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미국의 지상기반 요격미사일(GBI) 실험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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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 25일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동시 요격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즉 적대국들이 미국을 향해 동시에 ICBM을 발사한 상황을 설정하고 이들을 요격하는 실험을 실시한 것입니다. 이 실험을 위해 미 서부해안으로부터 6,400km 떨어진 태평양의 마샬 제도 군 실험기지에서 모의 ICBM이 발사되었고, 캘리포니아 중부에 있는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상기반 요격미사일(GBI) 2기가 발사되어 정확하게 이들을 요격한 것입니다.

미사일 방어는 기본적으로 탐지, 교란, 파괴 등의 순서로 이루어지는데 미국의 미사일 요격 체계는 SM-3, SM-6, GBI, 사드, 패이트리어트 등의 요격미사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M-3 SM-6는 이지스 함정에 배치되어 미국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해상에서 요격하는 미사일이고 GBI는 이번에 실험한 것으로 유효 요격고도가 2,000km로서 미국에 접근하는 미사일을 지상에서 요격하며, 이후에는 요격고도 500km 인 사드와 요격고도 20km인 패트리어트가 요격합니다. 이렇듯 미국은 고고도, 중고도, 저고도 별로 다층 방어체계를 운용하고 있는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방어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런 배경에서 미국이 지난 1월 ‘2019년도 미사일방어검토서(MDR)’라는 전략서를 발표한 것입니다.

미사일방어검토서의 주된 내용은 중국과 러시아가 개발하고 있는 초음속 순항미사일,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기동식 재진입체(MaRV: Maneuverable Reentry Vehicle) 등 첨단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기존의 미사일방어 체계를 더욱 첨단화 하겠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지난번 미사일방어검토서를 발행한 것이 2010년인데 그때에는 BMDR, 즉 탄도미사일방어검토서라는 명칭을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탄도’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미사일방어검토서’라는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탄도미사일과는 차원이 다른 신기술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인데, 러시아와 중국이 그런 미사일들을 개발하고 있음을 의식한 것입니다.

9년만에 미사일방어검토서를 발행한 또 하나의 배경은 북한, 이란 등 미국이 불량국가로 지목한 나라로부터의 미사일 위협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번에 동시요격 실험을 한 것에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재건 움직임을 보이는 등 이상한 행동에 대한 경고의 의미와 조속히 완전한 비핵화 약속, 즉 빅딜을 약속하라고 요구하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실제로 미국이 미사일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잠깐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2019년도 미사일방어검토서는 두 가지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첫째는 우주와 공중에 센서, 레이저 요격무기 등을 배치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F-35전투기, 무인기 등에서 발사하는 레이저 무기 개발을 이미 재개한 상태입니다. 두 번째로는 미사일방어 전략을 소극방어, 적극방어, 선제공격 등 세 가지로 구분하고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작전을 더욱 중시하겠다는 것입니다. 소극방어란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여 피해를 줄이는 것을 의미하며, 적극방어란 적 미사일을 가급적 조기에, 즉 미 본토에 접근하기 이전인 비행단계에서 요격하는 것입니다. 선제공격이란 적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이전에 파괴 및 무력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 적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있을 경우에 발사대를 공격 파괴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위해 미국은 한 시간 이내에 지구상 어떠한 표적도 타격할 수 있는 지구적 재래식 신속타격능력(CPGS)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의 이런 움직임을 보면서 평양정권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신보다 600배 이상의 경제력을 가진 최강국으로서 각종 최첨단 무기들을 운용하고 개발하는 미국과 죽기 살기식의 군비경쟁을 하겠다는 것인지, 그리고 그렇게 해서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가 궁금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미국과 한국을 위시한 국제사회는 대화와 설득을 통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당국자들과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해왔고, 그 과정에서 북한의 외교적 위상이 높아졌고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할 경우 얻을 수 있는 반대급부도 엄청나게 커진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은 북한당국이 이런 외교적 성공을 경제적 결실로 바꾸기 위해 노력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것이 “물과 공기만 먹고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라”고 인민들을 다그치면서 미국과 핵 군비경쟁을 고집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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