ통일 분야라고 밝혔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북한 내 장마당 세대의 약진 등 현재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에 대해 잘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전자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DVD, USB 등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북한 내 한류 문화를 전하는 전파자가 되고 있다”며 “결국 북한 체제를 위협하고 있는 사람들은 북한의 젊은 세대”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국민의힘은 지난 8일 북한 국방종합대학을 졸업한 탈북민 출신이며 올해 37세인 박충권 한국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을 인재로 영입했습니다. 그는 지난 2009년 한국에 입국해 서울대학교에서 재료공학 박사, 서울대 재료공학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지난 2018년부터는 현대제철 연구개발본부에서 자동차 핵심 부품 소재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박 책임연구원은 지난 1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군사기술 수준, 개발 역량 및 방향, 전략 등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북한 도발의 사전 차단, 북한의 전쟁 의지를 꺾는 등 한국의 안보를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목용재: 이번에 여당이 영입한 탈북민 인재는 청년이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향후 이들에게 기대하는 역할이나 활동이 있으실까요?
고영환: 이번에 여당인 국민의힘이 인재로 영입한 두명의 탈북민은 둘 다 30대의 청년들입니다. 당이 탈북 청년들을 인재로 뽑은 이유는 이들이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이 청년들이 통일의 주역으로 될 것이고 한국에 정착한 탈북 청소년들의 본보기로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들을 보며 탈북 청년들과 북한의 주민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두 명의 탈북 청년들이 북한 청년들 속에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처절한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고 대한민국의 과학 발전에서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이들은 앞으로 다가올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하거나 당의 정책개발 분야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목용재: 탈북민들의 공직 진출이 늘어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어떤 사례가 있는지 소개해주시고, 이에 대한 평가도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의 국가 공직, 혹은 정부 및 국책연구기관에 대한 진출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국회 등에서 일하는 탈북민이 2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탈북민들의 공직 진출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통일부 대변인실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에 공무원 37명, 행정지원인력 50명 등 87명, 그리고 지방자치 단체에 공무원 81명과 지원인력 34명 등 총 115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앞으로도 더 많은 북한이탈주민이 공직사회에 진출하여 개인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 나갈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9월 6일에는 제가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으로 임명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에는 김일성 종합대학을 다니다 중국에 유학을 가서 공부하던 중 탈북한 김금혁 씨가 5급 공무원인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임명된 바 있습니다. 국가공무원 5급이면 북한으로 치면 중앙 성 기관 과장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관 정책보좌관은 장관의 정책구상에 맞게 정책을 기획하고 부처 내 자료와 정보를 습득해 장관의 업무를 보좌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통일부가 지난 2월 말 발표한 미래기획위원회 위원 34명 중에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김인태 수석연구위원 등 탈북민 5명이 위원으로 선출되었고 올해 3월에 출범한 북한인권증진위원회에는 전체 위원 12명 가운데 강철환 북한인권전략센터 대표와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등 탈북민 3명이 위촉됐습니다. 지난 6월에는 한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에 탈북민 출신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대표가 임명됐습니다. 이북5도위원회 평안남도 지사에는 탈북민 최초로 국회의원을 지낸 조명철 전 의원이 임명돼 현재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한국에 입국한 뒤 잠시 한국 적응 생활을 하던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 대리 등 고위 탈북민 다수가 현재 국책 연구기관 등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회에서는 탈북민 출신 태영호, 지성호 의원들이 활동 중입니다. 저는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아는 탈북민들이 국가 정책을 기획하고 입안하는 데 참여하는 것은 북한의 실상을 한국 사회에 알리면서 적절한 통일 및 대북 정책을 세우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북한 인민들에게도 많은 희망을 준다고 평가합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북한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이 내용 정리해 주시죠.
고영환: 북한이 지난 26일부터 당 제8기 9차 전원회의를 사작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당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소집된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 참석하여 올해 당 및 국가정책 집행 정형을 보고했다고 중앙통신이 지난 27일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보고에서 “2023년에 사회주의 건설과 국력 강화의 각 방면에서 이룩된 경이적인 승리와 사변들에 대한 긍지 높은 평가가 천명됐다”고 전했습니다. 전원회의에는 올해 당·국가 정책 집행 정형 총화, 내년도 투쟁방향, 올해 국가예산 집행 정형, 내년도 국가예산안, 현 시기 당의 영도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문제 등 6개의 주요 의정이 상정됐습니다. 북한은 2019년 이후 연말에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전원회의를 열어 한 해를 총화하고 새해 정책 방향을 내놓으면서 이를 신년사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목용재: 올해 마지막날이나 내년 초쯤 전원회의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이 어떤 내용을 내년의 과업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십니까?
고영환: 북한은 지난 26일 연말 전원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전원회의는 통상 4∼6일 정도 진행되며 대내, 대외, 국방 등 올해 사업들을 총화하고 내년 과제를 제시합니다. 전원회의 내용은 새해 첫날 북한의 모든 매체를 통해 보도됩니다. 전원회의 국방분야에서는 올해 세 번에 걸친 열병식과 정찰위성, 핵잠수함 건조, 화성 18호 발사 등 군사분야 성과를 자찬하고 농사가 이른바 ‘대풍’을 이루었다고 평가할 것입니다. 내년 과제로는 정찰위성 다수를 우주로 올려 보내고 핵탄두 생산을 늘리며 2025년에 있을 당대회와 당 창건 80주년 행사준비 등을 내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김정은 총비서가 인민들의 식의주 향상보다는 국방력을 더 강화해 ‘강 대 강’ 원칙에 근거한 한미 대결에 극한 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점입니다.
목용재: 지난 28일 한국 국가정보원이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한국의 총선과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내년 초,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었는데요. 특보님께서도 북한이 한미를 상대로 ‘강 대 강’의 대결 구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을 하신만큼 내년 남북, 미북관계는 순탄치 않아보입니다. 시사진단한반도, 다사다난했던 올해 마지막 방송인데요. 청취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한 해 잘 마무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특보님도 올해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