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한국 공군의 공중급유기 시그너스 날개를 펴다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1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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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공군의 시그너스가 날개를 펼쳤습니다. 시그너스(Cygnus)란 지구로부터 149광년 떨어져 있는 ‘백조자리’라는 별자리로서 거대한 백조를 상징하는데, 한국 공군이 지난 1월 30일 전력화한 최초의 공중급유기 KC-330의 애칭이기도 합니다. ‘나르는 주유소’로 불리는 공중급유기를 확보함으로써 한국 공군은 20년 숙원과제 하나를 해결하게 된 것이며, 이와 함께 공중급유기를 운행할 제261 공중급유비행대대와 정비를 담당할 제261정비중대가 창설됨으로써 이제 시그너스가 활짝 날개를 펼 준비가 완료된 것입니다.

그동안 공군은 공중급유기가 있으면 주력 전투기인 F-15K와 KF-16이 더 오랫동안 체공할 수 있어 대북 작전능력은 물론 이어도, 독도 등 도서 및 해양 방위에도 크게 도움이 되고 해외 훈련이나 인도적 지원을 위해 장거리를 비행해야 하는 경우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며 공중급유기 도입을 요청해왔습니다. 결국, 공중급유기 사업은 2015년부터 예산을 배정받기 시작하여 2019년 1월 12일 선명한 태극 마크와 함께 ‘대한민국 공군’이라는 표시를 단 공중급유기 1호기가 마침내 김해 공항에 착륙했습니다. 에어버스 D&S사가 제작한 A330 MRTT 공중급유기였습니다. 공군은 2020년까지 3대를 더 도입할 예정입니다.

영화 ‘덩케르크(Dunkirk)’에서 주인공 조종사는 정찰 비행 중에 적기와 마주치자 지상의 아군을 보호하기 위해 끝까지 치열한 공중전을 벌여 적기들을 모두 격추시키지만 기지로 귀환할 연료를 소진해버려 결국 적지 해변에 불시착하여 모진 고난을 겪게 됩니다. 한국 공군의 조종사들은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전력화된 KC-330 시그너스 공중급유기는 전장 59미터에 날개폭 60미터의 거대한 동체를 가진 비행기로서 최대 속도 마하 0.86, 최대 순항고도 12.6 km, 최대 항속거리 15,000km를 자랑합니다. 도합 24만 파운드(111톤)의 연료를 싣고 네 시간 동안 작전할 수 있으며, 10여대의 F-15K 전투기와 20여 대의 KF-16 전투기에게 공중급유를 할 수 있습니다. 금년부터 전력화되기 시작한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 F-35도 공중급유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이어도 상공에서 20분 동안만 작전할 수 있었던 F-15K는 80분 동안 작전할 수 있게 되며, 독도 상공에서의 작전시간도 30분에서 90분으로 크게 늘어납니다. KF-16의 경우에도 이어도에서는 5분에서 65분으로 그리고 독도에서는 10분에서 70분으로 작전시간을 늘릴 수 있게 됩니다. 우리의 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한 외국 군용기에 대응하는 능력도 크게 향상될 것입니다. 유사시 이들 전투기들이 평양과 원산 이북 지역에서 작전이 가능해져 북한의 전쟁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커짐도 당연합니다.

공중급유기의 진가는 이미 많은 사례에서 증명되었습니다. 베트남전쟁에서 미군 전투기들은 중무장 상태로 태국에서 이륙하여 공중급유를 받고 북베트남 폭격 임무를 수행했고, 작전 중에 연료를 소진한 전투기들도 공중급유를 통해 무사히 기지로 귀환할 수 있었습니다. 1981년 6월 7일 이스라엘 공군은 이라크가 건설 중인 오시라크(Osiraq) 원자로가 자국에게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공습으로 파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스라엘 공군은 8대의 F-16전투기와 6대의 F-15 전투기로 편대군을 편성하고 공중급유를 받아 이라크까지 날아가 목표물을 파괴하고 귀환하는데 성공합니다. 걸프전 때 미군의 B-52 전략폭격기가 30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을 통해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도 공중급유기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그랬습니다.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미 전투기들은 이륙 후 목표물 근처에서 체공하다가 정확한 표적 위치를 확보한 후 작전을 수행했는데, 이 때도 공중급유는 필수적이었습니다.

공중급유 비행을 시작한 한국 공군의 자부심은 대단합니다. 시그너스의 비행을 위해 그동안 공군은 제작사인 에어버스(Airbus)사가 있는 스페인에 조종사와 급유통제사를 보내 훈련을 시켰고, 정비훈련도 마쳤습니다. KC-330공중급유기는 한국의 아시아나항공이 운행하고 있는 A-330 민항기를 개조한 기종이어서 조종사들은 아시아나항공에서 비행 시뮬레이션 훈련을 받기도 했습니다. 공군은 내년까지 추가로 들어올 3대의 공중급유기들을 차질없이 운용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하늘을 나는 거대한 백조 시그너스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도 든든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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