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일의 당유일사상체계확립과 당건설업적 미화찬양”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21.10.11
“북, 김정일의 당유일사상체계확립과 당건설업적 미화찬양”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당 총비서 추대 24주년을맞아 북한 주민들이 만수대 동상에 헌화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10월 8일자 1면에 수록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동지의 당건설업적을 혁명의 만년재보로 끝없이 빛내여나가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김정일의 조선노동당 총비서 추대(1997.10.8) 24돌을 맞아, 그로 인해 “전당에 유일사상체계가 철저히 확립”되고, “수령의 위업을 대를 이어 계승완성할 수 있는 조직사상적 기초와 영도체계가 튼튼히 마련되었다”며, 그의 ‘당건설 업적’을 찬양했습니다. 이어 김정일은 “전당의 사상의지적 통일과 단결을 반석같이 다지도록 함으로써 당의 전투적 위력과 영도적 역할이 비상히 강화되었다”고 미화했습니다. 당조직들은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유훈관철을 위한 투쟁을 주선으로,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나가며 혁명과 건설을 장군님의 사상과 뜻대로 전진시켜나가야”하고, 전체 당원들과 인민들, 인민군장병들은 “대를 이어 수령복을 누리는 크나큰 긍지와 자부심을 가슴깊이 간직하고 총비서동지의 영도따라 우리 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전인민적 총진군을 힘있게 다그쳐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김정일의 ‘당건설활동’을 미화찬양하는 방식으로 ‘개인우상화’ 에 나섰습니다. 첨단 과학기술과 정보화시대에 역행하는 ‘김정일우상화’ 선전이 금도를 넘고 있는 데요.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김정일이 당을 강화발전시켜 온 역사는 장장 반세기가 넘는다” 면서, 이 장구한 기간에 김정일은 “천재적인 사상이론적 예지와 비범한 영도로 사회주의집권당 건설의 세기적 모범을 창조하고 혁명과 건설의 모든 분야에서 눈부신 기적과 변혁을 안아왔다”고 칭송했습니다. 또한 김정일은 “그 누구도 견줄 수 없는 특출한 자질과 풍모를 지니고 당을 조선혁명의 전투적 참모부로 강화발전”시키고, “조선노동당을 수령의 사상과 위업에 끝없이 충실한 혁명적 당으로 건설한 걸출한 위인”이라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김정일은 구(舊)소련의 스탈린과 함께 사회주의정당을 수령 개인의 사당(私黨)으로 만들어 북한 사회주의를 ‘전제군주제’로 변질시킨 ‘악명 높은 독재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이 북한의 정치발전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김정일의 조선노동당 건설활동에 대해 찬양일색이 아니라 ‘공과(功過)’를 구분하여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그의 자질과 능력도 ‘신비성’보다는 ‘사실성’에 기초해 재평가 되어야 마땅합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김정일의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을 ‘최대업적’으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조선노동당은 이로 인해 ‘사회주의집권당’으로서의 위상과 본래 기능이 완전히 상실되었습니다. 김정일의 ‘당건설 업적’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일반적으로 사회주의국가의 집권당은 ‘집체적 성격’을 띠었으며 ‘민주집중제’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었습니다. 하지만 1974년 4월 14일 김정일 주도로 제정된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원칙’은 조선노동당을 수령 개인의 독재수단으로 전락시켰습니다. 조선노동당이 ‘인민대중’을 대변하는 대중정당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것입니다. 이 ‘10대 원칙’은 제1조 제2항에서 “우리 당(조선노동당)을 영원히 영광스러운 김일성동지의 당으로 강화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히고, 제9조 제1항에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혁명사상을 유일한 지도적 지침으로 하여 혁명과 건설을 수행하며, 수령님의 교시와 명령, 지시에 따라 전당, 전국, 전군이 하나와 같이 움직이는 수령님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조선노동당 뿐만 아니라 북한 전 부문에서 김일성의 절대권력 구축을 공표한 것입니다. 김정일은 조선노동당을 수령 개인의 독재권력을 강화하는 수단과 도구로 만드는데 앞장선 장본인 입니다. 이민위천의 당이 아니라 ‘김씨 일가 사당’을 만든 김정일의 당건설활동을 ‘최대업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북한 주민을 우롱하는 ‘기만선전’ 입니다.

오중석: 1997년 10월 8일, 김정일의 ‘조선노동당 총비서’ 추대는 비정상적인 방법에의한 ‘유일세습권력’의 출현 이었습니다. 이번 사설이 조선노동당 역사의 치부중의 하나인 ‘김정일 총비서 추대’를 미화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일은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자신의 권력을 김일성보다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절대권력의 아성을 쌓아갔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중의 하나가 1997년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총비서’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격상한 것입니다. 수령 김정일이 ‘당중앙위원회’를 벗어나 그 위에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한 것입니다. 당시 ‘총비서 추대’는 공식의결 절차 없이 선포되었습니다. 조선노동당을 부당한 방법으로 개인의 손아귀에 넣었던 것입니다. 이로 인해 조선노동당의 중추적 기관들은 무력화되고 기능도 마비되었습니다. 이번 사설이 조선노동당의 ‘흑역사’를 미화하고 있는 것은 지난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된 김정은의 당권력 장악을 정당화하고, 조직의 결속과 김정은에 대한 절대충성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모든 사업을 총비서동지의 유일적 영도밑에 조직진행하고, 당의 결정, 지시를 즉시접수, 즉시집행, 즉시보고하는 혁명적 규율과 질서를 철저히 세 워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은 2013년에 김정일이 40여년 전에 만든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 원칙’을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확립의 10대 원칙’으로 개정했습니다. 위 지시내용은 김정은이 개정한 ‘10대원칙’의 제5조 제3항의 “당의 노선과 방침 지시를 즉시에 접수하고 집행대책을 세우며 조직정치사업을 짜고들어 즉시에 집행하고 보고하는 결사관철의 기풍을 세워야 한다”는 내용을 축약하여 제시한 것입니다. 김정일이 만들고 김정은이 대를 이어 정교하게 가다듬은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확립의 10대 원칙’은 지구상에 현존하는 ‘최악의 독재규범’입니다. ‘김씨 일가’ 3대 독재자들은 이를 세습독재강화를 위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왔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 ‘독재규범’이 자신들의 하루하루 실생활을 옥죄고 억압하는 ‘탄압수단’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을 정치적 자유와 인권의 불모지, 냉엄한 동물적 세계로 만들고 있는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확립의 10대 원칙’이 빨리 사라지길 학수고대하고 있을 것입니다.

오중석: 네.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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