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미얀마 청년들이 부르는 정의의 노래

권은경-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19-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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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지역의 대형 언론매체인 알자지라에 며칠 전에 소개된 미얀마의 대중가수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청취자 여러분은 마얀마 하면 무엇을 떠올리시나요?

나이든 세대들은 ’양군폭파사건’으로 북한에 외교 단절을 선언한 나라 또는 축구를 잘하는 나라 정도로 알고 있겠지요. 북한에서는 국제소식을 차단하고 있어서 다른 나라 사정을 잘 모르겠지만 최근 몇 년간 미얀마는 북한과 함께 인권문제 때문에 국제사회가 크게 걱정하는 나라입니다. 로동신문에 주로 나오는 미얀마 소식은 김정일 동지를 회고하고 추모했다거나 공화국창건을 축하했다는 내용이 전부입니다. 미얀마 주민들의 소식이라기보다 주로 미얀마에 주재하는 북한대사관과 당국자들이 만들어낸 행사에 대한 소식이 전부인데요. 제가 오늘 전할 소식은 로동신문이 알려주지 않는 미얀마 사람들의 생생한 현실 이야기입니다.

31살 나이의 ‘쵸쵸’라는 미얀마 청년은 ‘레블 라이오트(Rebel Riot)’라는 대중음악 그루빠를 이끄는 사람입니다. 레블 라이오트는 ‘반항아 모임’ 정도로 해석되는 영어 표현입니다. 4명으로 구성된 음악그루빠 청년들이 즐기는 음악은 ‘펑크록’ 입니다. ‘펑크록’은 전자기타와 드럼으로 빠른 박자와 자유로운 선율을 연주하고 사회 현실적인 문제들을 적나라하게 노래가사에 담는 대중음악의 한 종류입니다. 고함이나 비명을 지르는 듯한 창법으로 노래하기 때문에 노래하는 사람의 마음 속 깊이 품은 반항 정신을 쏟아내는 듯 들리기도 합니다. 1960년대와 70년대,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생겨나서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남한사회에서도 군부 독재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던 1980년대를 거치면서 서양문화의 유행과 함께 전파돼 청년층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반항아 모임’ 레블 라이오트는 미얀마의 예전 수도이자 경제 수도라고 할 수 있는 양곤에서 활동합니다. 이들이 노래하는 내용은 미얀마의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것입니다. 최근 노래엔 미얀마 당국과 함께 큰 권력을 누리고 있는 승려 집단의 정치화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레블 라이오트을 이끄는 ‘쵸쵸’는 미얀마 소수민족인 로힝야 무슬림에 대한 폭력과 혐오를 조장하는 불교 승려들에 대한 투쟁을 음악으로 전개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종교인은 종교 활동만 하라 정치화된 종교는 파시즘이다’라고 덧붙입니다.

쵸쵸가 사회적, 정치적 주제를 갖고 음악을 만들고 노래하게 된 계기는 바로 2007년에 있었던 ‘샤프론 혁명’ 이었습니다. ‘샤프론 혁명’은 당시 미얀마 군부독재에 반대해서 학생, 시민, 정치 활동가들 그리고 승려들이 대거 참여한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이었습니다. 양곤에서 5만여 명의 시민들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외치며 군인들에 맞서 싸웠습니다.

쵸쵸는 당시를 회상하며 “군인들이 시민을 향해 총을 발사했고 내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말합니다. 샤프론 혁명 이후 ‘권력도 없고 무기도 없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를 고민했답니다. 결론은 음악이었습니다. 쵸쵸는 “세계의 보편적 언어, 음악으로 정의, 평등, 인권에 대해 소리치기로 했다”고 말합니다.

레블 라이오트는 기득권과 정치권에 반항만하는 것이 아닙니다. 도시의 꽃제비들을 돌보는 활동도 하고 또 도시 빈민층 아이들의 교육을 돕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즉 정치권력과 기성세대들이 챙기지 못하는 소외된 사람들을 보살피는 일들을 하는 겁니다.

쵸쵸는 거리에서 파는 영국 펑크록 음악인들의 DVD 알판을 사면서 처음, 펑크록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음악을 통해 불의에 저항하는 정신을 배웠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지난해 ‘레블 라이오트’는 체코공화국, 독일, 스위스 등 유럽 여러 나라를 순방하며 공연을 펼치면서 미얀마의 정치사회 문제 그리고 세계 정의와 인권에 대해서 노래했습니다. 서양문화에서 배운 가치를 이제는 서양의 청중들에게 노래해주는 미얀마 청년들의 활동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군부독재를 지나 온 미얀마는 아직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세계와 함께 호흡하며 다양한 문화를 즐기며 사회 정의의 가치를 노래할 수 있는 수준이 돼 가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청년들도 다른 나라 청년들처럼 사회 부조리에 반대하는 젊은이의 패기로 정의와 권리, 인권, 자유를 노래 할 날이 북한에도 곧 오겠지요. 그 공연장에서 꼭 함께 그 노래, 따라 불러보고 싶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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