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청진, 평성 장마당의 해산물 가격을 알 권리

권은경-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23.09.29
[권은경] 청진, 평성 장마당의 해산물 가격을 알 권리 사진은 나선경제무역구 내 수산물 가공공장의 모습.
/연합

권은경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권은경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9 28일은 유엔이 지정한보편적 정보 접근을 위한 국제 기념일입니다. 유엔의 기본적 인권 규정인세계인권선언은 정보에 접근할 권리도 가장 필수적인 권리로 다룹니다. “정보를 찾고, 전달 받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주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있어서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정보를 취하고 전달하는 행위는 인류와 함께 존재하는 가장 원초적인 활동 중 하나입니다. 인간의 발전과 진보, 변화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지적 활동을 가능하게 만든 핵심적 요소이지요. 이것이 유엔의 기구들이 정보접근권을 가장 보편적 권리 중 하나로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정보접근권은 거창하게정보산업 혁명을 위한 김책공대의 중추적인 역할에 대한 것만이 아닙니다. 청진 장마당의 해산물 가격과 평성의 해산물 가격을 검색해서 서로 비교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정보접근권입니다.

 

또 지난 여름 중국에서 개봉한소실적타'라는 범죄 수사 영화가 최고로 인기를 끌었다는데 북한 청소년들이 인터넷에서 이 영화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면 정보접근권을 누리는 것이고 이번 주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소설책이 미국인 소설가 스티븐 킹이 쓴홀리'라는 공포 소설이라는데 북한 십대들도 인터넷에서 이 소설책을 볼 수 있는 것이 정보접근권입니다.

 

유엔은 정보에 접근해서 활용하고 전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데 있어서 인터넷이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는데요.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를 포털사이트 즉 문형웹사이트라고 부르지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포털사이트가구글인데요. 공교롭게도 올해 9 27일이 구글이 탄생한지 25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1990년대 중반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던 학생 두 명이 개발을 시작했는데, 이것이 세계의 지평을 바꾼 구글입니다. 초기에는 검색의 기능만 했지만, 지금은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만능 도구가 되었습니다. 영상자료 기지 즉 영상 데이터베이스는 물론이고, 오락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고, 도서와 학술 서적을 볼 수도 있습니다. 가본 적 없는 시골의 골목골목까지 안내하는 구글 지도, 글을 쓰고 문서를 편집하는 기능과 인터넷 우편 등 지식이 모자라서 다 활용하지 못할 정도로 기능이 넘쳐납니다.

 

하루 동안 세계적으로 구글 검색을 이용하는 횟수가 85억 번이고, 일 초에 9 9천 건이 동시에 구글에서 검색된 답니다. 지구 인구가 80억에 조금 못 미치는 걸 감안하면 거의 대부분의 인구가 구글로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특이하게도 요즘은 구글 검색의 60% 이상이 손전화로 접속한답니다. 제가 알려드리는 이 정보도 당연히 구글에서 찾았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이렇게나 빈번히, 쉽게 사용하는 도구를 북한 청년들만 접근할 수 없는데요.

 

얼마 전 저는 2019년 경까지 북한에서 중학교나 대학교에서 공부하던 탈북민 청년들을 수 십 명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중 인터넷을 접속해 봤다는 청년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물론 노트북은 다수가 사용했지만, 광명망을 연결해서 공부를 하거나 글을 쓴 적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컴퓨터나 노트형 컴퓨터 즉 노트북을 가지고 있었던 학생들도 이걸로 공부한 게 아니고 오락을 주로 했고 친구들과 사진, 영상을 찍어서 편집하고 놀았다는 증언들만 있었습니다. 인터라넷 광명망이라도 큰 돈들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면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은 책도 보며 지식을 쌓을 수 있을텐데요. 북한은 학교 도서관도 거의 운영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북한사회 전반적으로 독서를 권장하고 지식과 정보를 쌓는 것에 크게 관심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지식과 과학이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의 바탕에 자리하고 있어야, 그 사회가 합리적이고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이유 때문인지, 최근 북한 당국도 과학적 사고를 강조하는데요.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보편적인 인문학적 지식과 과학 지식에 쉽게 접근 할 수 없습니다. 구역별로 책방이 있지만 주로 혁명역사 관련 서적들로만 가득하니 청소년들이 지적 활동이라는 것을 할 수 있을까요

 

흥미롭게도, 북한도서관법전자출판물 수집조항은다른 나라의 출판물은 인터네트를 통하여 수집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해당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습니다. 한국이나 다른 보통 나라에서는 개인이 외국 출판물을 인터넷으로 구입해서 집으로 배달 받거나, ‘구글 도서에서 그냥 읽는 것은 일상생활입니다.

 

정보의 바다에서 성장한 세계 청년들과, 북한처럼 광명망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환경에서 자란 청소년들의 지적 수준과 사고력의 차이가 얼마나 클 지 걱정스럽습니다.

 

**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이현주,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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