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밤풍경이 아름다운 ‘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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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성시대 김태희입니다.

긴긴 장마가 끝나고 이제는 폭염이 부글부글 대지를 끓여대고 있습니다. 7년을 땅속에 있다가 나와서 일주일 살다가 간다는 매미 소리가 바깥에서 한창입니다. 지난 폭우 때에는 방충망에 꼼짝 못하고 붙어서 울지도 못하고 동정심을 자아내더지 이제는 새벽마다 매미소리에 시끄러워 잠을 설치게 됩니다.

날씨예보는 여기저기서 소나기가 쏟아진다고 알려줍니다. 지난 폭우로 피해를 본 곳들은 물이 휩쓸어간 데를 복구한다고들 바쁩니다. 일년 중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계절 그리고 어른들에게는 야윈 주머니가 더 홀쭉해지지만 그럼에도 어떤 법칙처럼 꼭 즐겨야 하는 휴가의 계절입니다.

저희도 회사를 다니는 아들의 휴가 날짜에 맞추어 볼것, 놀것, 먹을 것이 많은 곳을 찾아서 예약했습니다. 집에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여수라는 곳을 선택을 했는데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관광지입니다. 2012년 여수 엑스포 세계박람회가 개최된 곳이라 많은 볼거리 놀거리를 유치해 놓은 곳이고 또 밤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남해안과 서해안을 끼고 있는 전라남도에 위치한 여수는 가족끼리, 연인끼리 그리고 단체별로 관광하기 좋을 만큼 잘되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 곳을 선택한 이유는 앞으로 제가 운영하는 단체에서 관광을 조직해야 하는데 이곳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팬션, 북한말로는 여관이라고 불러야 하겠죠? 그곳을 예약하면서 이번에는 키우는 강아지도 함께 데려가기로 했습니다. 요즘은 애견과 함께할 수 있는 팬션도 여러곳이 있어서 예약할 때 미리 이야기를 하면 강아지를 데리고 갈 수 있는 방으로 예약을 잡아 주는군요.

집에서 출발한 첫날은 짐부터 풀고 선상 불꽃놀이를 하면서 여수의 밤바다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4인 가족이 한화로는 15만원정도, 달러로 117달러정도에 이런 호화로운 뱃놀이를 즐길 수가 있다니 그야말로 이렇게 해도 될까 싶을 정도의 호화스러운 생활을 다 누리는 듯 싶습니다.

북한에서 살았다면 천문학적인 금액이었겠지만 지금 한국에 살면서 이 가격에 이런 호화스러운 볼꺼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또 하나의 감사함이 넘치게 합니다. 아들이 버는 평균 수입의 5% 금액으로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매력이 아닐 수까 합니다.

이번에 즐기기로 했던 계획 중에 해상 케이블카는 예약을 했던 것을 취소 했습니다. 산뿌리를 옮길 정도로 내린 집중호루로 인해 케이블카를 타다가 혹여 생각지 못한 일을 당할까 싶어 미리 예방차원으로 취소를 했네요.

케이블카는 북한에서 말하는 삭도라는 것인데요. 북한에서 삭도는 개마고원처럼 높은 곳을 올라갈 때 이동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높은 산으로 이런 삭도바가지를 끌어올리면서 사방을 유리창으로 만들어서 산천경개를 즐길 수가 있게 만들었습니다. 좀 더 발전해서 바닥도 크리스탈이라고 하는, 유리로 만들어서 공중에서 까마득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도록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되게 합니다.

부둣가 야시장에는 살아있는 조개며 물고기 산낙지 등을 놓고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입맛에 맞는 햄버거와 쏘세지 등 서양식 음식들도 가득하지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어른들이 좋아하는 맥주도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콜라와 아이스크림 모두가 빼놓을 수 없는 환상적인 것들입니다.

처음 북한에서 한여름에 얼음을 봤을 때 놀랐던 기억이 저에게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제는 북한에서도 냉장고, 냉동고가 있어서 얼음도 생산되고 아이스크림도 있겠지요.

다음 날에 저희가 선택을 한곳은 이순신 공원입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적은 병력과 배 12척으로 31척의 왜놈들의 배를 침몰 시키면서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하고 군사들의 사기를 잃지 않게 한 우국충신으로 우리나라 역사에 길이 알려져 있습니다.

남해와 서해 바다는 이순신 장군의 역사적 대전들이 있었던 곳이라 이렇게 바닷기슭의 공원마다 그의 역사를 후세에 길이 알리기 위한 기념탑과 동상이 세워져 있지요. 우리는 바다와 수국이 피어있는 풍경이 아름다운 곳에서 사진도 찍고 또 가까운 곳에 맛있는 음식점도 들렀습니다.

고기를 안먹는 저와 해산물을 즐기지 않는 아들과의 여행은 늘 어렵지만 해군이 되고나서부터 맛들인 좋은 해산물만 찾는 아들의 기호를 찾아 한치 물회집을 찾았습니다. 뜨거운 날씨에 시원한 한치 물회는 더위를 싹 날려주는 기분입니다.

마지막 시간까지 알차게 보내고 가족이 함께 하는 추억을 만들어가면서 우리는 2박3일의 휴가를 잘 마쳤습니다. 이렇게 한국에서의 생활을 적다보면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말이 문뜩 떠오릅니다. 그와 함께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다"는 말도 생각이 납니다.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것도 삶에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최상의 행복이 아닐까 생각하며 뜨거운 여름, 모든 분들께서 건강에 유념하시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태희였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