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미래사회 진보의 동력

권은경-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20.04.10

전 세계가 신형코로나비루스에 강타 당하고 있습니다. 지구적인 시련이 좋게든 나쁘게든 사람들의 생활양식에 영향을 주며 우리 삶에 새로운 문화풍토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남한은 지난 두어 주 어간에 비루스 확진자 수가 50명 안으로 줄어 들며 비루스 감염 통제 시기로 접어드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정부 방역당국은 외국에서 돌아온 사람들로 인한 감염이 확산되지 않을까 조심하며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지난 9일에는 한 달 이상 미루던 중,고등학교 개학을 드디어 단행했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여전히 텅 비었습니다. 온라인상 개학을 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을 이용해서 교사가 원격으로 수업을 하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식입니다. 학생들은 각자 집에서 교사의 수업을 듣고 학생들끼리 진행하는 토론 시간도 구성됐다고 보도합니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남한은 세대별 인터넷 접속률이 99.7%이므로 온라인 개학으로 원격 수업이 충분히 가능한 여건입니다. 하지만 컴퓨터나 기타 관련 기기를 온전히 갖추지 못한 학생들이 전국에 22만 3천 여 명 정도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은 교육부가 지원해서 기기부족 문제도 해결했다고 합니다. 개학 하루가 지난 뒤 나온 보도는 경상남도에서는 99% 이상, 전라남도 지역에서는 98.9% 학생들이 접속해서 수업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학교수업을 각자 가정에서 진행한다니 신기합니다.

남한에서는 타치폰으로 코로나비루스 감염증 확산을 막고 있습니다. 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이 의심되는 모든 사람들을 전수조사해서 감염여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타치폰의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진자가 어디로 이동했는지 알려줍니다. 확진자가 방문했던 지역에 내가 가까이 있을 경우는 문자를 보내서 각별히 조심하라고 경고합니다. 그렇다고 확진자가 누구인지는 절대 알 수가 없습니다. 개별정보는 철저히 보호하면서 이동한 동선만 상세히 공개합니다. 이게 가능한 것은 남한 인구의 95%가 타치폰을 사용하고 전국 어디에서도 인터넷 통신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한에서는 이처럼 확진자의 이동을 명확히 공개하면서 사회활동을 전적으로 차단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강도 높게 실시하는 미국이나 세계 여러 국가들에서는 좀 다른 생활양식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부 텔레비젼 뉴스와 대담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방송국에서 만나지 않고도 각자 집에서 인터넷 화상전화를 활용해서 대담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또 음악 공연도 가수나 연주자들이 각자 집에서 연주하고 노래하는 공연도 할 계획이랍니다. 이 공연은 코로나 대유행병 사태로 수고가 많은 의료계 종사자들을 위로하고 일반주민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함이라네요. 또 결혼식도 인터넷 실시간 중계로 진행했다는 뉴스 보도도 있었습니다. 가족과 친지들이 결혼식장이 아니라 각자 집에서 신랑신부의 결혼식 화면을 보면서 신랑신부를 축하해 줬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대면하지 않아도 인터넷이라는 사회적 기반시설이 잘 깔려있기 때문에 생활에서 결정적인 고충은 없습니다. 시장이나 상점에 가지 않고도 타치폰으로 두부나 남새까지 주문해서 집으로 배달해주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달라진 생활양식이 장기적으로 고착될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이미 세계의 사회 문화 경제가 과거 코로나비루스가 등장하기 전과는 많이 달라져 버렸습니다. 이에 따라서 정치적 사회적 인류 문명적 체제의 변화를 논하는 미래학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인류는 전체주의적 검열 혹은 시민적 권리 사이의 선택 그리고 국가주의적 고립과 국제적 연대 간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면서 인류의 정치 사회의 이념적 또는 철학적 행방이 어떻게 펼쳐질지 고심합니다. 동시에 이번 기회가 인공지능을 토대로 한 4차 산업혁명을 더 촉진시킬 것이라고 예고하는 전문가들도 많이 있습니다.

세계는 이렇게 위기 극복을 새로운 문명으로 확장하기 위한 산고를 겪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터넷을 통한 투명한 정보공유와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성숙한 연대의식과 사회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유연함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이 곧 미래사회를 진보로 이끌어 갈 동력이 될 것 같습니다. 북한도 김정일 김정은 어록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진보의 길로 향하는 이 동력들을 활용해 보면 좋겠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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