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북한 당국이 결심하면 성폭력은 해결할 수 있다

권은경-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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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한 곳에 있으면 언제인지도 모르게 남자의 손이나 몸이 내 가슴이나 등 같은데 닿아 있습니다. 그래도 보복이 무서워서 모른 척하고 지나갔지요. 그런 일은 너무 흔하니까 아무도 그걸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폭행하는 남자들은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우리 여자들도 마찬가집니다. 화가 나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인간이니까 느끼죠. 어떨 때는 이유없이 갑자기 밤에 눈물이 날 때도 있어요.”

“이유없이 밤에 눈물이 나요 - 북한의 성폭력 실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나오는 증언 중 한 부분입니다. 인권감시단이라는 의미의 국제적인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가 발표한 보고서입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1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북한주민들의 일상생활에 만연해 있는 인권유린에 대해서 폭로했습니다.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 문제인데요. 여성에 대한 성희롱이나 성추행, 성적 공격 등의 인권유린 문제는 북한 여성들의 삶에서는 너무나 광범위하게 그리고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문제라서 국제사회가 심각하다고 인식하면서도 다루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휴먼라이츠워치가 60명 이상의 탈북민들을 만나 조사해서 이 보고서를 발행했습니다.

여기서 다룬 성폭력 문제는 남성이 장마당이나 기차 등 공공장소에서 자행하는 일상적인 성폭력부터 교화소나 구류장 같은 구금시설에서 일어나는 문제들까지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사회 곳곳에서 성폭력이 일어나는 원인은 성폭력 범죄의 가해자가 권력을 가진 당간부나 법관련 인사들, 구금시설의 감시원, 보안원이나 보위원들이기 때문입니다. 보고서에 나와 있는 한 여성의 말은 이렇습니다. “내 목숨이 그 사람 손에 달려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다 해주고 묻는 말에 다 대답해 주었습니다. 북한에서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불법이 될 수 있는데, 즉 모든 것이 나를 조사하는 사람의 생각이나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보고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 나온 탈북민 북한인권활동가인 이소연 씨는 제일 가슴 아픈 것은 상황이 이렇다보니 성폭행이나 성추행 심지어는 강간을 당하고도 피해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여성들은 장마당 장사를 하면서 생계를 꾸려 나가기 위해 성폭력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해석 됩니다. 그래서 피해자들은 자신이 당한 일을 신소를 하거나 고발을 할 경우 피해자 자신이 각종 피해를 보기 때문에 그냥 덮고 산다는 말입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대표는 이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북한처럼 성폭행이 체제의 일부가 된 곳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북한에 관련 법이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북한은 이미 1946년에 남녀평등권에 관한 법령을 채택해 여성에게 평등권을 확대하고 복지수당, 재산공유권 등에서 남녀 평등을 실행할 것을 정했습니다. 또 1972년 개정된 사회주의헌법의 77조는 여성의 평등과 사회참여를 위한 법적 기반을 강화했고요. 여기는 산전산후 휴가 보장, 아이 양육을 위한 노동시간 단축 등을 명시했습니다. 또 형법에는 폭력이나 협박 또는 도망칠 수 없는 상황을 이용하여 여성을 강간한 자는 교화소 최대 5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가해자나 피해자나 성적 학대나 성폭력 등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나 지식이 없다는 것입니다. 체계적인 교육도 없으며 관련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여성들은 자신을 성폭력이나 학대, 착취 또는 강간의 피해자로서 적극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휴먼라이츠워치는 보고서에 적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모르는 여성의 몸을 건드거나 음란한 말을 하는 것은 성희롱이며 심각한 경우는 성추행으로 이 모든 행위는 범죄라는 사실을 남녀 모든 주민들이 인식해야합니다.

또 앞서도 언급했듯이 권력을 가진 남성들이 성폭력의 가해자라는 사실입니다. 여성들은 권력자들의 요구를 거부하면 돈과 생계수단을 잃을 수도 있고 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상황을 잘 알기 때문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케네스 로스 대표는 북한이 경제 개선을 우선과제로 생각한다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성폭력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왜냐면 국제적인 기업들이 이런 식으로 너무나 당연하게 성폭력이 일어나는 사회에서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예상 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결심만 하면 금방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죠. 권력을 행사하는 당국자들에게 성폭력 가해자를 현재 존재하는 법대로 처벌하겠다고 공포하고 그렇게 실행하기만 하면 비교적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라는 설명입니다. 사회적으로 만연한 성폭력문제 해결 없이는 국제사회와 교류협력이 가능하지 않을 겁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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