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이산가족 상봉과 국군포로 문제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18-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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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렸습니다. 20일에서 23일까지와 24일에서 26일까지로 두 번에 걸쳐 진행된 이번 상봉을 통해 남측 방문단 89명이 북한에 있는 가족과 친척들을 만났고 이어서 북측 방문단 83명이 남한에 있는 혈육들을 만났습니다. 이번에도 상봉장은 통곡의 바다였습니다. 가족을 만나보고 싶은 일념 하나로 90세가 넘도록 살아오다가 꿈에 그리던 남편과 아내 그리고 자식들을 만난 어떤 노인은 북받치는 서러움에 가슴이 막혀 울음소리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이번 21차 상봉은 제20차 상봉 이후 2 10개월 만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물론,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금년 초 김정은 위원장의 유화 제스처와 대화제안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후 남북대화가 활성화되면서 6 22일에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21차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함으로써 가능해진 것입니다.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을 보면서 여전히 미결로 남아 있는 과제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째, 반세기가 넘도록 가족의 생사조차 모르고 지냈던 사람들이 가족을 만나도록 해주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지극히 인도주의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상봉을 상례화하고 상봉 이후에도 상호 연락을 취하면서 여생을 보내도록 하자는 한국의 요구를 거부하고 필요할 때 협상카드로 사용하는 잔혹함을 보여 왔습니다. 그러면서도 상호간 고향방문을 불허하고 금강산에서만 만나도록 했습니다. 북한 방문단이 남한에 갔다가 돌아오기를 거부하거나 돌아와서 남한의 발전상을 선전하는 것이 두려웠던 것입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통일부 이산가족 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자료에 따르면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3 3천여 명이었으나 현재 생존한 분은 5 7천여 명밖에 남지 않았으며, 모두가 고령입니다. 70세 이상이 85%이며, 매년 3천여 명이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가족을 만나고 고향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며,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산가족 상봉은 정치군사적 문제나 핵 문제와 무관하게 상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지켜 보노라면 미 송환 국군포로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53 7 27일 정전협정으로 3 1개월 2일 동안 계속된 동족상잔의 비극이 끝나면서, 유엔군 측과 북한은 1953 8 5일부터 9 6일 사이에 귀국을 희망하는 포로들을 교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한국과 유엔군 측은 북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한 반공포로 2 7천 명을 제외한 모든 북한군 포로들을 돌려보냈지만, 북한이 송환한 국군 포로는 13,469명뿐이었습니다. 한국 국방부 통계와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발표에 의하면 8 2천여 명의 한국군이 한국전쟁 동안 실종되었고, 이중에 미확인된 전사자를 빼더라도 최소 5만 명에서 최대 7만 명이 북한에 포로로 잡힌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쟁 중에 북한 스스로도 5만 명 이상의 국군포로를 잡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바꾸어 말해, 북한은 적어도 4만 명 이상의 국군포로들을 송환하지 않았으며, 이들 대부분이 북한에서 출신성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탄광 등에서 일하면서 일생을 보내야 했습니다. 아버지와 오빠를 돌려달라는 남한 가족들의 피맺힌 절규가 지난 65년 동안 이어졌지만, 북한은 전쟁 후 지금까지 "우리 공화국에는 단 한 명의 국군포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만 되풀이 해왔습니다. 지금도 북한에 생존하고 있는 국군포로들은 500여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한국에는 1999년에 제정되고 2007년과 2013년에 개정된 '국군포로 송환 및 대우 등에 관한 법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이 법에 의거하여 귀환한 국군포로 및 그 가족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데, 억류지 출신 포로 가족들도 지원대상으로 합니다. , 국군포로가 북한에서 결혼하여 가족들이 있을 경우 그리고 그들이 함께 한국으로 귀환하는 경우 포로 본인과 가족 모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으로 돌아온 국군포로는 지금까지 80여 명뿐이며, 이중에서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는 분은 30명 정도입니다. 한국정부가 귀환 국군포로들을 지원하고 싶어도 북한이 풀어주지 않으면 못하는 일입니다. 북한이 진정 남북 상생을 원한다면 이제라도 북한에 생존한 국군포로 현황을 솔직하게 알리고 남북대화를 통해 그분들의 자유의사를 확인하는 문제와 송환하는 문제를 논의해야 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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