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북(對北) 삐라살포에 대응, 대남(對南) 보복위협”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2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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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북한 공장 노동자들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실린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를 보며 대화하는 모습.
사진은 북한 공장 노동자들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실린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를 보며 대화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6월 7일자 5면에 수록된 “응분의 대가를 치르어야 한다“라는 논평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국 내 탈북시민사회단체의 대북 삐라살포(5월 31일)를 “최고 존엄을 모독하며 발악한 것”으로 “추호도 용납할 수 없는 죄악중의 죄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인민들과 인민군 장병들은 “삐라살포행위를 감행한 ‘천하의 인간쓰레기’들은 물론 그 것을 묵인 비호하고, 부추기고 있는 남조선당국도 가장 혹독하고 처절한 대가를 치르게 할 활화산 같은 보복열기로 가슴끓이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보복’을 공표했습니다. 이런 삐라살포가 특대범죄행위인 이유는 정신적 기둥인 ‘최고존엄을 모독’하고, 핵문제를 걸고 넘어졌기 때문이라고 적었습니다. 삐라를 날린 ‘전연일대’는 “누구라도 당국의 승인없이는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는 지역”이라 점에서 한국정부는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겁박했습니다. 한국정부는 삐라살포자들이 “어떤 파국적인 일을 저질러 놓았는가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다”라고 위협했습니다.

오중석: 한국사회는 수령 1인독재 전체주의사회인 북한과 다릅니다. 삼권분립이 명백한데다 1987년 ‘민주화 대투쟁’ 이후 북한에는 없는 시민사회영역이 광범위하고도 견고하게 구축돼 있습니다. 시민사회단체중 하나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의 삐라살포행위를 놓고 한국정부에 책임을 물며, 보복을 위협하는 북한의 행태는 비정상적인 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김여정 당(黨)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6월 4일 노동신문에 발표한 담화에서 “원래 못된 짓 하는 놈보다 그것을 못 본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며 한국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또한 “이런 악의에 찬 행위들이 ‘개인의 자유’요 ‘표현의 자유’요 하는 미명하에 방치된다면 남조선당국은 머지 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 보아야 할 것”이라며 관계파탄을 위협했습니다. 그리고 “개성공업지구 완전철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남북군사합의파기”를 거론했습니다. 6월 5일자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에서는 “김여정 제1부부장은 5일 대남사업부문에서 담화문에 지적한 내용들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검토사업에 착수할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면서 “남측이 몹시 피로해할 일판을 준비하고 있으며, 인차 시달리게 해주려고 한다”고 겁박했습니다. 북한의 이런 비이성적이고 비정상적인 행태는 북한 ‘김정은 남매정권’이 얼마나 원시적이고 천박한 정권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증좌(證左)입니다. 한국사회체제 구조와 기본적인 작동원리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이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중석: 북한 대남사업기구의 대남 모략과 체제위협 선전선동활동은 한국내 탈북시민단체의 삐라 살포 행위보다 몇 백배 더 많을 뿐아니라, 북한 정권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북한의 이번 한국정부 협박담화발표는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북한의 후안무치한 행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이 한국사회 혁명과 종북세력 양산을 위해 개설하여 운용하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는 180여개에 달하며 아시아, 미주 등 전 세계 각지에 마련한 거점에서 운용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에 살포한 삐라가 북한의 ‘최고 존엄’을 ‘위선자’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적은 역시 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며 관계파탄을 선언하고 있는 데요. 2017년과 2019년에 북한의 한국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은 참으로 입에 담기 어려운 상스러운 표현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당국차원에서 걸고 넘어지면서 대북협박성 발언이나 위협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국제사회로부터 완전히 고립되어 사지에서 헤매고 있던 김정은을 2018년 6월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이 이뤄지도록 중간역할을 하여 국제정치에 화려한 데뷔를 할수 있는 단초를 열어준 것은 지금의 한국정부였습니다. 이제 와서 그 공을 잊고 사생결단식 대결국면 조성은 배은망덕한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중석: 북한에 삐라를 살포한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해에도 10여회에 걸쳐 대북삐라를 살포했습니다. 그때는 조용했던 북한이 지난 5월 31일 삐라살포를 새삼 문제삼고 나온 그 배경과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이 특정한 행태를 하고 나올 때는 반드시 숨은 목적이 있습니다. 두 가지 이유를 추정해 볼 수 있는 데요. 첫째는 핵무력을 더욱 고도화하기 위해 필요한 ‘유리한 정세’를 조성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화와 교류가 잘 진행되는 협력 또는 유화국면에서는 한국과 국제사회가 극구 반대하는 핵무력 고도화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김여정의 ‘지도자 반열’ 등극과 ‘남매정권’ 창출 기도에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북한의 2인자가 지도자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대남사업분야에서 ‘업적’을 내야합니다. 김정일과 김정은도 2인자 시절 대남사업을 총괄하면서 아웅산 폭파, 천안함 폭침 같은 극악한 도발에 개입히거나 주도한 바 있습니다.

오중석: 한국 내 북한이탈주민은 ‘먼저 온 통일’입니다. 이런 개관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평은 북한이탈주민들을 “천하의 인간쓰레기, 버러지 같은 인간추물”이라며 혹독하게 비난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와 같은 북한 통치세력들의 비인간적인 비난행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한국에는 3만 여명이 훨씬 넘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자유와 인권을 만끽하며 살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총선에선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도 두 명이나 배출되었습니다. 이들은 북한 정권이 말하는 것처럼 조국을 배신한 자도 인간쓰레기도 아닙니다. 북한 사회주의 독재정권의 가혹한 숙청과 경제실패로 굶어 죽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에서 부모와 형제를 먹여 살리기 위해 탈북한 사람들이며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한국에서 어렵게 번 돈을 북한의 부모형제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송금하는 것만 봐도 이들의 참된 인간성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자력갱생노선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북한 통치세력들이 괜한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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