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봉사

김태희-탈북자 xallsl@rfa.org
202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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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봉사 KT가 서울 용산구·용산구치매안심센터와 함께 '인공지능(AI) 교육장'과 'ICT 케어 솔루션'을 활용한 비대면 치매 돌봄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성시대 김태희입니다.

오늘은 자유총연맹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에 참가하고 왔습니다. 독거어르신에게 겨울을 맞이해서 따뜻한 담요와 쌀이며 부식물들을 가져다 드리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봉사단체 회원들을 보면서 참 따뜻한 마음을 느꼈는데요. 그런 봉사단체가 한국에는 참 많답니다. 겨울이 되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나시라고 사랑의 연탄도 날라주시고, 이맘때 즈음이면 김치를 해서는 가져다 드리는 봉사단체들도 있죠.

오전에는 돌봄 근로자 서비스센터에 다녀왔는데 이렇게 어르신들과 장애우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심리정서와 건강을 돌보는 센터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봉사와 돌봄 그 자체가 아름답지만 내면에서 받는 심리적인 문제 또한 하나의 사회적 문제이기에 돌봄 근로자 센터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심리치료와 물리치료 그리고 춤과 노래 꽃꽂이와 공예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응어리들을 해소시키고 있답니다.

한국은 사회복지사들이 어려운 가정이나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를 하지만 또 병원이나 가정집에서 거동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가진 분들이 직접 찾아가서 방문서비스를 하는 경우도 있지요. 정부지원과 개인부담을 병행해서 받는 이 서비스는 국가의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실습까지 마친 사람들이 자격증을 취득하고 전문요양보호 서비스를 진행하는데 교육 중에는 누워서 식사를 하는 분에게 어떻게 식사를 대접할 것이며 누워있는 환자를 돌보면서 기저귀를 갈아주는 방법 또 욕창이 생기지 않게 돌봐 드리는 방법과 심지어 집안 정리정돈과 다리미질까지 배워준답니다. 이렇게 배우고 실습을 통해서 자격증까지 취득하면 장애등급판정을 받거나 병원에서 간병을 원하는 분들에게 가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 온 하루를 돌봄 센터와 독거어르신 집을 방문하면서 북한에서 사회보장 대상이었던 아버지의 생각이 났습니다. 교사로 종사하시면서 학생들과 함께 화목을 장만하러 산에 다니시다가 그리고 운동회 때 경기를 하시다가 허리가 상하신 아버지는 척추압박골절이라는 진단을 받고 지팡이를 짚고 출근을 하셨지요. 그러다가 학교를 그만둔 아버지는 사회보장대상자가 되어서 국가배급 400그램에 의존하여 생활을 하셔야만 했습니다.

연금제도가 없는 북한에서 성 쌓다 남은 돌이 되셔서 이 딸이 농장에 진출하자 세대주가 된 딸을 따라서 농장 분배를 받고 살아야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대수술로 제가 아버지를 간호하느라 농장 출근 날짜를 맞추지 못하자 분배 량이 차감되었고 세대주의 차감수량에 따라 가족의 배급도 함께 차감이 되어 저의 가족은 늘 제대로 된 수량의 배급을 받을 수가 없었지요. 거기에 정신분열증으로 동생의 짐이 되어버린 오빠까지 농장분배를 함께 받아야 했으니 20대 초반의 저에게 가정생활은 그야말로 서발막대기 휘둘러도 거칠 것 없는 삶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정도의 어려운 가정 형편이 되면 한국은 우선 기초생활보호대상자로 선정이 되어 지자체에서 쌀을 주고 또 최저생활비를 국가가 지정해서 보장해주고 의료지원도 해줍니다.

북한에서 저의 가정 같은 경우는 일찍이 엄마가 돌아가셨기에 한부모 가족이 되어 국가의 보호를 받았을 것이고 또 교직원으로 활동하셨던 아버지의 경우 퇴직금도 받으셨을 것이고 연로보장인 국민연금으로 노년을 보내셨겠죠.

대수술을 3번을 하셨지만 장 천공을 위 천공으로 오진하여 대수술을 하였으니 그에 해당하는 보호와 보장이 있었지 않았을까 는 생각도 해봅니다. 북한에 대한 고마움보다는 서러움과 아쉬움, 풀리지 않은 숙제가 많은 그 제도에서도 우리에게는 늘 썩고 병든 자본주의 사회 남조선이라고 배워주어서 솔직히 한국사회에서 살아갈 두려움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몸 담그고 살아가는 한국사회는 메마르고 모진 사람보다는 베풀고 살아가는 사람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답니다.

가진 자가 더 베푸는 사회, 가진 자가 더 따뜻하게 나누는 사회-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현해나가는 사회가 시장의 경제, 자본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또 참다운 인간사회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공포심만 가득했던 사회라고 알고 있던 한국이 그렇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노력이 깃들어 있습니다. 저는 북한도 따뜻한 사람들이 많이 있지 않을 가 생각이 됩니다. 다만 먹을 것이 메마른 곳에서 내 가정과 내 자식을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하루 벌어서 한 끼를 에울 수 밖에 없는 제도적인 메마름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한국은 특별한 전문 기술이 없이 일당으로 건설현장에 나가도 하루 7만원~10만원 그리고 식당에서 주방 설거지나 접대를 해도 시간당 8천원 이상을 벌 수가 있답니다. 그렇게 하루 동안 일한 돈으로 쌀을 산다면 한 달 먹을 쌀을 살 수가 있지요.

그래서 북한태생인 우리에게는 대한민국에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하루 벌어서 일을 해도 한 달을 먹고 살 수가 있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의 적은 것을 바쳐서 봉사를 하는 즐거움을 찾는 것입니다. 내 자신, 내 가족만을 생각하던 우리가 이제는 다른 이들을 위해서 봉사하고 시간을 쓴다는 것은 북한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탈북민 우리는 시간과 열정 그리고 따뜻한 마음을 바쳐가면서 오늘도 봉사의 현장에서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수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나누는 것이 봉사이고, 즐거움인 줄을 미처 몰랐지만 지금은 그 나눔으로 인하여 우리 사회가 한층 더 빛나고 아름다워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태희였습니다.

진행 김태희,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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