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대한민국 해군의 유도탄고속함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1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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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한민국 해군은 세계 8-9위의 해군입니다. 전투수상함의 총 배수량 또는 전투함들의 종류와 숫자를 감안한 전투력을 기준으로 할 때 그렇다는 뜻입니다. 70여년 전 한 척의 함정도 없이 창설된 한국 해군이 오늘날 대형수송함, 이지스함, 구축함, 잠수함 등 200여 척의 함정을 거느리는 군대로 발전하여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면서도 국제평화유지활동과 해군 외교도 벌이고 있으니 격세지감을 느낄 만도 합니다. 하지만, 해상 군사력은 대형 함정들만으로 발휘되는 것은 아니며, 소형 함정들의 역할 또한 해군의 발전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국 해군이 최초로 270톤 백구급 미사일 고속정을 운용한 것은 1975년으로서 이후 총 아홉 척이 운용되었습니다. 이 고속정은 미 해군이 사용하던 애쉬빌(Asheville)급 함정을 도입하여 개량한 것으로서 가스터빈 엔진을 장착하고 40노트의 속도를 낼 수 있었으며 함포와 대함미사일로 무장했었습니다. 백구급 고속정은 1980년 남해도 근처에 침투한 북한 간첩선을 격침하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함정의 노후화와 신기술 발달로 인해 1990년대 초반 퇴역하면서 참수리급 고속정으로 대체됩니다..

1978년부터 코리아 타코마와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되기 시작한 참수리급은 백구급보다 작은 배수량 170톤에 전장 37m의 작은 함정이지만, 북한의 해상도발과 간첩침투에 대응하는 선봉장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참수리 급의 무장은 초기형, 중기형, 후기형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기관포, 단장포, 기관총, 발칸포, 대잠 폭뢰, 등 다양한 무기들을 탑재했고, 북한의 해상도발 대응, 불법어로 감시, 밀입국 감시, 간첩선 감시, 인원이송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왔습니다. 오늘날 한국사람들은 참수리급 고속정을 얘기할 때면 의례히 제2연평해전과 대청해전을 떠올립니다. 2 연평해전이란 2002 629일 북한의 경비정들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여 한국 해군의 참수리 고속정들에게 선제사격을 가한 사건인데, 이 도발로 참수리 357정이 침몰되어 정장 윤영하 소령 등 6명이 전사했으며 북한의 경비정 684정이 파손되어 예인 도주했습니다. 대청해전은 2009 11 10일 북한 경비정이 대청도 동쪽 북방한계선을 침범하여 발생한 교전으로 북한 경비정이 반파되어 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이 때는 한국 해군이 선제사격 금지라는 교전수칙을 폐기한 이후였습니다.

2 연평해전이 끼친 영향은 그 정도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 도발을 계기로 한국 해군은 차세대 고속정 개발에 착수하게 되는데 일명 '윤영하급'으로 불리는 검독수리-A급 유도탄고속함(PKX-A, PKG)과 검독수리-B급 고속정(PKX-B, PKMR)의 탄생이 그 결실이었습니다. '검독수리'란 한국 해군 최초로 국내에서 개발된 새로운 전투체계로 '함정의 두뇌'로 불립니다. 검독수리 전투체계는 탐지체계와 무장체계를 연결한 것으로서 레이더와 위성을 통해 적 표적을 자동적으로 탐지, 분석하여 언제 어떤 무기로 타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를 알려주는 데이터링크(data link) 체계입니다. 윤영하급은 만재배수량 570톤에 전장 63m로 크기와 성능 면에서 참수리 급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한국 해군 사상 최초로 스크류를 돌리지 않고 물을 분사하는 방식의 워터제트(water jet) 엔진을 적용했으며 커진 덩치에도 불구하고 40 노트의 고속기동을 자랑합니다. 탑재장비로는 76mm 함포, 40mm 함포, 대함 미사일, 대잠 폭뢰, 100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는 3차원 대공레이더, 사격통제 레이더, 적의 유도탄 공격을 기만하는 기만체계, 전자전 장비 등이 있으며, 적 레이다 피탐면적을 감소시키는 부분적인 스텔스 기능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윤영하급에 탑재된 해성 미사일(SSM-700K)은 사거리 180㎞의 한국형 대함 미사일로 해면을 스칠듯 날아가는 시스키밍(Sea-skimming) 정밀유도탄으로 높은 명중율을 자랑하여 해상도발에 나서는 북한 함정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입니다. 참수리 급에 비해 크기와 성능에서 크게 향상된 윤영하급에 대해 한국해군은 더 이상 ''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유도탄고속함'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윤영하 급은 2007년에 1번함이 진수되어 현재 20여 척이 운용되고 있습니다. 참수리급의 후속으로 개발된 또 하나의 고속정인 검독수리-B는 북한의 공기부양정들을 정밀타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윤영하급보다 작은 210톤 급에 전장 44m이지만 역시 유도탄을 장착한 신형 고속정으로서 검독수리 전투체계, 워트제트 엔진, 76mm 함포, 원격사격통제체계 등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원격사격통제체계란 근접전투용인 12.7mm K-6 중기관총을 함정 레이더와 연동해 표적을 자동 추적할 수 있게 한 체계입니다.

이렇듯 백구급 고속정에서 참수리급을 거쳐 검독수리-A급 유도탄고속함과 검독수리-B급 신형 고속정으로 이어지는 한국 해군의 고속정은 북한의 해상도발 역사와 궤를 같이 하면서 발전과 개선을 거듭해왔으며, 특히 2002년 제2 연평해전은 한국 해군의 고속정 개발에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북한의 도발과 위협이 단절되지 않는 한 대한민국 해군의 대응은 계속될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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