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매거진] 북, 안방서 월드컵 예선 피하는 이유는?
2024.05.29
다음달 평양에서 치를 예정이던 북한 vs 시리아 월드컵 축구 아시아 예선전이 라오스에서 개최됩니다.
2026 월드컵 예선 북-시리아 경기, 평양 대신 라오스로 변경
북한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 경기 개최가 또 무산됐습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 5월2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 달 6일 열릴 예정인 북한과 시리아의 월드컵 2차 예선 B조 5차전 개최 장소를 북한이 아닌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의 국립경기장으로 공지했습니다. 6월11일 미얀마와의 6차전 홈경기 역시 같은 장소에서 열립니다.
평양에서의 경기를 대비하던 시리아축구협회(SFA)는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장소가 변경됐다며 북한의 막무가내식 홈 구장 변경을 지적했습니다. 시리아는 지난해 11월에도 평양에서 경기를 치르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 중립 지역에서 북한을 만나 1-0으로 이겼습니다.
북한의 홈경기 개최 장소가 변경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3월에도 김일성경기장에서 일본과의 2차 예선 4차전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경기를 사흘 앞두고 AFC에 중립 지역에서 경기를 진행하도록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북한은 일본 내 연쇄상구균독성쇼크증후군(STSS)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경기장 변경 이유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AFC가 ‘제3국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제때 열리지 못하였고 혼선 끝에 아예 열리지 않은 채 일본의 3대 0 몰수승으로 기록됐습니다.
북한이 국제경기를 홈에서 치루지 않으면서 홈그라운드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 시리아, 북한, 미얀마로 구성된 월드컵 예선 경기에서 북한은 현재 승점 3점으로 일본 시리아에 이어 3위에 올라 있습니다.
북한이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를 평양에서 개최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첫번째로 방역상황을 들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3월 일본을 초대해서 평양에서 경기를 치뤄야 했지만 일본에서 당시 유행한 연쇄상구균 독성쇼크증후군 (STSS)을 우려하여 일본 선수단의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정치적 긴장입니다. 국제사회가 여전히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을 강력히 비난하고 있으며, 대북제재로 인한 수출입과 교류가 원할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긴장은 경기 개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세번째 이유는 경기장 상태입니다. 일부 보도에 의하면 평양 김일성경기장의 상태가 경기 개최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파리 패럴림픽 D-100, 북 출전할까?
장애인의 축제를 넘어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킬 2024 파리 패럴림픽 개막이 지난 5월 20일로 100일을 앞두었습니다.
17번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파리 올림픽이 끝난 뒤 17일 후인 현지8월 28일 개막해 9월 8일까지 열립니다.
하계 패럴림픽이 프랑스에서 열리는 건 처음입니다. 파리는 1900년과 1924년에 올림픽을 치렀지만, 하계 패럴림픽은 한 번도 개최한 적이 없습니다.
하계 패럴림픽은 1960년에 시작했고, 1988 서울 대회부터 올림픽 개최 도시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동계 대회를 합치면 프랑스는 1992 알베르빌 동계 패럴림픽 이후 처음으로 패럴림픽을 개최합니다.
파리 패럴림픽 마스코트는 올림픽 마스코트와 같은 '자유의 모자'입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프랑스 대혁명 당시 시민군이 쓴 프리기아 모자를 형상화해 '프리주'(Phryge)라는 마스코트를 만들었습니다.
다만 패럴림픽 마스코트는 올림픽 마스코트와 다르게 오른쪽에 스포츠 의족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패럴림픽 마스코트가 눈에 보이는 장애를 가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대회 종목 수는 총 22개로 도쿄 대회와 같습니다.
