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부정부패가 적은 자본주의 나라

권은경-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21.11.19
Share on WhatsApp
Share on WhatsApp

11월 초에 2021년 세계부패지수 보고서가 언론에 소개됐습니다. 전 지구적으로 자행되는 부정부패와 간부 등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상황에 대한 평가와 분석을 담은 보고서인데요.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위기실태(GRP)’라는 단체가 전 세계 196개 국가를 조사해서 부패지수를 발표했습니다. 국가가 부정부패 근절을 위해 유엔의 관련 국제 규정에 가입해서 국제적 수준으로 투명하게 돈의 흐름과 경제를 관리하는지, 시민들의 의견과 목소리가 국가 운영에 잘 반영되는지, 정부의 기능이 효율적인지 등에 따라 평가해서 나라별 순위를 매겼다고 합니다.

196개 국가의 부패 상태를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가 높은 나라가 부정부패 상태가 심각한 건데요. 상식적인 예상대로 가장 낮은 부패 점수로 1위에 오른 핀란드는 5.23점을 받았습니다. 그 다음이 노르웨이로 7.08점입니다. 독일이 16.82점으로 14위이고, 일본이 그 다음 순위로 17.32점, 한국은 23.67점으로 28위에 올랐고 미국이 35위로 한국보다 부정부패가 조금 더 심각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에 비해 부패 점수가 두 배 정도 더 높은 쿠바는 111위, 중국 부패 점수는 50.77점으로 118위, 그리고 벨라루스는 55.77점으로 부패 순위 137위에 올랐습니다. 북한은 86.44점을 받았고요. 순위는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세계의 최하위 196위입니다.

얼마 전 노동신문은 김정일의 말을 인용해서 “도덕적 부패성은 착취 계급사회의 불치의 병이며 돈에 의하여 모든 것이 지배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극도에 이르게 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부정부패의 심각성을 한눈에 보여준 부패 지수는 오히려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부정부패가 덜하고, 중국과 북한 같은 사회주의 집단주의의 가치를 더 크게 앞세우는 국가들은 부패 순위 100위권 밖으로 부정부패 정도가 더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노동신문 기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인간관계가 신뢰와 믿음으로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극도의 인간 증오 사상과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고 도덕적 부패성은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 또한 국제사회의 권위있는 통계자료를 보면 사실이 아니란 걸 쉽게 알 수 있는데요.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그리고 유엔의 통계에서 국가별 1인당 국내총생산 순위에서 상위 50위 안에 있는 나라들은 대체적으로 부정부패 지수에서 상위 순위로 부패가 없는 나라들입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인데요. 1인당 국내총생산 순위에서 하위권에 있는 나라들이 오히려 부정부패 문제가 심각해서 부패지수에서 하위 순위의 나라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 18위로 국민 한 사람이 1년에 평균적으로 5만 4천 달러 이상을 버는 부자나라 핀란드는 부패가 가장 없는 나라 1위고요. 경제력 21위의 독일 국민은 연평균 5만 2천 달러 정도 버는데요. 부정부패 순위 14위입니다. 반면 쿠바는 1인당 국내총생산 92위로, 국민 한 사람 일년에 평균 9천 2백 달러보다 좀 더 버는데요. 부정부패는 111위로 부패가 심각한 국가에 들어갑니다. 벨라루스는 국내총생산에서 111위로, 국민 일인당 연평균 6천 5백 달러 정도를 벌지요. 역시 부패가 심각한 나라로 부패 순위는 137위입니다. 이렇게 보듯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도덕적 부패성이 극도에 달한다는 노동신문 기사는 사실과는 정반대입니다.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믿고 안정적인 사회는 사업하기 좋은 사회이기 때문인데요. 은행과 사업자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어야 돈거래나 투자가 쉽게 이뤄질 수 있지요. 사업자들 사이의 거래를 위해서도 계약한 조건을 상대방이 충실히 지킬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거래가 성사되고 협업이 이뤄집니다. 사업가와 국가 사이도 마찬가지인데요. 국가 정책이 일관성 있게 사업을 뒷받침해준다는 믿음이 있어야 사업가가 마음 놓고 투자 할 수 있습니다. 사업과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제각각이 다른 모든 사람들을 믿는 조건에서 사업이 활기를 띤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법과 규칙과 규정을 사회 구성원들이 잘 지켜서 사회가 안정적인 상태에서, 돈의 흐름과 행정처리 과정들도 투명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게 잘 맞물려 돌아가야지 안정적으로 경제력이 커지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사회적 믿음과 안정에 기초해서 약자를 위한 복지제도에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으니, 잘 사는 나라들에서 오히려 약한 사람을 더 잘 보살피고 사회적 도덕성도 대체적으로 더 높습니다.

따라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빛내며 더 많은 사회 성원들이 사람답게 살아 갈 수 있는’ 국가, 그리고 부정부패가 적은 국가는 오히려 북한의 노동신문 주장과는 정반대로, 자유시장 경제의 원리를 따르는 자본주의 국가들이라는 것을 세계부패지수 보고서가 잘 보여줬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권은경, 에디터:오중석, 웹팀:김상일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

COMMENTS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