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자본주의 비난 및 사회주의 ‘우월성’ 선전활동 강화”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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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을 맞아 평양 중앙동물원에는 가을나들이에 나선 북한 주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휴일을 맞아 평양 중앙동물원에는 가을나들이에 나선 북한 주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노동신문 10월 15일자 6면에 게재된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에 비할 바 없이 우월하다”라는 ‘정세론 해설’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자본주의사회 발전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과 부정적 현상만을 골라 비인간적인 사회로 신랄하게 비난하고 있는 반면, 사회주의에 대해서는 역사적인 몰락의 원인이나 몰(沒) 인권적인 부정적 측면을 일체 언급하지 않은 채, 사망선고 된 공산주의이론과 주체사상을 내세워 사회주의 우월성을 부각하여 선전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현재 전 세계에서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고집하고 있는 나라는 유일하게 북한 밖에 없습니다. 인류가 출현한 이후 모든 사상이론과 제도는 인간 개인의 본성에 기초하여 이를 충족시키는 경로를 따라 발전되어 왔으며, 개인의 본성을 무시한 사상이론과 제도는 모두 도태되거나 그 흔적만 남게 되었는데요. 북한이 역사발전의 주류에서 이미 도태된 사회주의에 대해 새삼스럽게 그 ‘우월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네. 북한의 사회주의 우월성에 관한 궤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사회주의는 사람의 본성적 요구를 반영한 가장 진보적인 사상이며, 인민대중이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생활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하는 가장 선진적인 제도라는 것입니다. 사회주의제도 하에서만 건전한 물질생활과 풍부한 사상문화생활, 자주적인 정치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치적 실체로 출현했던 사회주의는 집단주의, 전체주의, 개인독재로 귀결되었으며, 개인은 사상이나 물질, 문화를 누리기 보다는 독재자의 전제와 폭압으로 질곡같은 삶을 산 것이 전부였습니다.

둘째, 인민대중이 모든 것의 주인으로 되어 있는 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에서는 누구나 다 평등하게 잘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육과 보건제도의 혜택으로 전체인민이 건강한 몸으로 배우고 다같이 발전하며, 사회주의 문학예술을 마음껏 향유하고 가장 선진적인 사상을 갖고 긍지 높이 살아가고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북한에는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 실업자, 알코올과 마약중독자가 없으며, 불안과 고통을 주는 그 어떤 사회악도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이며, 먹고 살길이 없는 주민들은 목숨 걸고 국경을 넘어 숨어 지내다가 대한민국의 품으로 귀순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일부 국경지역의 가난에 허덕이는 주민들은 일상을 자포자기한 채, 일명 ‘빙두’라는 마약에 의지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당국 조차 ‘빙두’ 생산을 독려한 적이 있으며 간부나 일반 주민들 모두 담배 권하듯이 마약을 서로 권할 정도로 마약 복용이 대중화 된 것도 사실입니다.

셋째, 자본주의는 썩고 병든 사회이며 전도가 없고 멸망에 가까워지고 있는 사회라는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사람들을 부패 타락시키는 반동적인 사회로 양육 강식, 무질서, 부화방탕이 생활풍조로 되어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발전된 자본주의나라들도 문맹자와 정신적 불구자들이 날로 늘어나고, 많은 사람들이 저속한 인간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으며, 근로인민 대중들은 치료받을 걱정, 집 걱정,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본주의사회의 ‘문제점’을 들어내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지적은 올바르지 못합니다. 이런 ‘걱정거리’는 사회주의국가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들이며 북한의 경우 심각한 체제문제로 비화되어 있습니다. 자본주의사회는 이런 문제들을 개인과 가정, 사회와 국가가 함께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북한이 ‘무상 치료와 교육을 우수한 제도로 선전하고 있지만 제도의 질은 세계 최하위권 입니다. 주거배급이나 직장배치도 평양 편중성과 강제차별로 주민들의 마음을 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첨단물질문명과 선진문화는 대부분 자본주의사회에서 창조되어 전파되고 있으며, 인류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오중석: 북한은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자본주의 생산방식과 경영전략 적용을 전제로 한 경제특구를 평양과 지방에 19개 이상 설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이 경제발전 수단을 자본주의방식에서 찾고 있으면서도 자본주의사회를 극렬하게 비난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남북관계가 급속하게 활성화 될 때마다 북한 주민들의 자본주의에 대한 동경(憧憬)이 사회적 일탈과 체제위협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사회주의 우월성을 교양하는 선전활동의 고삐를 조여왔습니다. 이번 기사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판문점공동선언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남북관계를 합의하고 있는 ‘9.19평양공동선언’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내부 단속 차원으로도 해석됩니다. 미국은 제2차 미북(美北) 정상회담을 뒤로 미루고 남북관계 속도조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북한 비핵화와 관계진전을 모색하고 있지만 대결국면으로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측면을 고려할 때, 미국을 자본주의 상징국가로 선전 해온 북한 주민들에게 ‘사상적 경계’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전달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사회주의를 포기하는 관계개선은 있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중석: 이번 기사는 사회주의 우월성을 선전하면서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기 보다는 이론적이고 추상적이며 왜곡된 내용을 동원해 북한 사회주의체제의 우월성을 강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허위 선전’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과 북한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네. 이번 기사는 자본주의사회가 갖고 있는 개인의 자유로운 도전과 목표의 성취, 그리고 개인이 이룩한 성과의 합이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하여 사회경제적 부(富)를 창출하고, 창출된 부와 가치가 다시 개인과 국가사회발전의 동력으로 환원되는 장점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 인간사회 일상에서 나타나는 부정적 현상을 마치 자본주의의 본질인양 선전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는 사회를 정치 이데올로기적인 ‘상부구조’와 경제적인 ‘하부구조’로 나누고, 상부구조는 하부구조에 따라 결정된다는 ‘경제결정론’을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하부구조는 자본주의를 지향하면서 상부구조에 대해서는 사회주의를 따르라는 선전선동은 북한 주민들에게 많은 사상적 혼란을 줄 것입니다. 경제문제를 개인 스스로 해결할 정도로 북한사회주의의 비효율성을 깊이 체득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자본주의의 ‘사회악’을 부풀려 그럴 듯하게 선전한다 해도 그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오중석: 북한은 지구촌 사회에서 이미 폐기된 사회주의 세계관과 사회발전 원리를 북한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선전활동을 이제 그만두어야 할 것입니다. 비록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보다 우월하다는 사실은 북한 주민들도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이위원님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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