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을 앞두고, 북한이 또다시 극심한 식량난에 처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남한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권태진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남측의 식량지원이 북한 식량상황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과 식량농업기구 등은 지난해 북한의 곡물생산량을 약 420-430만 톤이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홍수 등 자연재해에도 불구하고, 식량생산량은 크게 줄어들 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북한의 자체 식량생산량은, 북한에 필요한 최소 식량분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선임연구위원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중국으로부터의 상업적인 수입이나, 국제사회, 특히 남한의 지원에 의존해서 부족분을 메워 왔다고 말했습니다.
권태진: 북한에서 연간 필요한 식량, 세계보건기구가 추정하는 최소 영양기준으로 520만 톤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이는 식용뿐만 아니라, 일부 종자용, 가옥용, 사료용을 다 포함한 것입니다. 세계식량계획 등이 추정한 북한식량생산량과 최소 필요량을 비교해 보면, 약 90-100만 톤이 부족하다고 되 있습니다. 북한이 별도로 상업적으로 수입하는 양이 좀 있습니다. 그것이 30-40만 톤 정도라고 봐 지는데요. 이를 포함하더라도, 한 50-60만톤 부족하다는 계산이죠. 나머지 50만톤 정도는 전혀 대책이 없는 것이죠. 통상 한국의 식량지원이 40-50만 톤이었으니까, 북한이 최소 소요량을 맞춰 왔습니다.
권 연구위원은 북한이 지난 2005년 말, 국제사회의 인도주의 지원을 거부하면서, 남한의 식량지원이 북한의 식량상황에 결정적인 변수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핵 실험 등으로 남한 정부의 지원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북한의 식량재고는, 4-5월이면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특히, 취약계층의 경우, 3월경이면, 식량부족으로 인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우려했습니다.
권태진: 지난해 한국정부가 북한에 지원한 것이 10만 톤 밖에 되지 않습니다. 통상 지원해야 하는 것보다 40만톤 정도가 덜 간 상태, 즉 재고가 이미 바닥을 맞은 상태에서 가을 수확을 맞았을 겁니다. 올해 4-5월 쯤 되면 식량이 바닥이 날 것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본래부터 식량이 부족한 계층인데요, 이들의 경우, 3월부터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봅니다.
남한 정부의 대북 쌀 지원의 걸림돌이 되는 것은 비단 정치상황 뿐이 아닙니다. 그동안 대북지원을 충당해 왔던 남한의 쌀 재고량이 넉넉지 않아, 북한에 쌀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수입을 해 와야 합니다. 현재 국제시장에서의 쌀 가격이 많이 올라 가공, 수송비까지 포함해 쌀 1톤 당 가격이 400달러가 넘습니다. 무리해서 쌀 지원을 감행할 경우, 남한 내 물가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권태진 연구위원은, 약간 무리가 되긴 하겠지만, 남한 쌀 20만 톤, 수입 쌀 20만 톤 해서, 총 40만 톤은 북한에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단 쌀을 지원한 뒤, 상황을 봐 가며, 쌀 보다 저렴한 옥수수를 추가로 지원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권 연구위원은 덧붙였습니다.
권태진 연구위원은 또한, 식량 지원뿐만 아니라, 비료지원도 북한의 곡물 확보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료지원은 특히, 봄철 파종기 이전에 이뤄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비료 생산과 수송에 드는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늦어도 3월 중순까지는 남.북한 간 비료지원에 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이진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