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인권과 평화, 지속가능한 발전

권은경-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18.09.21

9 21일은 유엔에서 매년 기념하고 있는 ‘세계 평화의 날’입니다. 전 세계 모든 나라 주민들의 삶 속에서 평화의 이상이 실현되기를 기원하며 유엔 총회에서 지정한 날입니다.

공교롭게도 ‘세계 평화의 날’을 이틀 앞두고 남북한 두 지도자들이 평양의 조선노동당 청사에서 올해 세번째로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평양 공동선언문’에 서명함으로써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요한 몇 가지 사안들을 약속했습니다. 먼저, 남북한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위해 전쟁위험을 제거하고 적대관계 해소의 길로 나아가기로 약속했습니다. 둘째로 올해 안에 동, 서해선 철도와 도로의 남북한 간 연결공사를 착공하고 금강산 등 관광특구를 조성해 남북 교류 협력을 증대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세번째로 이미 고령이 된 이산가족들이 수시로 만날 수 있도록 상설면회소를 개소하는 등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넷째, 문화 예술 체육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협력을 통해 남북 화해와 단합 분위기를 조성하자며 2032년 하계올림픽을 공동 개최하자고 약속했습니다. 다섯 번째로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북측이 미사일과 핵 개발 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올해 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기로 전격적으로 약속을 했습니다.

여섯 가지 평양공동선언의 내용이 문구 그대로 실현 된다면 한반도 평화가 도래한 거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러나 선언문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것처럼 약속들을 실행해 나가는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겁니다. 평화실현을 위한 이상적인 방안들은 당장 현실적으로 구체화하기 힘든 것들도 있습니다. 남한의 경우는 정책 실행에 앞서 국민적 지지와 합의가 중요한데요. 이를 위해 다양한 사안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와 지지, 협조를 도출해 낼 노력의 과정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핵화입니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수준의 비핵화를 완성해야 유엔 안보리의 경제 제재도 풀리고 약속했던 경제협력 개발도 가능하니까, 신속한 비핵화 검증 절차를 밟는 것이 모든 과정의 열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절차상의 어려움과 실질적 갈등도 보입니다만 두 정상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이 같은 역사적인 약속을 했다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가 더 의미 있게 다뤄야 할 사안은 바로 인권문제입니다. 약속한 내용들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도 북한의 인권문제만은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인권 개선하라는 조항을 정상간의 공동선언에 넣는 것은 실질적으로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두 정상이 평화를 다짐한 것 자체로도 인권개선을 밑바탕에 깔아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우리는 인권개선을 위해 행동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세계 평화의 날’을 유엔이 지정하게 된 것도 인권의 가치를 기초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유엔 안토니오 구테레스 사무총장은 “평화의 이름으로 모든 사람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시키도록 우리 모두 행동에 나섭시다”라며 세계시민들에게 인권 옹호를 촉구했습니다.

유엔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자 인권보호를 위한 핵심 지침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인권선언’ 전문의 첫 문장에서도 평화와 인권의 연관성을 잘 설명했습니다. “인류 모든 성원들의 평등하고 박탈할 수 없는 인권과 인간 존엄성을 인정하는 것이야 말로 전 세계의 자유와 정의, 평화의 토대다”라고 명시했습니다. 유엔의 전 세계 지도자들은 국가와 그 성원들이 경제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발전하는 것과 국가 모든 성원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전제되지 않으면 평화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평화로운 사회는 정의와 평등이 모든 사람들에게 차려지는 그런 곳이며 평화는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또 그런 환경은 평화를 촉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며 유엔은 ‘세계 평화의 날'의 의미와 가치를 이 같이 홍보했습니다. 평화, 인권과 정의, 경제적 발전이 한 몸이라는 뜻입니다.

남북 두 정상이 서명한 평양공동선언에서는 비핵화와 남북화합과 경제발전만 명시했지만 사실상 그 속에는 인간 존엄성을 존중하고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인다는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이 녹아 있는 것으로 인식해야겠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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