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6월 4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조선노동당은 인민이 품고 있는 모든 숙망을 눈부신 현실로 펼치는 위대한 어머니당이다'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조선노동당에 의해 인민의 모든 꿈과 이상이 눈부신 현실로 꽃펴나는 전면적 국가부흥의 새시대가 펼쳐지고 있고 인민은 이 모든 영광과 행복을 안겨준 위대한 어머니당을 우러러 고마움의 인사를 드리고 있다"고 썼습니다. 이어 "조선노동당은 인민의 존엄과 권익을 절대수호하고 빛나게 실현해가는 진정한 인민의 당이고, 인민을 하늘처럼 여기며 인민을 위해 멸사복무하는 것은 본성이고 생리"라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당의 탁월한 영도아래 북한이 세계적인 군사강국으로 급부상하게 되었으며 국가핵무력정책이 법화되어 인민의 안녕과 미래를 억척으로 담보하는 필수불가결의 역사적 과제가 빛나게 달성됐다"고 선전했습니다. 북한이 "정치군사적 대결에서 제국주의괴수를 완전히 압승하고 인민과 국가의 존엄과 위용을 만방에 과시한 것은 백전백승 조선노동당만이 안아올 수 있는 공적 중의 최대의 공적"이라고 자찬했습니다. 한편 "조선노동당이 위민헌신과 멸사복무의 빛나는 서사시를 아로새기고 있는 것은 총비서동지의 정력적인 영도를 받기 때문이고, 공산주의 이상향을 앞당겨 오려는 위대한 어버이의 손길에 떠받들려 인민의 모든 숙망이 거창하고도 눈부신 현실로 펼쳐지고 있다"며 김정은 영도를 찬양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조선노동당은 위대한 어머니이며 우리 인민들은 그 품속에 스스럼없이 안겨 들어 모든 꿈과 소원을 아뢰고 있다"며, 조선노동당의 어머니상을 선전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는 "인민이 품고 있는 모든 숙망을 풀어주는 것을 최대의 숙원으로 삼는 위대한 어머니당이 있고 일편단심 당만을 절대적으로 믿고 따르는 충직하고 위대한 인민이 있기에, 이상사회는 더욱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고 날조했습니다. 이어 "인민들이 기쁠 때나 어려울 때나 부르는 어머니당이라는 부름은 인민들 스스로가 불러준 위대한 조선노동당 특유의 명예 칭호이고 명함"이라고 적었습니다. 또한 당은 자식을 위한 천만 고생을 천분으로, 보람으로 삼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우리 인민 모두를 소중히 품어 안고 부럼 없는 행복만을 안겨주기 위해 지금 이 시각도 헌신과 분투의 여정을 변함없이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조선노동당이 자신을 어머니당이라고 선전하는 데는 사악한 속셈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당 개념은 소련의 공산혁명 세력들이 혁명전위당의 권력독점과 일당독재에 대한 인민들의 민주적 비판의식을 말살하여 폭압과 전횡을 합리화, 정당화하려는 반인민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북한 인민들은 '어머니당 세뇌선전'이 조선노동당의 영구 독재를 합리화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조선노동당이 인민의 어머니당이라는 상징효과를 높이고 강화하기 위해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위민헌신 및 멸사복무'란 용어를 집중적으로 동원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이와 같은 행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조선노동당은 구조적으로 인민의 권익과 행복을 위해 멸사복무하거나 인민대중을 하늘처럼 떠받들 수 있는 노동계급의 당이 아닙니다. 북한에서 이민위천과 위민헌신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당과 최고인민회의, 내각 모두 인민을 위한 기능과 역할을 최고규범으로 규정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제도와 역량이 반드시 존재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령독재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조직과 기구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조선노동당은 수령에게만 충성하고 책임질 뿐이며, 최고인민회의의 당과 수령에 대한 견제 기능은 전혀 없습니다. 수령과 총비서의 절대권력 유지 및 확대에만 몰두하고 있는 조선노동당이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이민위천에 멸사복무한다는 것은 이념적으로도, 조직구조적으로도 불가능합니다. 김씨 일가의 사당으로 변질된 조선노동당이 '인민의 어머니당'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 양 선전하는 것은 대중조작입니다. 북한 인민 그 누구도 이러한 거짓 선전에 더 이상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조선노동당이 "혁명을 사랑과 믿음으로 전환하고 위민헌신과 멸사복무의 성스러운 사명에 충실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조선노동당을 애민의 화신으로 선전하는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이번 기사는 조선노동당이 위민헌신과 멸사복무에 충실했던 사례로 ①창당 이후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는 것을 사회주의, 공산주의 건설의 본질로 규정하고 모진 시련과 곡경속에서도 인민의 곁을 떠난 적이 없었고 ②인민대중제일주의를 자기의 본성과 정치이념으로 삼고 인민생활 향상을 제일가는 중대사로 내세워 굴함 없는 투쟁을 벌렸다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③인민이 잘 사는 행복의 터전을 일떠세울 설계도를 펼치고 그 실현투쟁을 강력히 향도하고 있을 뿐 아니라 ④농촌 건설과 지방발전정책을 완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런 점들에 근거해 볼 때 이번 날조 선전은 5월 말로 공식적인 모내기활동이 종료됨에 따라 농촌 근로인민들과 지원인력을 지방 살림집건설과 지방공장건설현장으로 내몰기 위한 선전책동으로 해석되며, 조선노동당의 끊임없는 대 인민 노력착취에 성난 민심을 달래고 인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보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총비서동지의 모든 사색과 실천은 인민들에게 이 세상 가장 유족하고 문명한 생활을 하루빨리 안겨주기 위한 것으로 일관되어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선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은 지난 12년 동안 인민경제발전을 포기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 핵무력 고도화, 핵전쟁실전훈련에 진력해왔습니다. 핵무력 강화를 법제화한 데 이어 6.25 남침전쟁 실패 이후 북한이 화전양면 전술로 전개해온 평화적 전도의 대남전략을 폐기하고 남북관계를 적대국 관계로 되돌렸습니다. 김정은은 핵전쟁도발에 필요한 법적, 군사적, 정치적 조건을 마련하는데 몰두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김정은을 인민의 유족한 문명생활을 위해 매진하는 인물로 둔갑시키고 있는 이번 기사의 간교한 사술을 접하면서 우리 민족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웹팀 한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