북한, 체육 성과 그린 기록영화 '체육열풍' 제작
북한이 주민들에게 체육 열기를 독려하고자 지난해 체육 성과를 담은 기록영화를 창작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참가한 국제경기 성과와 당의 체육 사업을 소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체육을 주제로 한 기록영화는 지난 2019년 성과를 담은 것을 마지막으로 지난 4년간 제작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2020년 초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을 봉쇄하고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탓에 그간 영화도 제작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북한은 지난해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해 초 아시아 역도선수권대회, 여자축구 아시안컵 등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체육 기록영화를 발표하는 등 지속해 체육 열풍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이유는 주민들의 애국심을 이끌어 냄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각종 체육 대회 성과가 모두 당과 최고 지도자의 '은덕' 때문이라는 선전을 통해 체제에 대한 충성심도 독려하고 있습니다.
마라톤에서 북 남녀 1명씩 본전 진출권 추가
종목 |
남자 |
여자 |
합계 |
권투 |
|
2 |
2 |
다이빙 |
|
2 |
2 |
기계체조 |
|
1 |
1 |
탁구 |
1 |
1 |
2 |
레슬링 |
1 |
3 |
4 |
마라톤 |
1 |
1 |
2 |
합계 |
3 |
10 |
13 |
RFA가 집계한 2024년 5월15일 현재, 올림픽 본선 진출권 확보 현황
북한 마라톤의 남녀 선수들이 파리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했습니다.
북한 남자 마라톤의 간판인 한일룡과 여자 마라톤 기대주 리광옥입니다. 한 선수는 압록강체육단 소속으로 세계 순위 341위입니다. 중국 우시마라톤에서 2시간 9분대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올림픽 출전 제한선인 2시간 8분보다 조금 못미치지만 지역 할당의 배려를 받았습니다.
여자 리광옥 선수도 중국 우시마라톤에 참가해 2시간27분23초를 기록했습니다. 최일경과 함께 미래에 주목할만한 선수 중 하나라는 평가입니다.
북한은 5월 15일 현재 6개 종목, 13장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남자 3장 여자 10장입니다.
탁구, 다이빙, 기계체조, 권투, 레슬링 마라톤입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탁구에서는 혼성복식에서 출전권을 확보했습니다. 북한은 4월 11일부터 12일까지 체코에서 열린 2024년 국제탁구연맹 혼성복식 세계경기대회에서 리정식, 김금영 선수가 참가했습니다.
2024 파리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이 대회에서 리정식, 김금영 조는 준결승에서 승리해 올림픽 출전권을 확정했습니다. 레슬링에서는 남자 1명 여자 3명 등 4명의 선수가 파리행 출전권을 손에 넣었습니다.
지난 4월 19일에서 21일까지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올림픽 출전권 아시아 쿼터 대회에서 북한의 여자 자유형 53㎏급 최효경 선수, 여자 자유형 62㎏급 문현경 선수, 여자 자유형 68㎏급 박솔금 선수, 그리고 남자 그레코로만형 60㎏급 리세웅 선수가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했습니다.
탁구와 레슬링의 올림픽 본선행 이전까지는 북한 여자 복싱의 간판인 방철미와 원은경, 그리고 다이빙의 김미래와 진미조가 예선 대회를 거쳐 올림픽행을 확정했습니다.
북한을 넘어 세계 기계체조의 정상급 선수인 북한의 안창옥 선수도 북한에서 ‘주마운동’이라고 부르는 도마운동에서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세계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역기, 역도 종목에는 출전할 수 없습니다. 올림픽 예선의 주요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대회에서 연이어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쓸어 담고 있는 북한 역기 선수들에게는 4년을 더 기다려야 올림픽 영웅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에 주요 역도 대회의 불참이 선수들에게는 두고두고 아쉬운 결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북한은 유도, 양궁, 마라톤, 사격 등에서 본선 진출을 위한 점수 쌓기에 나설 전망입니다.
유도에서는 73kg급 김철광 선수가 출전권을 거의 확보한 상태입니다.김철광 선수는 한국 선수와의 대결 후 ‘비매너’ 논란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김 선수는 지난해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유도 종목에서 16강전 한국의 강헌철 선수를 빗당겨치기로 한판승을 올렸습니다. 패한 한국 선수가 경기 후 악수를 청했지만 김 선수는 이를 무시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서 스포츠 정신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습니다.
파리 올림픽은 2024년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열립니다. 올림픽 출전의 참가 마감일은 7월 8일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