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정보유통의 자유가 주는 잇점

권은경-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2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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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치폰은 인터넷이 연결돼 있는 컴퓨터와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일도 하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즐기며 수백 페이지 짜리 책도 읽을 수 있습니다. 영상을 촬영하고 사진을 찍고 편집하는 일도 가능합니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타치폰이 못하는 일이 없습니다.

부당한 일을 당하는 경우 영상으로 찍어 놓으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5월 하순에 미국에서 조지 플로이드라는 흑인 남성을 경찰이 체포하면서 살해한 사건이 있었지요. 위조지폐를 사용했다는 혐의로 플로이드를 체포했는데 수갑을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플로이드를 바닥에 넘어뜨린 채 무릅으로 이 사람의 목덜미를 눌러서 질식시켰습니다. 주위에서 일반시민들이 이 장면을 타치폰으로 찍어서 억울하게 목숨을 잃어간 플로이드의 모습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이후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전역을 넘어 전 세계에서 부당한 죽음을 당한 플로이드를 애도하며 흑인차별에 분노했습니다. 미국 내에서만 어림잡아 2천만 명 이상 시민들이 참여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는 제목의 시위가 2달 이상 진행되고 있습니다. 억울한 죽음 앞에서 사람들이 타치폰으로 기록했기에 세계적인 인종차별 반대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타치폰이 부당한 일을 폭로하는 일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타인을 위해 선행을 베푸는 장면들도 영상으로 기록해서 칭찬하는 일들도 많이 있습니다. 며칠 전 남한의 울산시에서 노인이 실신하고 길에서 쓰러졌는데요. 마침 그 옆을 지나던 사람이 심폐소생술을 해서 이 노인을 살렸습니다. 타치폰이 있고 인터넷을 물과 공기처럼 사용할 수 있으니 문제가 되는 일들에서는 함께 목소리를 높여서 비판하고 칭찬할 일에서도 다 함께 격려하며 칭찬할 수 있습니다.

며칠 전 남한의 한 언론사가 북한에서 온 짧은 영상 하나를 선보였는데요. 예닐곱 명의 아동들이 흙땅을 파고 모래를 채취하는 모습의 영상입니다. 혜산의 소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이 냇가에서 학교건물 보수에 쓸 모래를 채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18세 미만의 아동들은 국제법에서 강제노동에 동원되지 않도록 보호 받는 대상입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국내법과 국제법에 상관 없이 학교가 주체가 되어 아동들을 강제노동에 동원합니다. 2017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북한 아동 권리에 대한 점검 회의에서 북한의 교육계 간부가 나와서 북한아동들은 강제노동에 동원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노출된 영상은 당시 북한 간부들이 한 말이 거짓임을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또 있습니다. 지난 10일 신의주의 강안역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북한의 텔레비젼이나 노동신문은 국내 사건사고를 보도하지 않기 때문에 거의 모든 주민들은 이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을 겁니다. 신의주에서 시꺼먼 연기가 치솟는 것을 압록강 건너 중국 단동시에서 확인했는데요. 이 장면도 단동시 사람들이 타치폰으로 찍었기에 남한사람들도 알게 됐습니다. 북한은 정보유통이 안 되기 때문에 피해자가 발생했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만, 신의주에서 들려온 소식은 기차 빵통 10개 정도에 중국에서 들어온 콩기름과 식품들이 있었는데 모두 타버렸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손실입니다.

손전화와 타치폰의 유용성은 장마당에서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지역마다 특산물이 다르기 때문에 과거에는 물품들의 가격차이도 심했지요. 그래서 지역간 가격차를 이용해 싸게 구입한 물품을 다른 지역에서 비싸게 파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손전화로 가격을 알아 볼 수 있게 되고 사진을 찍어서 품질까지 점검할 수 있게 되니 소비자들은 좋은 물건을 더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게 바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원리인데요. 손전화가 있어서 필요한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를 접근할 수 있게 되니 공정하게 이익을 나눌 수 있게 된 현상입니다.

인터넷 연결은 안 되지만 그래도 북한주민들은 손전화로 정보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정보가 특정세력에 독점되지 않고 모든 주민들에게 유통 될 수 있다면 사회 여러 면에서 투명성이 확보되어 공정하고 차별이 적은 사회로 진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권력을 가진 자만 정보를 독점한다면 이 권력자가 어떤 거짓말을 해도 사람들이 모르기 때문에 이건 큰 문제이지요. 하지만 누구나 다 정보를 공유해서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알 수 있다면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 낼 수 있고 사람들은 모두가 조금씩 더 현명해 질 수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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