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상교육 중심의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 전국화 선동”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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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5년 11월 평양에서 열린 제4차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선구자대회 모습.
사진은 2015년 11월 평양에서 열린 제4차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선구자대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노동신문 11월 22일자 1면에 게재된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 올리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은 ‘사상, 기술, 문화’ 3대혁명실천에서 그 우월성과 생활력이 확증된 사회주의건설 총 진군운동”이라면서 온 나라가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의 열풍으로 끓어 번지게 해야 한다”고 선동했습니다. 앞으로 북한 사회에 ‘대중동원’의 칼 바람이 세차게 불어 닥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오중석: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이란 것은 북한이 1970년대 초 ‘경제∙국방건설 병진노선’(1960년대) 실패 이후, 침체된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사회주의 건설 총 노선으로 채택한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사상, 기술, 문화 3대혁명노선’ 실현을 목적으로, 1975년부터 새로운 ‘대중동원운동’으로 시작되었는데요. 이 3대혁명노선이란 것이 과학기술 발전보다는 사상교육에 치우쳐 질적인 경제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한 한계를 보여주었습니다. 사설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네. 사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은 “주체사상의 원리와 ‘혁명적 군중노선’에 기초하고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 위업을 더 빨리 실현해 나가려는 인민들의 지향과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대중자신의 사업과 군중운동으로 확고히 전환되고, 급속히 확대되었으며 혁명실천에서 그 우월성과 생활력이 뚜렷이 확증되었다”며 높은 가치를 부여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노동력착취를 극대화하려는 주민설복용 선전에 불과합니다. 3대혁명에 기반해 추진했던 경제발전 6개년계획(1971-1976)이 실패로 끝났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둘째,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 올리기 위해서는 “당의 사상과 영도업적을 옹호고수하고 빛 내이기 위한 ‘조직정치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 조직들은 김정일과 김정은의 노작학습을 심도 있게 진행해 누구나 당의 사상이론을 깊이 연구체득, 사업과 생활에 철저히 구현해 나가도록 하고, 혁명사적 교양실과 같은 교양거점들을 통해 사상교양사업을 진행하여 수령과 당의 영도업적을 환히 꿰뚫도록 하며, 3대혁명 기치 밑에 역사와 전통을 계승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사설 역시 정치사상자극을 통한 ‘노동력동원’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셋째,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 추진 방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요. 당 조직들은 “대중운동의 성과를 위해 선전선동 사업을 드세게 벌려 대중들로 하여금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의 중요성과 의의를 깊이 인식 시키고, 집단적 경쟁열풍을 일으켜 사회적 분위기를 계속 고조시킬 것”을 주문했습니다. 붉은기를 쟁취한 근로자와 단위들에게는 정치적 평가와 물질적 평가를 통해 이 운동을 주동적으로 떠밀고 나가도록 하고 2중, 3중 쟁취투쟁을 전개하며 “경제건설 대진군 및 혁명실천과 밀접하게 결부하여 진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넷째,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이 당의 혁명위업과 사회주의강국건설위업 수행에 적극 이바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당 조직들은 “사상혁명을 확고히 앞세우고, 기술혁명과 문화혁명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당원과 근로자들을 김일성-김정일주의자로 튼튼히 준비시키며, 자력갱생정신과 과학기술에 의거하여 생산의 비약적 발전을 이룩하고, 혁명적인 문화정서생활 기풍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과학기술 보다 사상혁명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성장을 담보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이 현 시점에서 효율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1970년대 ‘대중동원운동’ 방식을 체제 전체차원에서 전개하려는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지난 해 ‘국가핵무력완성’을 선언한 이후 정치군사적 강국이 되었다는 주민선전을 계속해왔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을 경제적 궁핍에 찌든 주민들의 경제적 삶은 1년이 지났지만 나아진 게 없고 나아질 희망도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번 운동은 북한 주민들을 다시 사상혁명의 머리띠를 졸라 매는 방식으로 사회통제를 강화함으로써 체제안정을 도모하려는 것입니다. 특히 청년동맹조직들의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의 열풍을 강조한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청년세대들의 불만이 체제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해보려는 것입니다. 불의한 체제가 청년세대와 맞서 승리한 경우는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제건설을 위해 강원도정신, 만리마 운동과 같은 수많은 노력동원구호를 내세워 독려해봤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을 수 없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 비핵화에 관해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은 경제적 침체를 우선 자력갱생방식으로 대처해 보겠다는 정책적 판단이 깊이 작용했을 것입니다.

오중석: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의 문제점과 이 대중동원운동이 북한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네. 북한은 해방 이후 사회주의 물질적 조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주의제도를 강제 이식했습니다. 자본주의발전과정을 거쳐 물질적인 풍요사회를 이룩한 다음 이 물질적 토대에 맞게 사회주의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정상인데요. 사회주의건설 노선결정에서 김일성의 우격다짐으로 사회주의제도를 먼저 구축해버렸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에게 약속한 ‘부유하고 평등한 사회’는 쉽게 오지 않았으며 요원했습니다.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채택된 것이 중국의 문화혁명과 유사한 ‘3대혁명’이었고 이를 이끌어 가는 방식이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이었습니다. 사상혁명에 치우친 이 운동은 초기 양적 경제성장에서 일정부분 성과를 이룩했지만, 질적 성장단계에 진입한 1970년대부터는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 기능이 사회통제수단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이 운동은 북한경제실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번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 역시 북한 주민들을 김일성-김정일주의자로 만드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현재 북한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정치군사강국에 걸 맞는 경제적 삶의 향상입니다. 이번 운동은 북한 주민들의 당(黨)에 대한 불신만 조장하게 될 것이며 경제발전 주요 동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오중석: 북한은 ‘김일성-김정일주의 사상교육’ 중심의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을 전개할 것이 아니라 ‘생략된 자본주의 생산관계’를 복원하여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풍요를 실질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대중동원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입니다. 이 위원님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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