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부임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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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일 해리 빈클리 해리스(Harry Binkley Harris, Jr.)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부임함으로써 마크 리퍼트 전 대사의 이임 후 18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대사의 자리가 채워지게 되었습니다. 여러 측면에서 해리스 대사의 부임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선은 해리스 대사가 얼마전 미 해군대장에서 전역한 군인으로서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한 인사 중에서 가장 높은 계급을 가졌던 군 출신 외교관이라는 점도 특별하지만, 미국에서 성공한 아시아계 미국인이라는 점도 특별합니다. 해리스 대사의 아버지는 미 해군 항해사로 6.25 전쟁에 참전했고 이후 일본 요코스카에서 주일미군으로 근무하면서 일본인 아내와의 사이에서 1956년 해리스 대사를 낳았습니다. 이렇듯 일본계 미국인으로 성장한 해리스 대사는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면서 해군 조종사 과정을 이수했고, 미국 하버드대, 영국 옥스퍼드대, 미 조지타운대 등에서 행정학, 국제정치학, 안보학 등으로 여러 개의 석사학위를 받은 만능 군인이며 미 해군 사상 최초로 제독으로 진급한 아시아계 미국인이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미 해군 P-3 오리온 정찰기 조종사, 해군 참모차장 등을 거쳐 2006년에는 지중해를 관할하는 미 제6함대 사령관에 발탁되었고, 이후 미 합참의장 보좌관,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 등을 거친 후 2015년부터는 최근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명칭을 바꾼 태평양사령부(PACOM)의 제24대 사령관에 취임하는 등 승승장구를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해리스 대사의 부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그가 철저한 안보관을 가지고 중국 문제와 북핵 문제에 확고하게 대처해온 맹장이었다는 사실입니다. 현역 시절 해리스 제독은 1991년 제1차 걸프전쟁,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작전, 2003년 제2차 걸프전쟁 등 해외전쟁에 두루 참전했으며, 일본, 바레인, 이탈리아 등 해외 근무 경력도 다양합니다. 해리스 사령관은 태평양사령관 재임 중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전략인 재균형 전략(Rebalancing Strategy)에 적극 호응하여 중국의 팽창주의와 북한의 도발에 대해 확고하게 대응한 지휘관으로 정평이 난 인물입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만들어 요새화하고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H-6K 폭격기를 동원하여 군사훈련을 계속하는 등 남중국해를 중국의 내해로 만들기 위한 기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2015년 해리스는 사령관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모래 만리장성(Great Walls of Sand)을 쌓고 있다"고 비난했고,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하기 위해 중국이 자국령이라고 주장하는 섬들의 12해리 이내 수역에 군함을 보내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해리스 제독은 이 작전을 총지휘한 사령관이었으며, 태평양사령관에서 물러나면서도 "미국과 동맹국들의 집중적인 개입과 참여가 없다면 중국은 아시아에서 헤게모니의 꿈을 실현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향후 중국 문제가 아시아의 큰 위협으로 다가올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해리스 사령관은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도발 이후 미국이 전략자산들을 한반도에 전개시키는 일을 지휘했으며,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실시한 다음달인 2017 10월 핵추진 항공모함 세 척을 동시에 동해의 한반도 작전구역으로 진입시키는 작전을 감행하여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9 3일 제6차 핵실험을 실시하고 '수소탄 실험 성공'을 선언했는데, 세계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군사행동을 유발할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평가했고, 미 해군은 해리스 사령관의 지휘아래 로널드 레이건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 니미츠함 등 10만톤 급의 대형 항모 세 척을 한반도로의 출격이 가능한 해역에 집결시킴으로써 대북 군사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습니다. 해리스 사령관은 지난 3월 미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위험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북한과 충돌이 일어난다면 전면전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남북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 미북 핵협상 등을 목전에 둔 시기에 4성 제독 출신의 거물급 안보통을 한국에 투입하는 의미는 매우 분명해 보입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북한이 이런 저런 기만술로 핵협상을 좌초시키는 경우 단호한 대응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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