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제8차 당대회 투쟁구호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 사상학습 강조”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21.01.27
“북, 제8차 당대회 투쟁구호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 사상학습 강조” 15일 평양시에서 열린 군민연합대회. 참가자들이 당대회 결정 사항 이행을 다짐하는 다양한 구호가 적힌 대형 현수막과 손팻말을 들고 행진에 나섰다.
연합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노동신문 122일자 1면에 수록된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을 더 높이 들고 혁명의 새로운 발전기, 고조기를 열어나가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제8차 당대회에서 투쟁구호로 채택된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이념은 조선혁명의 실천 속에서 정당성과 생명력이 남김없이 과시된 정치이념, 투쟁원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3가지 이념에는 당의 향도력과 군중적 지반강화의 근본비결이 있고, 우리 식 사회주의의 불가항력적 힘을 떨치기 위한 근본방도가 있으며, 광명한 미래를 최대로 앞당길 수 있는 근본담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기존의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이념을 조선노동당의 영원한 정치이념이자 투쟁원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패한 이념을 항구적 실천이념으로 삼겠다는 것인데요.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사회주의건설에서 내세운 투쟁목표와 임무는 혁명단계에 따라 딸라질 수 있어도, “이민위천과 일심단결, 자력갱생3가지 투쟁 이념과 원칙은 절대로 변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것이 우리 당의 투철한 신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②“3가지 이념이 철저히 관철될 때 조선혁명의 개척기에 추켜든 붉은기가 탈색을 모르고, 우리 식 사회주의의 본태가 굳건하며, 우리 국가의 무한대한 저력, 발전잠재력이 더욱 힘있게 발양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3가지 이념을 북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절대불변의 이념으로 승격시킨 것입니다. 그리고 3가지 이념을 철저히 관철할 때 새로운 5개년계획은 빛나는 승리로 결속될 것이고, “인민의 행복의 웃음소리는 더 높이 울려퍼지게 될 것이라고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김씨 일가 3대에 걸쳐 강조돼온 이민위천과 일심단결, 자력갱생 이념은 북한 인민대중들의 자주성은 물론 창조성과 의식성의 참다운 발현을 짓밟는 이념적 도구로 작용해 왔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이민위천과 일심단결, 자력갱생이념은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고귀한 진리가 담겨 있는 강위력한 사상정신적 보검이라고 선전했습니다. 3가지 이념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먼저 이민위천의 문제점입니다. 이번 사설은 이민위천은 총비서동지가 한치의 드팀도, 추호의 양보도 없이 견지해 나가는 영도사상의 중핵이라고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이민위천에는 모든 것이 인민의 것이라는 말이 빠져 있습니다. ‘국가주권이 인민의 것이며 인민에게 있다는 가장 중요한 사실이 완전히 부정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인민은 독재자의 신민일 뿐입니다. 다음으로, 일심단결의 문제점은 나라의 독립과 안전, 주권을 유지하고 지키기 위한 인민들의 자발적인 일심단결이 아니라, “영도자에 대한 절대적 신뢰와 충성, 보답과 의리로 충만한 정신도덕적 위력으로서의 일심단결이라는 데 있습니다. 세습독재를 결사옹위하는 데 필요한 일심단결인 것입니다. 끝으로, 자력갱생은 인민들의 생명과 기초생활에 필요한 최소생산이상의 경제발전을 의도적으로 방기한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자력갱생 고집은 인민들이 수십년 동안 학수고대 해왔던 풍요로운 삶의 꿈을 철저하게 짓밟는 최악의 반()인민적 폭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중석: 북한이 이번 제8차 당대회에서 경제발전과는 거리가 먼 이민위천과 일심단결, 자력갱생을 시대를 초월하는 투쟁이념로 선언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제8차 당대회보고에서 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새롭게 제시했다고 주장하지만 경제실패를 실감있게 확인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대안제시까지 치고 나가질 못했으며 실천이념도 수십년 동안 유지해오던 것을 그대로 채택했습니다. 경제소생에 필요한 국제사회 제재해소와 코로나비루스사태 극복을 위한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개혁과 개방에 관한 전향적 태도나 입장도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경직된 과거 과거지향적 사고가 김일성과 김정일시대에 만들어진 이민위천과 일심단결, 자력갱생이념을 재소환한 배경으로 해석됩니다. 이와 함께 ①제8차 당대회 결정관철을 명분으로 한 사상교육을 통해 내부결속을 다지고, ②과거 경제호전시기에 만들어진 이념을 환기시킴으로써 경제발전 기대감을 불러일으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워 보려는 목적도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 통치집단은 이민위천과 일심단결, 자력갱생 이념이 지난 75년간 북한체제를 실패로 이끈 주범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경제문제를 정치이념으로 풀겠다는 북한 통치집단의 고집스런 실수를 찬양, 선전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김씨 일가 3대에 걸쳐 계속되고 있는 정치적 패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세계적인 경제석학들은 지구상에 있는 나라들이 서구(西歐)의 잘사는 나라와 비서구지역의 못사는 나라로 확연하게 나누어진 이후, 서구가 잘살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히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왔습니다. 종교, 인종, 지리, 환경, 지능, 식민지 착취 등의 요인들이 제시되었지만 만족스런 설명을 못했습니다. 그러나 수백년 동안 지속된 논의는 시장경제제도가 가장 결정적 요인이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것은 북한이 경제를 진정으로 살리고 싶다면, 자본주의 시장경제제도를 과감하게 채택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북한 주민들은 제8차 당대회가 시장경제제도에 대한 전망을 전혀, 새롭게 보여주지 않은 것에 대해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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